70여년만에 맞는 변화의 바람, 괭이부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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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만에 맞는 변화의 바람, 괭이부리말
  • 양영호
  • 승인 2012.12.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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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전 방식의 재개발, 인천시 '선도사업'으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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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으로 김중미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잘 알려진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대표적 빈민가로 ‘아카사키촌’이라고도 불린 이곳에 집촌 70여년만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현지보전 방식으로 현지인을 내몰지 않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선도 사업’으로 지목해 추진하기 때문이다.
인천시 동구도 이에앞서 주민과 공무원,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추진협의체’를 구성(2011.5)하고 아카사끼촌의 전면 철거 재개발 방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주거지 재생 등 주요 정책수립에 대한 의견과 함께 문화, 복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책을 제안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만석동 9번지 일대 1만246㎡의 괭이부리마을에는 현재 405세대 767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때 범죄, 화재 등으로 골치 아픈 마을이던 이곳을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현지 보존방식으로 재개발하기로 하고 지난 7월 도시경관위원회를 열어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주택을 개량하고 마을 일부 부지에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는 혼합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외지인이 아닌 기존에 살던 주민들이 다시 공동 정착해 사는 개량형 방식을 택한 개발이었다. 전체 면적 가운데 15%는 전면 철거 후 단지형 연립주택을 건립하고, 나머지 85%는 현재 마을의 상태를 유지한 채 개량형 방식으로 내년 6월 중 준공한다. 44채의 빈집에는 북카페가 들어서고 마을 공동 빨래방, 공동창고 등 주민 편의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인천시와 동구는 단지형 연립주택 98가구(영구임대주택 70가구, 국민임대주택 28가구)에 대해 지난 9월26일 현지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2013년 9월이 완공 목표다.
주민들을 위한 시설도 하나 둘 생기며 괭이부리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천시와 두산인프라코어와 괭이부리마을 주민의 소득원개발을 위한 주민공동이용시설인 ‘김치제조 시설’을 설립하기로 12월20일 발표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오랜 마을의 문화와 애환을 안고있는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의 소득원을 개발해 주민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김치 공장은 만석동 9-125번지 일원에 연면적 330㎡ 2층 규모의 공동이용시설을 신축해 두산인프라코어가 기부하고 주민이 지분을 투자해 협동조합 형태의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키로했다.
괭이부리마을에는 1932년 동양방적(현 동일방직)을 시작으로 1937년 광산용 기계생산업체 조선기계제작소(현 두산인프라코어)가 설립되면서 노동자 숙소가 들어서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5월3일에는 아카사키촌 내 쪽방촌에 위치한 6개 재래식 공동화장실 중 노후된 1곳을 철거하고 현대식 화장실을 건립해 ‘행복이 있는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문열었다.
9월18일에는 만석동 일대에서 자활공동작업장을 운영해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키움터’ 기공식을 열었다. 내년 2월이 완공될 예정이다. 희망키움터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소득원과 편익공간을 제공하고 만석동 아카사키촌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설치하는 자활공동작업장이다. 동구는 2011년 5월, 행정안전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아카사키촌 공동작업장 건립안을 제안,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추진해왔다.
하지만 괭이부리마을의 자활공동작업장은 새 건물을 확보하고도 사업비가 없어 운영이 중단될 처지에 놓이는 등 문제도 적지 않다.
괭이부리말 희망일터에서는 마을 노인 20여 명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볼펜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쪽방상담소가 운영 중인 공동작업장은 내년도 운영비 4천500만원을 확보하지 못해 폐쇄될 위기에 놓여 있다.
2008년 6월 설립된 공동작업장은 작년까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사업으로 선정돼 매년 4천500만원 가량의 운영비를 지원받았다. 운영비는 자재 운반담당 직원의 인건비, 노인 급식비, 사무실 임대료 등에 쓰였다.
그러나 인천시가 재정난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내년부터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구도 재정상의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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