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송도 이전 갈등 ‘장기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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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송도 이전 갈등 ‘장기화 되나’
  • 양영호 기자
  • 승인 2013.01.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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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 인하대 송도캠퍼스 부지 '이중계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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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대 학생들이 인하대정문에서 송도 캠퍼스 이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하대가 2014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하던 인하대 송도캠퍼스 건립 부지를 놓고 인하대와 학교재단인 인하학원, 그리고 인천시, 경제청이 서로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심각한 갈등에 빠지면서 인하대 송도캠퍼스 건립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07년 송도캠퍼스 건립부지로 송도 5ㆍ7공구 내 부지 22만4천㎡를 제공하는 양해각서(MOU)를 학교재단인 인하학원과 체결했다. 재단은 3.3㎡ 당 158만원씩에 매입키로 하고 지난 2010년 계약금 400여억원을 인천경제청에 지불했다.
 
인하대의 계획은 오는 2014년 개교 60년을 맞아 올해 설계발주 후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개교 개교 60주년에 맞춰 2014년 부분개교 방침을 추진중이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이 인하대 송도캠퍼스 건립 예정 부지를 현재 공유수면 매립 중인 송도11공구로 이전해 줄 것을 지난해 4월에 재단 측에 제안하면서 학교와 재단이 대립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인하대 송도캠퍼스 건립 예정 부지 주변에 제조시설 등이 들어서기 때문에 오는 2015년 매립이 끝나는 송도11공구로 이전을 제안한 것이다.
이에 인하재단은 11공구에 9만9천㎡를 추가 공급해주고 송도에 있는 인하대 산학협력관 3만3천㎡의 용적률을 100%에서 200%로 늘리며, 층수도 21층으로 조정해 줄 것 등을 이전조건으로 인천경제청에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책에 대해 인하대 총동문회를 비롯해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인천경실련이 참여하는 송도 캠퍼스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인천경제청이 특정 외국기업과의 비정상적인 협상과 양해각서를 파기하고, 송도캠퍼스를 당초 계획대로 5ㆍ7공구에 추진토록 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사업을 추진하던 인천시도 난감한 입장이 놓이게 됐다. 인천경제청이 세계 2위 반도체 조립ㆍ테스트 업체인 미국 엠코테크놀로지사를 송도에 유치하기 위해 인하학원으로부터 토지매각 계약금까지 받아놓고 지난 5월 엠코테크놀로지와 10억달러의 투자 관련 MOU를 체결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MOU 상 송도지구 내 특정 부지를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동일 부지를 2곳에 매각하는 사실상 ‘이중 양해각서’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며 화살이 인천시로 향하게 됐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해 11월 28일 송영길 인천시장은 박춘배 인한대 총장을 만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박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송시장은 인하대가 11-1공구로 이전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인하대측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며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제공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하대와 인하재단의 갈등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인하재단은 인하대 구성원이 납득할 만한 인센티브가 있다면 인천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송도 캠퍼스 이전 비대위는 캠퍼스 건립은 원안되어야 한다는 주장만 고수하고 있다.
 
비대위는 인천시에 송도 캠퍼스 건립 원안 추진은 촉구하며 지난달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인천시는 특정외국기업과의 비정상적인 협상과 양해각서를 즉각 파기하고 송도캠퍼스를 원안(5-7공구)대로 이행할 것 ▲인하대 학교본부는 인천시와의 부지변경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5-7공구에서의 2014년 개교를 위한 건립 추진을 전면 재개해 정상화할 것 ▲학교법인 인하학원은 송도캠퍼스 조성과 관련해 분명한 재원조달 규모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 ▲인천시, 학교본부, 인하학원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인천시가 미국 엠코를 유치했다는 이유로 인하대 송도캠퍼스를 송도 11공구에 지으라고 제안했다”면서 “이는 앞으로 대학의 100년을 기약하는 송도캠퍼스 건립에 걸림돌로, 학내외는 분노를 감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송도 11공구는 아직 매립되지도 않은 곳이라 언제 건물을 지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학교 본부는 학내 구성원과 동창회, 지역사회와의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고 시와 일방적으로 밀실협상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교흥 정무부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학이 발전해야 지역이 발전한다. 인하대의 발전이 곧 인천의 발전과 다름없다”면서 “비대위의 입장을 시장님께 잘 전달하겠다.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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