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둘러본 팔미도, 등대 110년을 맞다
상태바
4월에 둘러본 팔미도, 등대 110년을 맞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4.11 0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안부두에서 50분... 마중온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IMG_2642.JPG
 
팔미도는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 딸린 섬이다. 무의도와 팔미도가 어우러진 모습이 ‘여덟 팔(八)’자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팔미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가 서 있다. 연안부두 유람선터미널에서 50분 정도(15.7㎞) 바닷길을 달리면 팔미도에 다다른다.

바람이 많이 불어 9일에는 배가 뜨지 않았다. 10일에도 바람은 역시 세찼으나, 낮 12시 40분을 지나면서 배가 출발했다. 바람으로 엔진 과부하가 나서 손을 보고 출발해야 했다. 배에 오르니, 2층은 노래방 시설이 돼있는 데다가 ‘사회자’까지 있어 시끄럽다. 조용한 섬 여행을 계획한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와야 한다. 새우깡을 얻어먹으려는 갈매기가 떼로 따라온다. 연안부두, 월미도, 송도 신도시가 뒷걸음치듯 밀려난다. 길게 뻗은 청량산, 문학산 산줄기 따라 아파트를 비롯한 건물들이 빼곡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으로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 무겁다. 수많은 건물이 세워지기 전, 아주 오래 전에 등대는 어둡고 막막한 길을 환하게 비췄을 것이다.

사월의 바다가 몹시 출렁거린다. 한국 최초로 불을 켠 등대로 가는 길은 참으로 현대적이다.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면서, 또 다른 길을 많이 본다. 한쪽으로 영종대교도 보이고, 다른 쪽으로는 시화방조제가 보인다. 그 다음에는 영흥대교가 보이고 화력발전소에서는 연신 연기를 뿜어낸다.
 
IMG_2646.JPG

팔미도 등대는 서남해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으며, 지정학적으로 해상교통 흐름의 중심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1894년 공무아문이 설치되고, 1902년 5월 소월미도, 북장자서, 백암 등표와 함께 건축에 착수하여 1903년 4월에 준공해 6월 1일 국내 최초로 점등되었다. 팔미도에는 등대 관리인 세 명과, 군인 30여명이 있다고 한다. 면적은 75.670㎡(22.890평), 해발 58m다.

해설사가 달래나 냉이는 캐지 말라고 당부하더니, 섬에는 달래와 냉이, 쑥이 무척 많다. 벌써 냉이는 꽃이 많이 피어 있었고, 민들레와 제비꽃이 지천이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해송이 섬을 빙 둘렀다. 태풍 매미가 왔을 때 노송이 많이 뽑히거나 잘렸다고 한다.
 
IMG_2670.JPG
 
 
IMG_2673.JPG

 
등대로 가는 길에는 ‘천년의 빛’ ‘해맞이, 소원의 나무’ 조형물이 있다. 등대지기들이 쓰던 옛사무실이 단장돼 있다. 이 건물은 1903년 6월 1일 등대가 점등된 이후 건축되었고, 1962년 5월 신축건물로 이전할 때까지 사용되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군인들이 교회로 썼다고 한다. 그 앞에 110년 동안 불을 밝히던 팔미도 등대가 서 있다. 팔미도 등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IMG_2665.JPG

전망대에 오르면 북서쪽으로 무의도 인천공항, 남서쪽으로는 영흥대교 영흥도 자월도, 북동쪽으로는 인천항 인천대교 송도신도시가 보인다. 전시관 안에는 세계의 등대와 우리나라 아름대운 등대 설명이 간단하게 돼있다.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앞에서는 해설사가 설명하고, 뒤에서는 또 한 사람이 따른다. 오전 10배로 ‘체류연장’해서 그 다음 배로 나가지 않는 다음에야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것도 날씨가 나빠지면 나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기상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배 출발할 시간이 다 되어간다는 소리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바쁘다. 모처럼 마음먹고 갔다가 떠밀려 내려오는 기분이 내내 아쉽다.

배가 출발하고, 팔미도가 점점 멀어진다. 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옛 등대. 바람 심한 어두운 밤바다에서 저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한 줄기는 생명의 빛이었을 것이다. 110년 동안 한 자리에서 길 잃은 사람들에게 길을 찾아준 등대가 의젓하다.
 
IMG_2681.JP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