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책방3거리 골목길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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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책방3거리 골목길 사라질 위기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3.11.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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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삼거리와 연결 12m로 넓힐 계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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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12m 도로로 계획된 배다리의 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 골목길

인천시가 지난 9월30일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을 하면서 배다리 '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의 골목길(일방통행로)를 넓혀 2차선으로 만드는 계획이 세워져 배다리 골목길 하나가 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주민공청회를 통해서 배다리지역을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주민의견 청취를 거쳐서, 9월 30일 변경고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고시된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에서 배다리는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존치관리구역은 개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구역에 대해서 행정이 행위제한을 계속할 수 없어서,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킨다는 것이다.

동인천역 주변정비촉진지구는 6군데로 구역을 나눴다. 이번 변경고시에서 6구역은 도시재개발 해제, 1구역 도시개발사업유지,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나머지 2,3,5구역 존치관리구역으로 변경 지정했다. 2구역에 배다리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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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0일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고시' 에서 배다리 관련 도면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존치관리구역으로 배다리 일대를 변경지정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배다리 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의 골목길을 넓혀 2차선 도로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존치관리구역 지정의 취지에 맞지 않는 행정조치로 도로개설계획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시 관계자는 "골목길을 넓혀 도로를 만드는 것은 그 쪽이 차량 통행량이 많다고 판단이 들었고,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의견이 접수돼, 존치관리구역으로 변경 지정하면서 이 도로개설 계획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개설에 선행되는 교통량 수요 조사는 하지 않았다. 

통행량이 많다는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에 대해서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잠시 방문해서 확인해 체감적으로 차량 통행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한 것"이고 "도로 개설을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계획을 세운 것은 일부 주민들이 도로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내년 1월에 교통수요조사를 인천도시공사와 공동으로 수행해서, 도로개설이 필요한 사항인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고, 확정이 되면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상반기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는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배다리에서 '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의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토지와 건물 매입비로 17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았다.

시가 작성한 도로개설 계획도면를 살펴보면 현재 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에 있는 2건 토지와 5개 건물을 2차선 도로 공사를 위해 매입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가 매입해야 할 2건 토지 가운데에는 1건의 토지와 4채 건물이 인천의 현 모구청장 소유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이 경기침체로 더 이상 진행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해 지난 9월 30일 배다리지역을 존치관리구역으로 변경했다. 시는 기반시설을 확중한다는 명목으로 12M(도로와 보도 포함) 크기의 도로를 개설한다는 계획인데, 현재 이 곳은 교통 통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배다리의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이 작은 골목길을 없애고 도로로 확장한다면서 토지만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 건물이 들어선 곳을 시 예산 17억 원을 투입하면서까지 진행하는데 따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가 매입할 땅과 건물이 현 모구청장의 소유라는 사실에서 특혜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스페이스 빔 민운기 대표는 "좁은 골목길을 차량과 사람이 같이 사용하다보니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그 동안 큰 문제 없이 사용해왔다고 보는데, 그렇게 넓혀야만 하는 것일까?"하고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이 넓어지면 속도가 빨라지고, 속도가 빨라지면 차량이 더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사고 위험은 더욱 높아질테고, 더욱 이렇게 '뻥' 뚫리면 배다리마을이 그동안 간직해 온 시.공간적 특성들마저 동시에 와해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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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삼거리와 배다리삼거리 사이 골목길 주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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