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공장 반대 '엄마들 모임' 집행부 '해산'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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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공장 반대 '엄마들 모임' 집행부 '해산' 입장 밝혀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12.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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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민의 자리에서 행정처분 주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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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 집회에서 '인천엄마들'이 주민의 바람을 담은 노란색 풍선 수백 개를 하늘로 날렸다.

서구청에 대한 인천시의 감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그동안 집회를 주도해온 ‘인천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엄마들의 모임’(이하 인천엄마들 모임)의 집행부가 해산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인천엄마들 모임의 집행부는 “인천시의 감사결과를 존중하며 또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히고 ‘인천엄마들의 모임’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떠나 “평범한 주민의 자리”에서 SK인천석유화학과 이에 대한 서구청의 행정처분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천엄마들의 공식 입장문이다.

인천시 감사결과 발표 및 인천엄마들의 모임해체에 대 한 공식 입장문

지난 2013년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되어온 인천시의 감사결과가 12월5일 오늘 오전 발표되었습니다. SK인천석유화학에 대한 유례없는 감사를 가능하게 해 주신 인천시민, 그리고 서구 주민분들의 폭발적인 민원 과 관심 그리고 집회와 1인시위 등 행동으로 보여주신 참여와 용기에 이글을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결과 SK인천석유화학 측의 위법사실이 다수 적발되었음은 물론, 관할관청인 서구청 역시 이러한 위법과 탈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주민을 대신하여 일하고, 주민의 복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할 관할관청인 서구청의 안일과 부실한 행정 처리에 온 서구주민과 인천시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서구청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서구청은 '공장설립 입지제한에 관한 고시'에 의거, 공장증설 부지 인근의 경제자유구역과 신현주공 재건축, 가정택지개발지구 등, 인구밀집 주거시설이 이미 계획 또는 분양중에 있어 공장증설 제한 여부에 대하여 검토하여야 함에도,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 88조 3항'과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실시계획인가를 선행한 후 공장증설을 승인하여야 함에도, 이를 승인조건으로 부여하여 편법으로 처리한 사실도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더욱이,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증설 승인 이후, 3년 이내에 공장증설 미착공, 그리고 4년 이내에 공장증설 완료신고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서구청은 공장증설 승인취소 등의 적법한 조치가 없었으며 오히려 공장증설 완료신고 기한이 7개월 경과한 2011년 6월에 SK인천석유화학이 제출한 연기신청을 받아들여 연기처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것이 과연 주민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하며,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행정기관이 맞는지 두 눈을 의심스럽게 합니다. 저희는 서구청의 이러한 한심하고 무능한 일처리에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깊은 분노를 표합니다. 더불어, 서구청의 행정행위를 감시하고 주민의 눈과 입 을 대변해야 할 서구의회와 구의원은 과연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구의회와 구의원들은 그간 자신들의 역할과 책임을 다 했는지 돌이켜 반성하고 주민들 앞에 무릎으로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어떠한 주민공청회나 의견수렴 없이 공사를 강행해온 SK인천석유화학측은 건축물 제조시설면적을 부대시설로 신청하였고, 공작물 제조시설 면적과 공작물 부대시설 면적을 누락시켜 신고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대한민국 유수의 대기업이자, 그간 인천의 향토기업임을 자부해온 SK인천석유화학의 이러한 불법행위는 결국, SK인천석유화학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그간 사회적, 지역적 합의는 물론, 법적인 절차와 기본적 행정법규마저 무시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너져버린 주민들의 신뢰, 그리고 거대한 분노에 대하여 SK인천석유화학 측은 진심으로 반성해야 할 것이며 이제라도 적발된 사항들에 대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사 과하고, 즉각 공사를 중단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행정처분을 수용,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SK인천석유화학이라는 그 사명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 저희 인천엄마들 모임의 집행부는 해산을 선언하며, 공동대표 12인은 이제 다시 평범한 주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저희는 비록 해산하지만, 그간 함께 공유하고 참여해주셨던 '인천엄마들의 모임 네이버카페'는 SK인천석유화학의 증설을 반대하는 모든 인천시민들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유지해주시기를 현 카페 운영진께 부탁드립니다.

지난 9월 첫 서구청 집회부터 시작된 인천엄마들의 모임은, 지금까지 약 6차례의 대형집회, 그리고 매일 1인시위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리고 또, 인천시, 서구청 청원접수와 국정감사 촉구 및 자료제출, 한강유역환경청 방문, 국회의원 및 서구청장, 인천시장 면담 등, 할 수 있는 모든 적법한 수단과 방법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경험도, 전문 지식도 없던 저희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민들과 엄마들의 믿음과 응원, 그리고 참여 덕분이었습니다. 수천 건의 민원과 수천 명의 집회참석, 그리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일매일 진행되었던 1인시위 등. 주민 여러분들의 이러한 참여와 관심이 없었다면, 저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역주민들과 엄마들의 눈물어린 노력과 용기로 가능할 수 있었던 인천시의 감사와 또, 발표되 감사결과에 언급된 수많은 위법사실들에 대하여 놀라움과 분노, 그리고 아쉬움을 함께 느끼지만, 저희 인천엄마들 모임의 집행부는 감사결과를 존중하며 또 겸허히 수용하고자 합니다. 

이제 저희 12명은 인천엄마들의 모임이라는 과분하고 무거운 자리에서가 아니라, 여러분들과 같은 평범한 주민의 자리, 그리고 엄마의 자리에서 SK인천석유화학과 이에 대한 서구청의 행정처분을 지켜보고 또 감시하고자 합니다. 

향후 서구청의 행정처분과 집행 과정, 그리고 SK인천 석유화학의 공사 중단이나 위법사항 시정 등에 있어서 다시 주민들의 감시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제는 개개인이 모여 시작된 저희 인천엄마들의 모임을 넘어 법적 단체인 각 아파트 입대위 그리고 대표성을 지니고 활동해온 지역단체에서 담당해주시길 바랍니다. 

지역주민들, 그리고 평범한 엄마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시작되었고 또, 이뤄낸 작지만 소중한 '공사중단 권고'라는 감사결과에 대하여 인허가권을 지니고 있는 서구청은 적발된 위법사항들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는 물론, 공사 중단 권고조치에 대하여 즉각 수용해야 할 것이며 특히, 서구청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서구의회와 구의원들은 이제라도 주민들을 대신하여 서구청의 적법하고 강력 한 행정조치를 촉구하고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인천시는 서구청의 상급기관으로서 서구청이 감사결과에 합당한 적법한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환경의 불모지 인천서구에서 작은,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기적을 일궈내신 주민 여러분, 그리고 인천엄마들의 수고와 헌신, 놀라운 열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인천엄마들 모임 집행부는 공식적으로 해산하지만, SK인천석유화학과 이에 대한 향후의 행정처분에 대해서 주민 여러분의 변함 없는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희 역시 주민의 일원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지켜보고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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