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는 기록문화의 성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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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는 기록문화의 성지였다”
  • 김선경 기자
  • 승인 2015.04.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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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책의 수도 인천’ 기록문화 토론회 현장
 
오용섭 교수가 팔만대장경 봉안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을 맞아 인천시가 ‘기록문화 토론회’를 23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 및 귀빈들과 약 100명의 시민들이 인천이 가진 세계 기록 유산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용섭 인천대 교수는 ‘팔만대장경의 성지, 인천 강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오 교수는 “「고려사」와 「태조실록」을 살펴보면 강화도는 초기 대장경판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초기 인본을 봉안한 장소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팔만대장경은 국보 제32호로, 조선 초기까지 강화도 선원사에 보관돼 있다 이후 해인사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고려사」와 「고려사절요」를 통해 강화 선원사(禪源社)는 고려 중기까지 신앙결사 중심지의 역할을 수행했었으나 이후 선원사(禪源寺)로 명칭이 변화하면서 사찰로 기능이 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강화 선원사(禪院寺)가 주 기능이 사찰로 변모했다는 점을 보아, 불경인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장소로 강화도가 연관돼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송일기 중앙대 교수는 ‘고려팔만대장경의 위상과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송 교수는 “과거 한국이 간행한 판본대장경은 이미 통일신라 하대에 완성된 기술이며, 당시 기술적으로 타국의 대장경을 능가한다”며 “무엇보다 한국의 고려대장경은 <대장목록>과 <교정별록>이 수록돼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팔만대장경뿐만 아니라,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시대 의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의궤는 행사과정을 기록한 공문서로, 이런 형식의 의궤는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조선만의 독특한 기록문화”라고 설명했다.
 
강문식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외규장각 의궤와 강화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강 연구원은 강화도에 위치한 외규장각 약탈과 반환의 역사를 설명하고 “의궤는 조선시대 왕의 열람을 위한 것으로 당대 최고 수준의 문화적 역량이 결집된 기록물이자 예술품”이라며 “어렵게 국내로 돌아온 문화유산이니 다양하고 심도 있는 연구들을 수행해 그 가치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발표가 끝난 후 시민들의 수준 높은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의 팔만대장경과 비슷한 불경이 불교의 성지인 인도에도 있냐”고 질문하자 발표자들은 “인도에도 대장경이 존재했고, 인도 대장경을 인근 나라가 수입해 ‘한역대장경’을 판각하는 등 인도는 동아시아의 대장경 문화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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