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 건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종시 발전방안'이 발표됐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의 의견 조율을 거친 최종 수정안을 공개했다.
◇ 교육·과학·산업 등 자족기능 유치
수정안의 핵심은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의 성격 전환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9부2처2청을 세종시로 옮기는 대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 지구로 지정하고 인근의 대덕, 오송·오창 등과 연계된 연구거점 330만㎡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5년까지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세종국제과학원을 설립하고 산하에 기초과학연구원, 융복합연구센터, 중이온가속기, 국제과학대학원 등 핵심시설을 건립해 세계 수준의 과학연구,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삼성, 한화, 웅진, 롯데와 오스트리아 태양광 모듈생산업체인 SSF사 등 고용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선도기업을 유치해 이들 기업이 신재생·LED·탄소저감 분야 등에 투자하도록 했다.
또 350만㎡의 부지를 확보, 고려대·카이스트 분교 등 국내 우수대학을 유치함으로써 교육의 거점도시 성격도 부여했다. 서울대는 세종시 캠퍼스 유치에 대한 내부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 자족용지 20.7%로 확대
기존안에서 6.7%에 불과했던 자족용지 비율도 20.7%(486만㎡→1508㎡)로 대폭 확대된다. 원안의 자족용지는 주거용이 대부분이었으나 수정안의 자족용지는 산업·대학·연구기능을 강화했다.
정부는 주거용지에서 7.2%p, 공원녹지에서 2.5%p, 공공시설 용지에서 4.2%p를 축소해 자족용지 증가분 14%p를 확보했다.
기업·대학 등 자족기능은 도시 인프라 조기구축, 효율성·수익성 확보 및 자족기능간 상호연계에 따른 집적효과를 고려해 모두 예정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며 인구는 2020년까지 총 50만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단, 현행 예정지역에 50만명을 수용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예정지역에 40만명, 주변지역에 10만명을 나누어 배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0년 이전에 자족기능 고용이 8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구유입으로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생겨날 경우 15만8000명의 추가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공
세종시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파격적인 조건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정부는 미개발 원형지의 경우 3.3㎡당 36~40만원으로, 조성토지는 50~100만원/3.3㎡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혁신도시 등을 감안해 100~230만원/3.3㎡으로 공급할 전망이다.
또 세종시에 대한 신규투자에 대해서는 소득·법인세 3년간 100%, 추가 2년간 50%감면 세제지원을 할 계획이다. 규제도 완화해 외국인 전용 학교·병원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부지 50만㎡ 이상 수요자에게는 맞춤형 토지를 미개발 상태의 원형지 형태로 공급하고, 50만㎡ 미만의 부지는 성·절토 및 지반안정화 공사, 도로·상하수도 등 인프라가 완비된 조성토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 도시·광역 교통체계 구축
도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광역교통망도 만들어진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고 도시 어디서나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첨단교통체계를 갖춘다는 기본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우선 2011년까지 오송역 연결도로(9.0㎞, 3064억원)를 신설하고 2012년까지 정안IC연결도로(15.3㎞, 2941억원)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근 대전시와의 연계 교통망 구축을 위해 2011년까지 대전 유성 연결도로(8.8㎞, 1515억원), 2013년까지 대덕 테크노밸리 연결도로(9.8㎞, 2598억원)를 각각 확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자율형 사립고 1곳을 2012년 이전에 설치 또는 유치하도록 지원하고 세종시 설립 예정 고교 중 1~2개교를 '자율형+기숙형'공립고로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11~2013년 사이에는 외고·과학고·예술고·특목고와 외국인학교 또는 국제교를 각 1개교 이상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립도서관, 역사민속박물관, 5개의 인공섬이 있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등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 조성 등도 계획하고 있다.
◇ 영세민용 행복아파트 건설
소액보상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지역 주민에게 2011년에 영세민용 행복아파트(40~66㎡, 500세대)를 제공한다.
또 노약자용 경로복지관(100세대, 100억원) 외에 100세대를 추가 건립해 2011년 말에 독거노인 대부분을 수용하고 예정지역 이주민 및 자녀의 100%취업을 목표로 직업 훈련을 시키기로 했다.
세종시 건설에 들어가는 재정은 총 16조5000억원이며, 정부는 곧 세종시 발전방안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