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콜트악기는 노조 때문에 폐업” 발언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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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콜트악기는 노조 때문에 폐업” 발언 도마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9.0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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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대법, 정리해고는 무효판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계속 이어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위장폐업 논란 속에 인천지역 시민사회의 오래된 현안 중 하나인 콜트악기와 콜텍을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규정, 지역사회와 노동계로부터 “생각이 있는 거냐”는 비난의 소리를 듣고 있다.
 
김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 개혁은 모든 개혁의 기초로 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시대를 여는 필수 조건”이라며 “기업이 어려울 때 노조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해 건실한 회사를 문 닫게 하는 사례가 많은데 콜트악기와 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 등이 바로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콜트악기는 부평에 공장이 있었던 국내 굴지의 기타 제조업체였다. 세계 전자기타 시장의 30%를 점유할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이 업체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2006년 한 차례만 적자를 기록했을 뿐 아주 건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콜트는 2007년 3월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노동자 56명을 해고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충남 계룡시에 있던 콜텍을 폐업해 이들을 모두 정리해고로 몰아넣었다. 이듬해 8월에는 공장을 폐업하고 인도네시아에 있는 해외 공장만 가동했다.
 
이를 콜트악기만으로 한정을 짓는다면 인천에서 큰 기업이 대규모 자산이 있음에도 돈 몇푼을 더 아끼려고 지역 노동자를 외면하고 해외로 도망치다시피 한 것이다.
 
여기에 기업 오너 편을 노골적으로 들고 있는 보수 언론들이 내놓은 보도는 노동자들의 눈에 피눈물이 날 만한 내용으로 지역사회와 뮤지션들에게 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지난 2008년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기사를 통해 “노동조합의 강경 투쟁 때문에 콜트악기 부평공장이 문을 닫게 됐다”고 보도하며 지탄을 받기도 한 것.
 
결국 콜트 노조는 동아일보에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이를 ‘허위 보도’로 인정해 노조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정정보도와 함께 손해배상까지 했던 바 있다. 또 지난 2012년에는 대법원이 “경영상 긴박한 이유가 없었던 만큼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한 바도 있다.
 
결국 대법원의 지난 판례를 적용하면 김 대표의 이같은 말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김 대표의 발언에 노조 측은 즉각 대응에 들어가기로 했다.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 지회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편가르기하고, 근속 노동자와 젊은 세대를 분열시키는 정부의 노동 개악을 정부와 여당이 무모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콜트 노조를 물어뜯은 것으로 명백한 명예 훼손”이라며 “정부가 노동 개악을 위해 의도적인 노조 때리기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소송, 단식 등과 콜트콜텍 공동대책위를 통한 대응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관계자들이 3일 새누리당 인천시당 앞에서 연일 노조에 악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에도 노조에 대한 악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던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강성 귀족노조가 매년 불법 파업을 일삼고 여기에 공권력을 투입하면 노조가 쇠파이프로 전경들을 두들겨 팼다”면서 “불법 노조에 공권력이 대항하지 못해 우리나라는 10년째 국민소등 2만 불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일만 없으면 3만 불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와 문화계 등은 즉각 김 대표에 대한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김 대표의 발언은 집권 여당의 대표가, 그것도 민의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국회에서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전면 부정하고 노동자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던 가수 이승환은 자신의 SNS에 김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친일파 청산해서 재산 환수하고 사자방(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산사업)에 엄한 돈 쓰지 않았으면 소득 5만 불은 됐을 것”이라며 “그 외 기타 등등 약 4억 3700만 가지 정도 더 있으나 생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차유정 역시 “김 대표 당신이 월급 안 받고 골프 안 쳤으면 소득 8만불이다”라는 반감 가득한 말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음악업계 직종 근무자 배모씨(42) 등도 “기타로 머리를 후려치고 싶다”는 코멘트를 남기는 등,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도 온/오프라인 상에서 반감 가득한 표현을 하고 있는 상태.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한 정치 전문가는 “사실상 ‘개악’으로 불리는, 정부 추진의 노동 개혁에 대한 당위성을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차원인 듯하다”며 “그러니 무리수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는 게 아니겠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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