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풍물시장 청년상인, 재계약 앞두고 상인회와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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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풍물시장 청년상인, 재계약 앞두고 상인회와 '갑질' 논란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2.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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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기청 개입으로 화해... 강화군청 조율만 남아

<청년들의 감각이 살아있는, 청풍상회 화덕식당 홍보물. 출처: 청풍상회 페이스북>


강화풍물시장 내 시장청년창업프로그램으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던 청년기업 '청풍상회'가 상인회의 방해로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었다. 23일 청풍상회의 페이스북 게시물 게재(하단 참조)로 인해 불거진 이 사태는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적지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28일 오후 3시경 중소기업청과 풍물시장 상인회, 풍물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청풍상회 4자가 모인 회의가 진행되었다. 회의 결과에 따르면, 상인회 측이 청풍상회 측에 사과하고 강화군청에서는 출장중인 이상복 군수가 돌아와 검토하는 대로 시장 계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청풍상회가 마주할 뻔 했던 '계약 종료에 따른 내년부터 영업 중지'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장 내 유휴상가를 개조해 화덕피자집을 운영해온 '청풍상회'는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지원을 받아 창업되었다. 이에 풍물시장 문광형시장 육성사업단에서는 청년시장기업 창업지원 사업을 종료하며 시장 내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강화군청과의 재계약 여부를 묻기 위해 지난 9월 공문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청풍상회 멤버 유명상 씨에 따르면, 해당 계약이 지연된 이유는 강화군청이 계약 체결에 제대로 응하지 않다가 상인회의 추천서를 받아와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또 강화풍물시장 상인회는 "추천서를 받으려면 매일 9시 상인회장에게 문안인사를 드리고, 일단 영업을 그만둔 뒤 2~3개월동안 허드렛일을 맡아서 하는 등의 자세를 보여라"는 등의 '갑질'을 행했다고 주장했다. 청풍상회는 이에 대해 "우리들이 2년동안 손해를 감수하고 일궈 이제 이윤이 나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 재계약 의사를 밝혀왔는데, 우리 가게로 인해 풍물시장도 홍보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재계약은 당연하다"면서, 상인회 반발로 재계약 불발에 부딪힌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풍물시장 상인회는 다음날인 24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풍물시장에서 신규영업을 할 때 경매를 통해 입찰해야지, 이들이 바라는 대로 수의계약 형식으로 있던 자리 그대로를 얻게 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미 대부계약 시점에 청풍상회에 계약의사를 물어봤을 때 답이 없어 영업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 2016년에 이어 장사하려 했으면 그 때 신청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른 갑질 관련 부분은 좋은 의도로 임원이 말한 것인데 잘못 전달된 것 뿐"이라며 일축했다.

또한 "강화군과 대부계약을 할 경우 무조건 상인회에 편입되는데, 이들은 강화군과 직접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상인회비를 내지 않고 부당이득을 취해 왔다. 대부계약 과정에 어차피 2~3개월이 걸릴 것이므로 그 때까지 영업은 불법이니 그동안 상인회 일을 도우라고 말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인회는 대부계약은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도, 대부계약 시기에 청풍상회에서 충분히 상인회와의 면담에 나서지 않았다거나 상인회 일을 돕지 않고 방치했다는 등의 대응 과정이 강화군청과의 대부계약에 자신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논란을 불렀다.

이에 강화군청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인회와 상회의 갈등은 진위 파악이 어려우나 강화군에서 대부계약을 위해 상인회의 추천서를 요구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시장상인회의 갑질"로 규정하고, 강화풍물시장의 한줄평에 악플과 악평을 다는 등의 행동으로 상인회에 대한 반발을 표현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연휴가 끝난 28일, 중소기업청 시장지원과 사무관이 강화도에 긴급출장을 나가 육성사업단과 함께 상인회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나경우 사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있었던 일은 어쩔 수 없으니, 앞으로 이들이 잘 하기로 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청풍상회가 그동안 영업하던 시장에서 앞으로 함께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회의에서 상인회는 그간 청풍상회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의견을 전달했던 점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결과에 따라 내년도 '청풍상회'의 영업이 중지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강화군에서도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회의가 끝난 뒤, 청풍상회 유명상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육성사업단과 청풍상회는 강화군청의 무응답과 상인회 측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에 마주해야 했다. 이것이 중소기업청이 나서서야 해결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히며, "우리가 영업하던 자리와 식당을 뺏길 수도 있었던 이번 사건은 세대 간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강자와 약자의 문제다. 앞으로 다른 시장에서도 이런 부조리한 사례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청풍상회 입장 및 강화풍물시장 입장 전문.

(12월 23일 게시) 청풍상회의 입장
(링크: https://www.facebook.com/poongmarket/posts/1082065961815470)

시장청년창업, 힘없는 청년들은 결국 빼앗기고 쫓겨나려 합니다.
2년 전 우리들은 강화풍물시장에 꿈을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시장청년창업프로그램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던 몇 년간 방치된 쓰레기더미로 쌓여있던 공간을 얻게 되었고 그 곳에서 화덕피자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년간은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루에 피자 한 판 겨우 팔 때도 있었고 입에 겨우 풀칠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시장에서 동네에서 청년들이 모여서 즐겁게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간다는 꿈과 희망이 있어서 우리는 버텼고 지금은 식당이 알려지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즐겁게 삶터로 가꾸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한 순간에 짓밟아버리네요.
강화풍물시장에서 가게들은 보통 강화군청과 임대계약을 하게 됩니다. 저희는 12월 31일부로 임대계약이 만료되어서 재계약 의사를 밝히고 계약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계약 만료 2주를 남겨 둔 시점에서 군청은 상인회의 추천서가 있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강화풍물시장 상인회를 찾아갔는데 상인회에서는 괘씸죄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추천서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서 조항을 답니다.
1. 우선 장사는 12월 31일부로 그만둔다.
2. 아침 9시마다 상인회장에게 문안인사 드린다. 
3. 2~3개월동안 시장 1층 카페에 대기하고 있으며 부르면 언제든지 나와서 시장의 허드렛일을 도맡아한다. 
이렇게 2~3개월 뒤 너네들 하는 것 봐서 추천서를 준다고 합니다.
그게 싫으면 관두라고 합니다. 너네 나가면 사람 고용해서 직접 운영 할 것이라며. 그렇게 우리 삶터를 빼앗으려 합니다.
다시 강화군청에 이야기하니 강화군청은 상인회 추천서 없으면 임대계약이 어렵다고 합니다.
화덕식당에 찾아온 손님들이 맛있게 피자를 드시는 모습에 기뻐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것.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랬나요?
그들의 갑질과 책임회피에 우리는 막막하고 억울하기만 합니다.
이런 무력감에 울먹이고 있는 바로 내 옆 친구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왜 시장에 왔지? 
우리가 왜 꿈을 꾼 거였지? 후회만 가득하지만 버텨 보려고 합니다.
다시 웃으며 일 할 그 날까지 열심히 해보려합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12월 24일 게시) 강화풍물상회의 입장
(링크: https://www.facebook.com/gangpoongmarket/posts/506371356228633)

청풍상회에서 페북에 올린 글에 대한 상인회 입장
1. 우선 장사는 12월 31일부로 그만둔다.
ㅡ>문화관광형시장의 사업종료로 사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글에 있습니다.
2. 아침 9시마다 상인회장에게 문안인사 드린다. 
ㅡ> 아침마다 상인회 사무실에서 티타임이 있으니 어려운 일이나 건의사항이 있으면 차한잔하면서 이야기하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안인사라. 조선시대도 아니고,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말을 한적이 없습니다.
3. 2~3개월동안 시장 1층 카페에 대기하고 있으며 부르면 언제든지 나와서 시장의 허드렛일을 도맡아한다. 
ㅡ>현재 청풍상회는 문광형소속으로 되어 2년동안 상인회회비(경비비, 청소비 등 관리비성격의 비용)를 단 한번도 내지 않은채 영업을 해왔습니다. 현재 강화군청과 계약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12월31일 문광형사업이 종료되면, 청풍상회도 문광형사업의 하나로 종료하게 됩니다.
만일 계속 영업을 하려면 강화군청과 대부계약을 해야 하여야 합니다. 대부계약이 이루어지면 상인회에 편입되어 청소비, 경비비 등 각종 소요비용을 부담하여야 합니다.
보통 재계약의 경우 보통 대부계약신청서를 작성하면 한달정도를 기다려 대부계약서를 쓰게 되며, 계약서 작성후 3주 정도 지나서 대부료 고지서가 나오면 납부기한 내에 대부료를 납부하면 그제서야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2달 이상이 걸린다고 봐야합니다.
풍물시장에서 신규영업을 하려면 강화군청에서 입찰공고가 나갑니다. 그러면 영업을 희망하는 경우 응찰하여 낙찰이되면 낙찰대금을 납부하고 계약서를 쓰고, 사용허가를 득한 후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청풍상회의 경우 재계약이 아니고 신규계약이므로 입찰하여 영업자격을 득하여 영업하는게 정상적인 루트입니다. 대부계약은 강화군청과 하는 것이므로 상인회와 관련은 없습니다.
다만 2~3개월 정도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상인회에서 하는 일을 그 동안 처럼 손놓고 구경만 하고 있지말고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는 취지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그 동안 상인회에서는 이틀에 걸쳐 상인들이 참여 하여 페인트공사를 했습니다. 청풍상회 바로 앞에서 상인들이 페인트공사하고 있었어도 그들은 전혀 도와주지 않고 수수방관 했습니다. 그 페인트 마무리 공사를 30일에 하니 모두 나와서 도와주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보통 상인회에서 하는 일은 환경미화 작업등 손이 많이 가는 일들이라 회원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는 일들이라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4. 이렇게 2~3개월 뒤 너네들 하는 것 봐서 추천서를 준다고 합니다.
ㅡ>대부계약은 강화군청과 하는 것입니다. 강화군청과 대부계약이 체결이 되면 상인회에 편입되어 각종 공공성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추천서는 전혀 사실 무근입니다. 그 누구도 추천서를 받아서 들어온 일이 없습니다.
5. 그게 싫으면 관두라고 합니다. 너네 나가면 사람 고용해서 직접 운영 할 것이라며. 그렇게 우리 삶터를 빼앗으려 합니다.
ㅡ>문광형시장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문광형사업이 종료되면 모든 일을 군청에 이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기청 예산 사업으로 3년간 수정하거나 변경할 수 없습니다. 군청관할이 됩니다.
6. 그들의 갑질과 책임회피에 우리는 막막하고 억울하기만 합니다.
ㅡ>밥 먹을때 챙겨주고, 힘내라고 다독여 주며 기운을 북돋아줬던 풍물시장 상인들에게 문광형시장이 종료되니 이런 식의 글을 올려 상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니 너무 가슴 아픕니다.
청풍상회의 글에 강화풍물시장 상인들은 안타까워 하며, 시장에서 보금자리를 찾길 바랍니다.
강화군민과 시장을 이용하시는 손님들께 누가 되는 일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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