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위한 여행토크쇼, 'INU여행콘서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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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여행토크쇼, 'INU여행콘서트' 열려
  • 이미루 기자
  • 승인 2016.04.0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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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세상. 새로운 '주변'을 만들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

'청춘을 위한 여행토크쇼, 여행콘서트'가 3월31일 인천대학교 소극장에서 열렸다.  콘서트는 세 명의 여행담을 바탕으로 '지구 한 바퀴 돈 놈', '무식한 놈', '방 구하러 다닌 놈' 등 세 가지 컨셉으로 구성됐다. '다른 학생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번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 'N포세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등의 수식어로 가리워진 청년들의 용기와 경험을 나누는 자리였다.  


'방 구하러 다닌 놈', 갭이어(gap year)로 떠난 1년, 새로운 '주변'을 만나다

 

무역학부 정현정 학생은 모로코 사막의 밤하늘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 이미루 기자


무역학부 출신 정현정 학생이 맨 처음 무대에 올랐다. 정씨는 19살이 끝날 무렵 1년간 "내가 살 곳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의 '갭이어'는 실제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 지역에서 많은 학생들이 배낭여행 기간 등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안식년이자 경험을 늘리는 기간이다. 

정씨는 1년간의 여행을 통해 겪었던 많은 나라와 경험들 중 네덜란드와 모로코에 대한 경험담을 나눴다. 다소 '게으른 여행'을 선호한다는 정씨는 여행을 하면서 관광지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 외에, 최대한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의 여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카우치서핑을 통해 현지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문화와 생황 등을 깊숙히 경험하는 것은 물론 현지인이 아니라면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체험하면서, 그녀는 '내가 살 곳'을 찾기위한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지난 2월 졸업을 하고 지금은 취업준비생 이지만, 해외에서 살려면 직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전문분야를 가지기 위한 노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삶의 주변이 학교, 인천, 한국이 아닌 네덜란드, 모로코, 그 어디가 됐든 더 많은 곳을 내 주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히며 "33살 까지는 더 열심히 '방을 보러다닐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신의 인생은 오직 한 번 뿐입니다. '무식한 놈'의 '무모한 여행' 

 

법학과 박재훈 학생은 '당신의 인생은 오직 한번 뿐(YOLO)'이란 문구를 끝으로 경험담을 마무리 했다 © 이미루 기자


박재훈 학생은 자신의 여행기를 '무식함과 무모함'으로 설명했다. 대한민국을 포함 총 21개국을 여행했다는 박씨는 "난 무식했기에 용감했고, 그렇기에 돈이 없고 계획이 없어도 열심히 돌아 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웃을 수 밖에 없는' 에피소드들을 전달 했다. 

특히 박씨의 경우, 여행을 하면서 '남들이 흔히 겪지 않는 일'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경험으로는 "공원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새들이 날아와 내 밥을 다 뺏어먹었던 일"을 전했다. 또한, 유레일 패스를 사용하면서도 설명서 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곤란을 겪었던 일을 얘기하기도 했다. 

박씨는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 라는 파울로 코엘료의 말과 우리나라의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가방하나 매고 밖으로 나올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 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지구 한 바퀴 돈 놈', 버킷리얼라이저(bucket realizer) 송범석

 

행정학과 송범석 학생은 '나의 색을 찾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 이미루 기자

 
행정학과 3학년인 송범석 학생은 자신을 '버킷리얼라이저, 버킷리스트를 실현 시키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그는 2년에 걸쳐 총 50개국을 여행하면서 '나의 색'을 찾기 위한 여행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평가하는 과정에 왜 타인의 시선이 필요한가"하는 생각에 스스로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장기여행을 하면 어떠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당신이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고, 그 과정을 잘 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송씨는 자신의 여행을 돌아보면 "길 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여행을 떠나기전 걱정했던 '여행경비와 외국어' 하지만
 

각자의 이야기가 끝나고, 질의 응답 및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미루 기자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걱정했던 부분으로 '돈과 외국어'를 꼽았다. 장기간 여행을 할 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 보였다. 외국어도 문제였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거나 잘 한다고 해도 여행 중 만난 사람들과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 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송씨와 박씨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곳에서 송씨는 몇 개월 동안 일 해서 번 돈을 들고 2년간 장기여행을 떠났으며, 박씨는 주중엔 일을 하고 격주로 호주 곳곳을 여행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행을 떠났던 정씨는 모아둔 용돈과 공장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모은 돈을 가지고 1년간의 여행을 떠났다. 

여행하는 과정에서 돈이 모자른 경우도 있었지만, 급한 돈은 '부모님께 대출'받아 충당 했다는 정씨는 여전히 부모님께 빌린 돈을 갚고 있다고 한다. 

외국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송씨는 기본적인 영어회화 실력만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을 하는 내내 만난 사람들은 천천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영어실력이 늘었고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박씨와 정씨역시 "영어는 보다 편한 여행과 사람들과 깊숙히 친밀해 지는데 필요한 수단"이라며 외국어를 반드시 잘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들은 "꼭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여행이 가능하고, 영어를 잘 못해서 생긴 문제는 별로 없었다"고 이야기 했다. 

세 사람은 자신들의 여행기를 나누며 "또래의 청년들이 담장 밖으로 나서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장기 해외 여행의 경험담을 나누긴 했지만, 1박 2일 혹은 당일치기라도 집 밖을 나서서 둘러볼 수 있는 용기와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청년이 만드는 '청년의 문화'

이번 행사는 초기 기획단계부터 장소 섭외는 물론 콘서트 진행까지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발전시켜 만들어낸 행사였다. 

이번 행사를 도왔던 서진완 교수(글로벌융합대학 사업단 부단장)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학교와 학생들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원해서, 학생들 스스로 학교와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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