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할아버지 생각에 눈물짓는 할머니
상태바
지금도 할아버지 생각에 눈물짓는 할머니
  • 김인자
  • 승인 2016.05.13 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3)광화문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2 - 송석매 할머니

광화문 할아버지 짝꿍인 송석매 할머니는 미스코리아보다 더 이뿌십니다.
꽃보다 더 이뿌신 송석매 할머니는 올해 여든 한 살이 되셨습니다. 송석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투병하시는 10년 동안 친구도 만나지 않으시고 오로지 집에서 짝꿍인 안종대할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셨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애기처럼 이뻐하셨습니다. 누워만 지내시는 할아버지의 손발이 되어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애기처럼 그렇게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정성을 다해 보살피셨습니다. 그저 보살피신게 아니라 할아버지를 바라볼 때도 할머니눈에서는 꿀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할아버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송석매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보고싶어 울고 지내신답니다. 식구들 밥을 푸시다가도 할아버지 생각에 눈물짓는 송석매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신지 일 년도 넘었는데 말입니다.

사 년 전 작가모임에서 만난 목사님께 처음 만난 날 제 그림책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목사님은 아랫층에 살고 계신 주인집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을 선물로 드렸답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책을 환갑이신 할아버지 큰 따님이 할아버지에게 매일 하루에 세번 씩  읽어주셨답니다.
내 첫번째 그림책 <책 읽어주는 할머니>도 그날 함께 선물로 드렸는데 할아버지는 오로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만 좋아하셨답니다.
치매로 당신 이름밖에 모르시는데 말입니다.
큰딸이 천 번을 넘게 읽어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은 하도 많이 들으셔서 할아버지는 전문을 다 기억하셔서 딸이 한 줄 읽어주면 할아버지가 다음 문장을 말씀 하실 정도였답니다.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환갑인 딸과 구순이 다 되가는 할아버지가 사랑스럽게 주고 받으며 기쁘게 읽은 책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을 할아버지 무덤에 같이 넣어드리지 못한게 한이 된다는 할머니.
당신 죽으면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를 꼭 함께 묻어달라고 했다는 할머니가 보고싶어 오랜만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할머니 맨날 울고지내신다고 해서여 ‥우시지 말라고 전화했어여." 그러면서 내가 울었습니다.
"울지마세여 선생님. 나 울지말라믄서 왜 선생님이 울어여"
할머니를 위로해 드려야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이 좋은 어버이날에 ‥
할머니 제가 금방 할머니 뵈러 갈께여. 울지말고 잘 지내고 계세요. 알았지여‥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책읽어드리러 가는 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생각났던 광화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환갑이 한참 지난 큰 따님이 어떻게 지내시나 늘 궁금했었는데 며칠전 목사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랫층 할머니 아들 딸들이 선생님을 보고 싶어하세요. 아버지 돌아가시기전에 오셔서 아부지에게 책읽어 드린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셨대요.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무덤에서 선생님책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12가지 방법>을 태워서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드렸대요. 할아버지 생전에 너무 좋아하셔서여. 그리고 아부지 돌아가시기 전에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셔서 아버지 편히 가실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으시대요.
하고 할아버지 윗집에 사시는 목사님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감사 인사는요... 제가 더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들이 집에서 선생님께 식사 대접을 하고 싶으시대요."
에고 제가 뭘 했다고요.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요."
"선생님께 너무들 고마워하셔요."
"지금 할무니랑 큰따님은 어찌 지내시나요?"
"그냥 계시죠. 아무래도 따님이 몸이 불편하니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어서요.
그래서 할머니가 다 챙겨주시죠."
"할머니가 많이 힘드시겠어여.
"아뇨, 한번도 힘든 내색 안 하셨어여. 아기에게 하듯 정말 사랑스럽게 챙겨주세요. 할아버지에게 하셨듯이요."

할머니가 보고싶습니다.
꽃처럼 고왔던 할머니.
할아버지를 애기처럼 사랑스럽게 돌보셨던 천사할머니를 뵈러 갑니다. 안종대 할아부지댁에 저 지금 설레임 가득안고 할머니뵈러 갑니다.
할머니밥 먹으러 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