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시티타워 사업자 재공모했지만... ‘여전히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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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시티타워 사업자 재공모했지만... ‘여전히 싸늘’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8.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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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들, "이미 타워 공사비 지불... LH가 주민 우롱”

<청라시티타워가 들어설 청라호수공원의 노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0여 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청라시티타워의 사업자를 최근 재공모하고 있다. 당초보다 낮아진 조건으로 재공모했음에도 여전히 업계의 반응은 차가운 가운데 청라지구 입주민들이 불만과 불신 속에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11일 LH에 따르면, 최근 LH는 청라호수공원 복합용지 총 3만 358㎡에 사업비 약 3천억 원을 들여 453m 높이의 타워와 주변 복합시설 개발 등의 내용이 담긴 청라시티타워 사업자 공모를 공고했다. 공모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이며 LH는 오는 10월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LH에 따르면 이번 공모 조건은 잔여공사비 물가연동제(E/S)와 자유로운 구조형식 적용, 컨소시엄 구성원 제한 5인에서 7인으로의 완화, 투자액 규모 축소 평가, 재원조달계획 작성지침 구체적 제시, 외국인투자기업 납입자본금 상향, 불가피한 사업권 양도 규정 신설, 사업자 신청현황 공개 등이다.
 
특히 LH는 물가연동제를 통해 200억~250억 원의 공사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연동제라는 것은 공사비 인상의 대안으로 물가 변동시마다 공사비를 반영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LH의 계산과 현실에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 확인 결과 이 재공모에 현재까지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단 한 곳 밖에 없다. 이 업체 역시 반드시 하겠다는 게 아니라 문의해온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공식적으로 나선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이같은 업계의 차가운 반응은 LH가 내건 조건 변경 완화의 내용이 사업의 수익성 제고에 별 도움이 안 되며 LH가 내건 물가연동제 역시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전체적으로 조건 내용이 조금 낮아진 것에 불과하고 이들 조건이 사업자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LH가 강조하는 물가연동제 역시 현실에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비 증가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부터 사업이 추진된 청라시티타워는 지금까지도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원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을 시작했지만 유찰에 유찰을 거듭한 끝에 LH로 사업 주체가 변경됐다.
 
이후 올해 초 공모에서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도 있었다. 지난 2월 공모에서 ㈜한양이 주관 시공사로, 보성산업이 운영·관리사로, 동방전자산업, 서울아스콘 등이 투자자로 나선 그랜드 피크 인터내셔날 컨소시엄이 사업에 응모했었기 때문.
 
그런데 간발의 차로 조건이 맞지 않았다. 총 540점 만점 중 조건 부합 기준이 전체 85%에 해당하는 459점을 얻어야 하는데 그랜드 피크 인터내셔날 컨소시엄이 458.60점을 받아 탈락했던 것. 그런데 이 차이가 불과 0.4점에 불과해 크게 논란을 빚었다.
 
LH는 이번 재공모와 관련해 그랜드 피크 인터내셔날 컨소시엄이 다시 공모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랜드 피크 인터내셔날 컨소시엄 측은 “재공모 내용이 당초보다 사업 추진을 가속화한다거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참여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청라시티타워의 사업 부진이 청라지구 입주민들에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사업이 시작되면서 LH는 총 3천억 원 가량의 타워 공사비를 포함시켜 건설사들에게 땅을 팔았다. 당연히 건설사들이 일반인들에게 이를 분양하면서 분양가에 타워 공사비가 포함돼 있었던 것.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사업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LH가 타워 가격이라고 매긴 웃돈을 입주민들이 고스란히 내고 입주했음에도 타워 사업이 되지 않으면서 그 효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LH가 주도해 소위 ‘사기 분양’을 했다는 소리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 등 청라주민들에 따르면 이로 인해 소위 ‘헛돈’ 내지 ‘웃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액수가 세대 당 1천만 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또 지난 총선 당시 청라시티타워의 입찰에 성공했다며 선거전을 폈던 이학재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직접 책임 추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의 선거전 내용에 허위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역시 이 의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한 상태다.
 
총연합회 측은 “사실상 LH가 주민들을 우롱한 것으로 LH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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