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복지관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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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복지관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7.01.0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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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지영 인천 남구노인복지관 관장
 

인천 남구노인복지관 홍지영 관장 ©윤성문 기자


연초 인사철만되면 상당 기관에서 낙하산 인사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한다. 전문성을 고려해 기관장으로 발탁했다고는 하지만 내부에서 볼 때 인사적체의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바라는 '승진과 임금인상'을 위해서는 순차적으로 내부에서 승진하면서 정년을 바라볼 수 있는 직장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인천 남구노인복지관에서 처음으로 내부 인사가 관장에 올랐다. 내부 발탁은 아니지만 공모를 거쳐 경쟁을 뚫고 그 동안 쌓아 온 능력을 인정받아 뽑혔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올해로 13년째 노인복지관에서 일해 온 홍지영 부장은 새해부터 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밀려드는 축하메시지에 “공정한 기회를 통해 자리에 오른 것일 뿐인데, 그 동안 업무에 대한 좋은 평가인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의 장은 외부에서 퇴직공무원이나 정치권에서 추천한 인사가 임명되는 게 일반적이었고, 내부의 인사들은 부장에서 승진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홍 관장이 이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복지관 내부에서도 축제분위기다. 부장이 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연쇄적으로 내부 승진이 이뤄질 것으로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홍 관장은 그래서 마음을 더 다잡고 있다. 내부인사가 책임을 맡으면서 어르신들로부터 "잘 한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업무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 관장으로부터 앞으로 포부를 들어봤다. 

 
 ▲ 관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복지관에 얼마나 근무하셨죠.
 
감사합니다. 저는 2005년 5월에 평직원으로 입사했고 올해로 일한지 13년차에요. 그동안 뇌졸중 어르신들 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업무를 시작으로, 사업관리 부서에서 팀장, 과장도 했습니다. 아마 복지관에서 돌아가는 일들은 대부분 경험한 것 같습니다.

 
▲ 복지마피아, 복지관피아 등으로 복지단체나 기관에 공무원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요, 내부발탁으로 관장이 되셨어요.
 
사실 내부발탁이란 표현도 적절하지 않은 게, 이마저도 세습이자 또 다른 모습의 관피아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지 기관 안에서 일하던 직원한테 공정한 기회를 준 것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자리에 온 것 이라 생각해요. 아래서 일하던 입장이라 관피아. 마피아 그런 부분에 대해 논하거나 정면으로 부딪치고 싶진 않아요. 다만 실무자가 관장이 됐다는 것에 주변 실무자들이 기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부장님이 잘 돼야 저희도 잘될 수 있고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자리가 개인적으로 잘해야 될 문제가 아니라 여러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요.

 
▲ 남구뿐만 아니라 인천시 산하 사회복지기관에서도 내부 발탁의 사례가 드물다고 하던데요, 사회복지 분야에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2년 전에 중구 노인복지관에서도 부장으로 일하시던 분이 기관장이 되셨고, 제가 첫 사례인 것은 아니지만 저처럼 또 다른 사례가 생기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외의 직원 4~5명이 인사에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어요. 개개인의 사기도 올라갈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직원들한테 “이번일이 그저 개인의 승진이 아니라 직원이 묵묵히 일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챙겨준 배려였다”고 얘기해요.
 

▲ 인천 남구노인복지관의 업무가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일단 다른 복지관과 마찬가지로 어르신의 여가, 건강, 일자리, 경로당 같은 프로그램들은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요. 다만 저희 복지관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사업은 365일 무료 식사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토요일까지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일요일 한끼 식사까지 후원을 통해 제공해 드리고 있는데, 아마 다른 기관은 이렇게 운영하기가 어려울 걸요.(웃음)


13년간 현장을 뛰어다닌 홍 관장의 진정성과 내공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스며들어 있다. ©윤성문 기자


지금 남구의 노인인구는 13.8%나 되는데, 한 해 동안 3천명의 일반인이 줄고 3천명의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보시면 돼요. 그런 의미에서 남구는 어르신의 역할이 중요한 도시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어르신이 어르신을 돕는다는 취지로 어르신 봉사단 6개 분야를 운영 중이에요. 8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집의 소소한 수리도 해드리고, 전통놀이도 가르치고, 이동도서관 사서역할도 하시고, 예술봉사단 어르신은 요양원에 나가 기타, 아코디언 등의 예술 활동도 하고 계세요. 남들 보여 주려고 일시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어르신들에게 베어있는 하나의 활동이에요.
 

▲ 올해 역점사업이나 신규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올해 가천대 길병원 연구팀하고 ‘어르신 건강에 대한 1년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전국에서 3번째 사례가 된다고 하던데, 포인트는 어르신 스스로가 건강을 지키자는 거에요. 아마 올해 진행하는 사업 중에 가장 독특한 사업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목적 있는 여가나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초등 검정고시반 같은 수업을 진행하려고 해요. 또, 어르신 실버 기자단도 운영해서 재능 있는 분들을 선발해 전문교육 후 남구 전역에 어르신과 관련된 소식들을 지면으로 만들어 보는 활동도 계획 중이에요. 온라인이 승한 시대에 거꾸로 가는 감은 있지만 어르신들께 종이신문을 통해 정보공유는 물론 어르신시절의 정서도 공유해보자는 의미예요.
 

▲ 노인복지 행정을 펼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행정상에서의 아쉬움은 크게 없어요. 실제 구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거든요. 다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지원을 해드려도 늘 부족하다고 말씀하셔요. 저희도 더 노력해야 겠지만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필요해요. 서로의 마음가짐을 이해가고 소통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이젠 일방적인 지원을 받으려 하기 보단 어르신 스스로 움직이려고 노력을 많이 하세요.
 
이런 주민자치의 관점으로 볼 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는데, ‘마을만들기’ 사업 있잖아요. 저희 어르신들은 그 사업에 적극 참여하시지 않고 계시는듯해요. 집안에 어르신이 계시고, 그 마을에 또한 어르신이 계신 것이 자연스런 모습인데, 어르신들도 살기좋은 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셔야 할 분들이라 생각해요.
물론 마을만들기 사업은 기존에 계획했던 큰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겠지만, 젊은층과 노인층이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주민자치를 이루는 방향으로도 생각했음 좋겠어요.
 

▲ 앞으로 어떤 각오로 복지관을 운영하실 건가요.
 
저는 탁월한 행정가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닙니다. 여기서 겨우 13년 일했고 아직도 부족함이 많거든요. 사실은 함께 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해요. 내부적으로 어르신만 좋은 복지관이아니라 직원들도 함께 좋은 복지관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에요. 소문을 들어보니까 저희 남구노인복지관이 가장 힘들다고 소문났더라고요.(웃음)
 
복지관은 어르신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해요. 그에 따르는 소통과 공유도 필요하고요. 그 이후에 사업적인 부분을 얘기하는 게 순서인 것 같아요. 다만 지금처럼 고착화 되어있는 노인문화만의 울타리를 허물고 열린 마음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제가 풀어야할 과제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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