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태극기’ 아닌, ‘거짓·독재’와 싸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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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태극기’ 아닌, ‘거짓·독재’와 싸움 중”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3.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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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 촛불집회 광화문서 열려... 9시 기준 95만명 운집 ‘올해 최대'

4일 19차 촛불집회의 오후 6시 경. 굉장한 인파가 모였다. ⓒ배영수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요구 촛불집회가 탄핵 전 마지막일지도 모를 4일 가열찬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낮 시간부터 종로 방면 도로까지 인파가 몰릴 정도로 국정농단을 일으키고 발뺌으로 일관한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탄핵의 염원이 강하게 분출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라는 주제로 4일 19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꽃피는 봄, 3월 들어 처음 열린 이번 주말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은 물론 특검 연장을 가로막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퇴진을 함께 촉구했다.


오후 5시 30분 경 촛불집회 현장에서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로 방면 방향으로 촬영한 사진. 이미 촬영 수 시간 전에도 여기까지 인파가 가득 차 있었다. ⓒ배영수


본격적인 집회가 진행되기 전까지 “100만 명 이상 모일 것”이라 추산했던 퇴진행동 측의 예측대로, 낮 시간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물론 종로 방면까지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인파가 가득했다. 지난 11월 200만명이 넘는 집회가 열릴 당시 5호선 전철이 광화문역을 그냥 지나쳐야 했을 정도의 혼잡함은 아니었지만, 강추위로 인해 참여 인원이 수십 만 단위에 그친 지난 겨울에 비교하면 다시금 거대한 인파가 몰렸다고 할 수 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연인원 95만명(전국 105만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새학기 들어 일선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하면서 서울 및 수도권 대학의 학생단체들, 그리고 중고생들의 참여도 상당수 눈에 띄었으며,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 역시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유명 인디 밴드 ‘넘버원코리안’을 비롯해 수많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재 인원 포함)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인디 밴드 ‘넘버원코리안’이 무대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배영수


서대문구 주민이라고 밝힌 한 70대 노인은 “야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맞불집회보다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더 정의로운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심각할 정도로 국격을 훼손한 중대 범죄에 여야 구분이 어디 있으며, 세대 구분이 어디 있단 말이냐, 대통령은 반드시 탄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인천시민들도 많이 참여했다. 연수구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한 박모씨(37)는 “사실상 헌재의 탄핵 인용 전 마지막 집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왔다”면서 “지난해 11월에 간 뒤로 날씨가 추워 그간 참석을 못했는데 마침 3월에 날도 많이 풀려서 가족 단위로 온 분들이 나 말고도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주최측이 빨간 대형 공을 굴리는 퍼포먼스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 특검연장을 묵살시킨 황교안 권한대행의 퇴진 요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배영수



한편 이날 오후 2시에는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는데, 최근 한 언론에서 이것을 두고 “촛불과 태극기의 대결”이라는 기사제목에 대해 퇴진행동 측은 그 의미를 다시 짚었다.

퇴진행동 측은 “언론에서 촛불과 태극기의 대결이라는 기사 제목을 뽑았는데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린 말도 안 되는 제목”이라면서 “촛불과 태극기의 대결이 아닌,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자 민주주의와 독재와의 대결”이라고 명확한 표현을 전달했다.

한편 주최 측은 본 집회 이후 청와대와 총리공관, 그리고 헌재 방면 등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집회에 매주 참여하고 있다는 서은미 사진가는 “매주 행진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보수 지지자들과의 큰 충돌은 없다”면서 “집회 전후로 지하철역이나 거리 등지에서 박근혜 지지자들이 간혹 욕설과 함께 촛불집회 참석자들 혹은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거는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 약 1만 6천여 명을 도심 곳곳에 배치했다.

오후 4시~오후 6시 경 사이의 집회 광경이다.



추최 측의 한 관계자가 경극을 연상케 하는 분장을 하고 국민의 무서운 힘을 강조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배영수


‘나눔문화’라는 곳에서 배부한 “박근혜 구속” 팻말을 한 시민이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가장 많이 보인 피켓 중 하나. ⓒ배영수


청와대를 향해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염원과 함성은 꽃피는 봄이 오자 더 도드라졌다. ⓒ배영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을 요구하는 ‘그림 퍼포먼스’ 현장에서 한 예술가가 붓과 먹으로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는 모습. ⓒ배영수


대한민국 국민은 안전한 나라를 원한다. ⓒ배영수


세종문화회관 측면 계단에도 많은 수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배영수


온화한 미소의 훈장님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만큼은 용서할 수는 없었다. ⓒ배영수


한 시민활동가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격려하며 상장을 거치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상장을 나눠줬다. ⓒ배영수


탄핵 메시지를 둘러맨 반려견의 모습. 수많은 여성 시민들의 ‘사진촬영 표적’이 됐다. ⓒ배영수


오후 7시 40분 경 서대문 방면으로 행진하는 인파.ⓒ 배영수


4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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