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부평에 한하운 학교 세워야"
상태바
고은 시인 "부평에 한하운 학교 세워야"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7.09.25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하운, 그의 삶과 문학' 국제학술심포지엄




고은 시인은 23일 “우리 문단에 부평구에서 삶을 마감한 한센병 시인 한하운 학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시인은 이날 인천여성가족재단 대강당에서 열린 ‘한하운, 그의 삶과 문학’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학생 시절 한하운 시초를 읽고 그처럼 처절한 시 몇 편을 쓰고 죽겠다고 다짐했다"며 "한하운의 삶의 시, 서툴지만 살아 있는 생활의 시, 생활을 버리지 못하고 처절히 노래하는 시를 배우는 한하운 학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하운에 대한 최초의 평론인 ‘한하운과 한하운 시초’를 쓴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한국의 문단이 한하운의 시민권을 유보해왔기 때문에 한하운이 우리 문단의 유령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등단 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주류가 갑자기 문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점, 월북시인 이병철에 의해 시인이 된 점, 시적 능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함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최 이사장은 “한하운이 쓴 시가 기본이기 때문에 한하운이 없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며 "한국 문단이 한하운 학교에 다시 입학해야한다는 고은 선생의 지적은 정확하다”고 밝혔다.

고봉준 경희대 교수는 “한하운의 시편들 가운데 절대다수는 나병환자로서 자신이 겪어야 했던 사회로부터의 추방·배제의 부당함, 서러움, 고독감 등의 개인적 감정이 묻어있다"며 "이러한 소외감과 열패감을 ‘자연적 대상’을 통해 내적으로 회복하려는 생명에의 강조와 자연적 서정의 경향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피리’와 ‘파랑새’로 널리 알려진 한센병 시인 한하운은 부평을 중심으로 한센인 권익운동과 교육 사업을 벌이다 1975년 간경화증으로 타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