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교 무상급식, 정치적 논쟁으로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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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고교 무상급식, 정치적 논쟁으로 흘러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7.12.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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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쿤둥한 반면 자유한국당 적극적, 내년 지방선거 의식한 대응

    

 
인천지역 고교 무상급식을 위한 논의가 정치적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일 시교육청 내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서 고교 무상급식 문제를 중점 거론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중학교 무상급식을 결사 반대하던 인천시와 시의회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올해 중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을 전격 실시한데 이어 시교육청과 사전협의조차 없이 내년 고교 무상급식 추진을 발표하고 나선 것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인천시와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무려 3차례나 전액 삭감하면서 전면실시는 물론 학년별 단계적 실시, 강화중 한 학년 대상 한 학기 시범실시까지 막아오다가 올해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고 갑자기 고교 무상급식을 들고 나온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를 강하게 주장해온 것과는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유정복 시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예결위원들은 유정복 시장이 고교 무상급식을 먼저 제안한 것은 순수하게 교육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감 부재 상태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교육감이 없는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고교 무상급식을 제안하거나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민선 시장이 먼저 제안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이 보편적 복지에 부정적이고 선별적 복지를 강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다.

 이날 김성기 시교육청 교육국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인천시가 시교육청과 전혀 사전협의 없이 고교 무상급식 추진을 발표했고 사후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시의회가 시교육청이 편성한 예산을 삭감하고 고교 무상급식에 신규 편성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강행한다면 대법원 제소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예결의원들은 시교육청이 내년 고교 무상급식 총사업비 730억원의 분담 비율을 시와 군·구 80%(584억원), 시교육청 20%(146억원)를 제시한 것은 사실상 거부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매년 국비로 편성하는 고교 저소득층 무상급식비(116억원)를 빼면 시교육청은 30억원만 부담하겠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고교 무상급식에 무임승차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예결위원은 예산 절감 차원에서 경쟁 입찰을 통해 무상급식을 민간위탁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는데 익명을 요구한 한 예결위원은 “학생들에게 부실 급식을 하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중앙당의 입장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시쿤둥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적극 나서는 가운데 12일 시교육청 내년 예산안 계수조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의회는 시의 동의를 받아 내년 예산에 213억원(식품비와 시간제인건비 50%)의 고교 무상급식 지원비를 편성했으며 시교육청 예산에는 273억원(식품비와 시간제인건비 20% 85억원과 조리실무원 인건비와 운영비 100% 188억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지만 시교육청이 부동의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식품비와 시간제인건비(1일 2.5시간 초단기 계약 배식 도우미)의 30% 128억원은 10개 군·구가 부담할 예정이다.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시장·교육감)에 있고 시의회는 심의·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시의회가 삭감 예산을 예비비로 돌리지 않고 신규 또는 증액 편성하려면 집행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시의회가 시교육청 동의 없이 고교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강행하고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교육청은 재의요구에 이어 시의회가 재의결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한편 시교육청은 현재 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곳은 광역단체 중 강원도, 기초단체 중 10여 곳이라고 설명했는데 전남, 인천 등 2~3개 광역단체가 내년 고교 전체 무상급식을 확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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