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들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말 걸어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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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들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말 걸어올 때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18.04.02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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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 이상은 시인 초청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말을 걸어올 때 시가 탄생하다
 
제117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3월 31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이상은 시인을 초청해 열렸다.
 
이상은 시인은 2012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하여 2016년에 시집 ‘어느 소시오패스의 수면법’을 발간하였다. 이상은 시인은 1996년부터 굴포문학 동인으로, 2013년부터 인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이상은 시인은 ‘보이는 것들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말을 걸어올 때 그들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시를 쓴다고 들려주면서 첫 시집 ‘어느 소시오페스의 수면법’은 시의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다음에 낼 시집은 발랄하고 길이도 짧은 시로 채우고 싶다고 했다.

117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문인협회 회원들이 많이 참석해서 이상은 시인의 시낭송회를 빛내주었다. 이상은 시인은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시 창작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이날 시낭송회는 다락방의 아늑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따뜻하게 진행이 되었다.
 
118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4월28일(토) 오후 2시 김원옥 시인을 모시고 열린다.
 


 
해당화를 찾습니다
                                    이상은
 
 
바다에서 떠내려 온 한 떨기 유기견입니다
꽃으로 핀다지만 피어날수록 주먹으로 핍니다
그래서 바람에 집니다
바람은 쓸데없이 보자기로
나를 보쌈합니다
여기가 어딘지 이정표는
바람에 해진 글자를 받아쓰다
종종 맨발로 걸어갑니다
서서히 밝혀지리란 예언이 붉게 떠오르는 바다
수면이 중심을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해안도로는 섬을 데리고
낯선 얘기의 내력을 빙빙 돕니다
방파제 넘어 오는 향기는 지금 붉어
파도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니 오늘은 길을 만들지 않습니다
길이 없어 오도카니 나를 버리고 간
바람의 방향은 지금 안녕할까요
물고 뜯었던 이름이 자꾸 부릅니다
환청일까요 내일이 환청이라는 예보
들었지만 틀리겠습니다
겨우 서쪽의 안부가 붉어질 뿐
향기는 지금 공중의 빈 곳
벽보를 붙이는 일에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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