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매일 통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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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매일 통일이에요”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8.04.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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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북어울림교육연구회 이종숙(인천장도초등학교 교사) 회장 인터뷰



사람들이 통일을 말한다. 지난 주 ‘판문점 선언’을 전후로 전 세계인의 눈과 귀는 온통 한반도 통일에 쏠렸다. 4·27 남북정상회담은 끝이 났지만, 여운은 봄꽃향기보다 더 깊게 오래 머물고 있다. 2018년 봄에 남북은 ‘하나의 봄’으로 통일의 봄향기를 맘껏 발산하고 있다.

아이들과 통일을 준비하는 교사들이 인천에 있다. 이 조용한 움직임에 세계 유수 언론이 주목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소리없이 강한 힘으로 통일의 씨앗을 안으로 키우고 있다. 

남북어울림교육연구회(어울림연구회)는 지난 2012년 인천 남동구에서 싹을 틔었다. 보다 정확히는 남동구 논현주공 12·13·14단지 임대아파트 일대에 있는 장도초등학교와 논현중, 송천초, 동방초, 동방중, 남동고 등에 근무하는 교사 40여명이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 학교에 다니는 탈북 학생들은 100여명에 이른다.

이종숙(사진) 장도초등학교 교사는 2016년부터 3년째 회장을 맡아 이 모임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울림연구회’ 어떤 모임인가?
인천 지역은 탈북학생 거주 밀집 지역이다. 탈북학생 수의 증가와 이들의 성장에 따른 진학으로 탈북학생 지도에 대한 관심이 인천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탈북학생 교육은 선택적 사안이 아닌 필수적 사안이 됐다. 통일에 대한 관심확대와 맞물려 미래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이 되고 있다. 탈북학생교육과 진로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인천지역 탈북학생 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모였다.

- 왜 탈북학생인가?
남동구는 탈북자들이 모여 사는 집단 거주지이고, 부모와 함께 남으로 온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곳이기도 했다. 탈북자들은 남으로 오는 과정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겪기도 한다. 엄마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짠하게 애처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의 경우 학교 적응은 두 번째 문제고, 심리적으로 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가정형편이 온전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이다.

- 어떤 활동을 하는가?
‘교육연구회’이니만큼 탈북학생의 개별적 특성에 적합한 진로·진학 맞춤형교육 교수학습과정안을 만들어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 적응해 보는 교육활동을 한다. 통일교육을 포함해 이론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3년 전에 통일교육수업연구회를 만들어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해 진로체험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게 아이들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제 3국 출생 탈북학생을 위한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도 중요하다.

-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초·중등 탈북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다양한 어울림·상호이해 활동을 위해 놀이공원에도 갔다. 장수동에 있는 인천시청소년수련원에선 1박2일로 캠프도 열었다. 작년 12월엔 상급학교에 진급하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탈북 엄마들과 함께 학교에서 김장을 담그기도 했다.

- 어울림연구회 활동을 위해선 예산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인천시교육청에서 적극 도와주고 있어 다행이다. 작년에 1천200만원을 시교육청에서 도와줘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큰 힘이 됐다. 담당 장학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많이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고맙다.

- 힘들지는 않은가?
새로 오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와 말이 달라 언어소통 자체가 힘든 경우도 있다. 북한과 우리의 언어가 많이 달라서 벌어지는 일이다. 쓰는 어휘들이 많이 다르다. 시급히 통일이 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교직경력 27년차다. 잘 살고 있는 집 아이들은 교사가 없어도 잘 큰다. 하지만, 탈북 아이들처럼 어려운 아이들은 더 많은 손길이 가야 한다. 소망과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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