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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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 신은주
  • 승인 2018.06.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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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시인 故 최병구 추모

사람은 가고 없어도 남기고 간 인간 냄새에 모두 젖어들다
 


제119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5월 26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故 최병구 시인을 추모하는 시낭송회로 열렸다.
 
故 최병구 시인은 1924년 과천에서 출생하여 경기도와 인천에서 활동한 언론인, 시인으로 1981년 폐암으로 별세하기 전까지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오로지 순수한 열정만으로 문학잡지 ‘인천문학’을 창간하여 6집까지, ‘중앙문학’은 3집까지 발행하여 인천의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시집으로는 <원죄근처>와 유고시집 <버리고 간 노래>가 있다.
 
추모 시낭송회에는 최병구 시인의 지인들이 참석해서 함께 했던 추억을 들려주면서 최병구 시인을 모르는 사람들도 정이 많고 인간미 있는 고인이 어려웠던 시절에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학잡지를 창간했던 일이 얼마나 힘들고 또 의미 있는 일이었는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김동환 시인은 최병구 시인이 만드는 ‘인천문학’ 발행을 위해 원고청탁, 교정을 맡았지만 무엇보다도 출판비를 조달하는 심부름이 주 업무여서 인천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후원을 받았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고인이 만든 <인천문학> 잡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구연 아동문학가는 큰 상을 받은 자신을 위해 한 낮에 술을 사주고 돈이 없어서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던 일이 지금도 기억난다면서 정이 많은 분이었다고 추억했다.
 
신연수 시인은 도원동 꼭대기에 살던 고인의 영구를 밑으로 내려오던 일을 추억하면서 오늘‘황혼에 떠나는 내 영구차’를 낭송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시를 낭송했다.
 
허문태 시인은 인천에서 전설적인 인물이었던 고인과의 전설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 파출소 앞을 개소리를 내면서 함께 통과했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배다리 시낭송회는 초청시인과 함께 하는 시낭송회, 추모시낭송회, 참석자들의 창작시와 애송시로 진행되는 시낭송회로 진행되고 있는데 추모시낭송회는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시간이어서 더 의미가 있는 시낭송회였다.
 
 
120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18년 6.30(토) 2시에 초청시인 없이 ‘나도 시인이 되는 날’로 참석자들의 창작시와 애송시로 진행이 된다 .
 


삶의 노래
                       최병구
 
입김 서리는
유리창 밖에
어데서 자고 온 새 한 마리
눈 덮인 처마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
 
세상이 얼어 차가운 아침
작은 몸짓으로
앙징스리 꼬리를 치며
두텁게 얼음 언 세상에
그 작은 목소리를 높여
삶의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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