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항쟁, 재일조선인으로 살아야 했던 김시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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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항쟁, 재일조선인으로 살아야 했던 김시종 시인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8.07.0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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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여름호' 출간

<자료, 사진 = 인천작가회의 제공>

 
-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의 정도상 소설가와의 대화
-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김시종 시인의 국내미발표작 최초 공개 



인천작가회의가 문학계간지 [작가들] 여름호(통권 65호)를 출간했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 회담까지, 지금의 한국 사회는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공존을 위한 장을 열고 있다.

이번호 [작가들]은 완고한 세계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며, 해방 이후 남북으로 갈린 혼란 속에서 벌어진 제주 4·3 항쟁으로 일본에 밀항,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김시종 시인 특집을 실었다. 일본에서는 시집으로 발행되었으나 국내에서는 번역되지 않아 소개되지 못했던 [이카이노 시집]과 [잃어버린 계절] 중 10편의 시를 발췌했다. 가게모토 츠요시는 지금 김시종 시인의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연대와 생활의 감각으로 풀어낸다.

한편, 지난호에서 김종삼 작품 발굴을 다룬데 이어 다시 한 번 김종삼 시인 특집을 마련하였다. 이민호는 기존 김종삼 전집이 지닌 장단점과 비교하여 [김종삼정집]의 발간 의의를 다루었다. 조은영은 김종삼 시인의 장녀인 김혜경을 인터뷰하여 딸이 기억하고 있는 김종삼 시인의 평화로운 세계를 이끌어내 보여준다. 박시우는 김종삼 시의 음악적 특징들을 날카롭게 분석하여 김종삼 시인이 시를 통해 구현한 음악적 세계를 다루고 있다. 전상기는 산문을 통해, 시와 산문의 통일이라는 김종삼 시인의 시적 실험을 읽어낸다.
 
남북 관계 개선과 변화의 문턱에서 <담담담> 코너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의 정도상 소설가를 만났다. 2005년부터 상임이사 활동을 해온 그는 소멸 가능한 언어를 보존하고, 남북한의 이질성과 차별을 막아내는 첫 번째 일로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강조한다. 또한 한국 사회 내부의 남남 갈등과 시민사회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달라진 국제 정세 속에서 요구되는 변화를 통찰하고 있다.

<비평> 코너에서 이진경 평론가는 김시종 시인의 국내 미발표 시집인 [화석의 여름]을 중심으로 어긋남의 공간에 대해 철학적 사유를 펼쳐보였다. <우현재> 코너에서는 송학사라고 불리던 군 기무부대 건물의 역사와 변화를 살펴본다. 유광식은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늘이었던 공간의 변모를 통해 역사적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요구되는 노력을 모색했다. <민중구술> 코너에서는 제주에서 매해 진행되는 ‘4·3 증언본풀이 마당’ 중 2017년과 2016년에 증언된 발화 일부를 발췌하여 실었다. 송복희, 양농옥, 송영호, 허영회 등 피해 생존자의 증언을 통해 국가 폭력의 실체와 당시 상황에 보다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호 창작란에 실린 김세희 소설가와 황경란 소설가의 신작 단편은 우리 삶의 맥락을 핍진하게 재현하는 한편 진지한 성찰을 이끌고 있다. 시란에서는 황인숙, 이경림, 오석균, 박인자, 김박은경, 권오영, 김시언, 주민현 시인의 날카롭게 벼려진 신작을 통해 삶의 연륜과 세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만날 수 있다. <노마네>에서는 송선미, 김성민의 동시와 이진 작가의 청소년 소설로 채워졌다. 최원식, 홍명진, 아서 프랭크의 신작을 꼼꼼하게 읽은 정진오, 양재훈, 강수환의 서평도 지면을 풍성하게 하였다.

[작가들]을 여는 <시선>의 ‘Water Fence Gate Road’는 섬의 고립된 낭만이미지를 탈출하려는, 닫히면서 열리는 섬의 욕망을 가시화한다. 한국문학 역시 이제는 그 자신의 고립된 이미지에 머물러 낭만화된 방식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내적인 추동에 의해서든, 역사적이고 외적인 변화의 요구에 의해서든, 한국문학은 새로운 현장과 가능성으로 열려 안과 밖을 아우르며 성찰되어야만 한다. 352쪽.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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