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7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상태바
제 127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19.03.31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청 시인 이 권, 손병걸 시인 기타 연주도
제 127 배다리 시낭송회 - 이 권 시인 초청

 
낮은 자들을 향한 연민이 따뜻한 시로 태어나다
 

제127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3월 30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이 권 시인을 초청해 열렸다.
 
이 권 시인의 본명은 이정권으로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을 했고 시집 <아버지의 마술> <꽃꿈을 꾸다>를 발간했다. 31년 동안 철도노동자로 근무를 하고 퇴직을 한 이 권 시인은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권 시인의 시는 관념적이지 않고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의 삶을 그리고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시인이 길 위에서 만난 공간과 사람, 사물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만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연민의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들은 깊은 울림을 준다.
 
127회 배다리 시낭송회에 손병걸 시인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어 봄비 내린 촉촉한 3월의 마지막 봄날을 더 빛내주었다. 이 권 시인의 시낭송회를 축하해주기 위해 최종천, 문계봉 시인도 참석을 했다. 서점에 왔다가 시낭송하는 소리에 이끌려 우연히 올라온 부부는 시다락방을 처음 만난 감동을 소중한 추억으로 안고 돌아갔다.
 
128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19년 4월27일(토) 오후 2시에 故 문익환 시인의 시를 낭송한다.

 

주객전도
 
                               이 권
 
 
 
 
가정오거리 뉴타운 재개발지역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마을을 떠나자
 
골목은 길을 버리고
하늘채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가 되었다
마당은 화단을 버리고
하늘로 올라가 옥상이 되었다
 

 
대신 아이비와 스킨답서스가
집 안으로 들어와 넝쿨을 뻗어갔다
 
아궁이는 연탄집게를 버리고 주방으로
들어와 가스레인지가 되었고
수도펌프는 마중물을 버리고
벽을 타고 올라와 싱크대 수도꼭지가 되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
아빠와 엄마가 집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를 않았다
 
아빠는 아예 술집에 발목을 심었고 엄마는
카바레에 뿌리를 내렸다 다 마당과
골목을 하늘채 아파트에 빼앗긴 탓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