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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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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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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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오늘날 전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국가 경제는 활발하게 성장했으나 현실에서 성장의 보상의 상당 부분, 아니 거의 대부분이 상류층에게만 돌아간 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고 로버트 라이시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1970년대 말 미국인 총소득에서 최상위 부유층 1퍼센트가 가져가는 비율은 9퍼센트에 못미쳤다. 그러나 이후 소득격차는 더 벌어져서 2007년경 상위 1퍼센트가 가져가는 비율은 23.5퍼센트에 달했다.

이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결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코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한국인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제적 스트레스가 오랬동안 지속되면 국민들은 분노하고 좌절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이런 격렬한 감정들은 좌익이든 우익이든 사람들의 적의와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가들의 이용도구가 될 수 있고, 그 결과 극단적인 국가주의와 전체주의, 외국인 혐오, 불관용, 또는 그보다 더한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민주주의 제도 그 자체가 희생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경제문제의 핵심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해법을 저자의 말을 통해 알아보자.

저자는 1930년대 대공황의 주요 원인으로 "극소수가 대다수 국민들의 구매력을 흡수해버린 것이 진짜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1930년대가 가르쳐준 큰 교훈인 " 소득 분배가 적정 수준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면 경제 조직을 재구성 해야 폭넒은 중산층이 충분한 구매력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가 부자들의 커넥션에 휘말려 있기에 더욱 상황을 악화시기고 있다고 한다.

그럼 이러한 해석의 근거를 살펴보자.

일반적인 미국인의 임금은 2008년 붕괴에 이르는 30년동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거의 오르지 않았다.오히려 감소하거나 적어졌다.

미국 경제가 30년전보다 작아졌는가? 오히려 엄청나게 커졌음을 감안한다면 임금은 매우 적어졌다. 그러면 그 경제의 증가분은 어디로 갔는가? 상위 1퍼센트가 총소득에서 차지하면 비율이 1928년과 2007년 모두 23퍼센트라는 점을 보면 상황은 명확해진다.

상위 1퍼센트의 총소득에에서 차지하는 몫은 1930년대 16~17퍼센트, 1940년대 11~15퍼센트, 1950년대와 60년대 9~11퍼센트, 1970년대에는 8~9퍼센트로 저점을 찍었다가 1980년대 10~14퍼센트로 1990년대에는 15~19퍼센트로 상승하기 시작해 마침내 2007년에는 23퍼센트로 고점을 찍은 후 2008년에 대불황이 온것을 보면 부의 편재가 갖는 의미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

1929년의 대공황 이후 1940년대부터 30년간 유례없은 호황과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살펴보면 불황과 호황이 어떤 맥락에서 발행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1934년 11월부터 1948년 4월까지 연준 의장으로 재임한 매리너 애클스가 통찰한 내용을 보자.

" 대량 생산이 대량 소비와 동행해야 할 때, 대량 소비는 다시 부의 분배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기존의 부가아닌 현재 생산되고 있는 부의 분배 말이다. 그래야 국가의 경제 조직이 공급하는 재화와 용역의 양에 상응하는 구매력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1929~1930년의 미국에서는 그런 종류의 분배가 달성되기는커녕, 거대한 흡입 펌프가 작동해 당시 생산되던 부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소수의 손에 안겨주었으며, 이는 그들의 자본 축적을 도왔다. 대량 소비자들의 손에서 구매력을 앗아감으로써 자본가들은 그들의 즉, 자신들의 생산품에 대한 효과적인 수요까지 없애버린 셈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마치 포커 게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소소의 플레이어에게 칩이 집중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다른 플레이어들, 즉 여타의 국민들은 돈을 빌려야만 게임에 계속 참여할 수 있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신용이 바닥나자 게임은 중단되었다."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현실에서 살펴보자.

국민들은 임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활의 안정을 위해 다음의 세가지 대응 매커니즘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게 되었다.

첫째, 여성 노동인구의 증가 즉, 남성 근로자의 임금 정체 또는 하락으로 인해 가계가 타격을 입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둘째, 근로 시간의 증가 즉, 부족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하기 시작했다.

셋째, 위 두가지로도 버틸수 없게 되자 저축을 줄이고 빚을 늘리는 것이었다.

셋째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가 거품의 붕괴이며 불황과 공황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1914년 포드자동차의 헨리 포드는 근로자들에게 1일 8시간당 5달러의 임금을 지불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당시 일반적인 근로자들이 받는 금액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임금이었다.

이 조치를 두고 미국의 많은 언론과 자본가들은 포들을 미친놈이거나 사회주의자 또는 경제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이후에 포드 자동차의 이익은 1914년 2천 5백만 달러에서 2년 후에는 5천 7백만 달러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포드는 현대 경제의 핵심적인 논리를 이해한 자본가 였다. 즉 " 근로자는 곧 소비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일자리 개수가 아니라 임금이라는 점이 명백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해법이 있음에도 주기적인 공황과 불황이 닥쳐오는 이유는 막강한 경제적 세력가들이 경제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데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는데 문제의 핵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적 재산인 정치권력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되는 순간 타락하고 사악해지고 만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소득과 부의 거대한 격차는 정치적 불안정을 낳았기에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의 9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1. 역소득세 정책을 실시한다.

2. 탄소세를 부과한다.

3. 부자들의 한계세율을 인상한다.

4. 실업 대책이 아닌 재고용 대책을 세운다.

5. 소득수준에 따른 학교 바우처 제도를 실시한다.

6. 학자금 대출과 향후 소득을 연결시킨다.

7. 전국민 메디케어 정책을 실시한다.

8. 공공재를 활용한다.

9. 정경유착을 지양하고 깨끗한 정치풍토를 마련한다.

문제의 원인과 그 과정에 대한 냉철한 해석은 읽는 동안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반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은 저자 본인도 비현실적인 망상이 아니라고 비판자들의 비판에 대응한다.

안 그러면 우익이든 좌익이든 극단적인 반동적 정치가 나온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 책의 독자는 누구여야 할까. 바로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이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일반인들도 자기의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알아야 문제 해결에 어떻게 나서야 할지 판단할 있을 거 같다.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로버트 라이시/ 김영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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