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만에 송환' 북한주민 27명 인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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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만에 송환' 북한주민 27명 인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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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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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손 잡고 - 해군 함정 승선


지난달 5일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귀순자 4명을 제외한 27명이 서해상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27일 오전 인천을 출발했다.

그동안 주민 27명이 머물던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는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7시10분 부대 안에 마련된 해군 함정 부두에선 양손에 생수와 보따리 등을 든 병사들이 4번 잔교에 정박한 함정까지 짐을 실어 날랐다. 트럭 1대도 부대와 함정을 오가며 짐을 옮겼다.

이어 군 관계자로 보이는 10여명이 부두에 나타났다. 버스 1대와 승용차 2대가 천천히 부대에서 나와 잔교 앞에 멈췄다.

오전 7시37분 버스에서 북한 주민 4명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여성이었다. 회색 안대로 눈을 가렸고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있었다. 출발 장소가 보안시설인 군 기지여서 눈을 가린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우리측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잔교 위로 발을 내디뎠다.

남자와 여자가 섞인 10명이 버스에서 내렸고, 일부는 고개를 숙였고 일부는 서로 팔과 어깨, 손을 잡은 채 함정을 향해 걸어갔다.

일부 언론에 공개될 때 입었던 분홍색 점퍼 차림은 아니었고 대체로 검은색, 회색, 갈색 등 어두운 계열의 점퍼들을 입었다. 일부 여성은 목도리와 머플러, 모자 등을 착용했다.

주민들은 잔교 맨 끝에 정박해 있는 해군 함정에 차례로 승선했다.

이어 10분 정도 간격을 두고 오전 7시49분 버스에서 주민 13명이 또 내렸다. 역시 안대로 눈을 가렸고 손에 손을 잡은 상태였다. 일부 주민은 손으로 안대를 살짝 들어 앞을 내다보기도 했다.

우리측 관계자들은 버스에서 함정으로 이동하는 주민들 옆에서 호위했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걷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린 지 약 20분 만에 승선을 완료했다. 주민들이 해군 함정에 탑승하자 출항 준비를 마친 함정 337호와 297호가 부두를 떠났다.

남측 관계자들은 떠나는 함정을 향해 이마에 경례를 붙였다. 해군 부두 바로 옆에 있는 인천해양경찰서 부두에서 미리 출항, 바로 앞에서 대기 중이던 해경 함정 3008함과 1002함이 해군 함정들이 출항하는 모습을 배웅했다.

북한 주민 27명은 해군 함정으로 연평도 인근까지 이동, 자신들이 남하할 때 타고온 5t짜리 목선을 타고 오후 1시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상에서 북측에 인계될 예정이다.

남과 북은 지난 15일 27명을 서해상으로 송환하기로 합의했으나 선박 고장과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송환이 지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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