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대한항공, 인천 연고팀 첫 남녀 동반 통합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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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대한항공, 인천 연고팀 첫 남녀 동반 통합우승 도전
  • 최림 객원기자
  • 승인 2023.03.29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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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도로공사, 현대캐피탈 상대로 5전3선승제 챔프전
두 팀 모두 시즌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앞서 자신감
닮은 듯 달랐던 정규리그 행보... 외국인 사령탑 공통점도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2022~2023 V-리그 여자부 고별전이 열렸던 지난 3월 19일 인천삼산체육관 전경. 이날은 이미 순위가 결정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벌어졌임에도 시즌 최다인 6,110명 관중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챔피언 결정전이 막을 올리는 29일에도 만원 관중의 응원이 흥국생명 선수에게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드디어 인천이다.

지난 22()부터 시작돼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는 봄배구’  무대가 오늘(29)부터 인천으로 옮겨진다. 모든 배구 팬의 눈과 귀는 이제 자연스레 인천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시즌 챔피언을 가릴 53선승제 경기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과 계양체육관에서 시작된다.

정규 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인천 연고 팀 여자부 흥국생명과 남자부 대한항공이 이제 코트에 나선다.

먼저 도드람 2018~2019 V-리그 이후 네 시즌 만에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여자부 흥국생명은 공교롭게도 당시 챔프전 상대였던 한국도로공사를 다시 만났다. 5경기 중 3번을 먼저 승리한 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이 기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당시 흥국생명은 1패를 안았지만, 세 번을 먼저 이겼다. 첫 경기(세트 스코어 3:1) , 두 번째 경기(0:3) , 세 번째 경기(3:2) , 네 번째 경기(3:1) . 네 경기에서 승---승을 거두며 흥국생명이 3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흥국생명으로서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이번 역시 같은 결과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오랜 외국 생활로 V-리그 우승에 목말라 있는 김연경으로선 이번 챔프전을 우승 갈증을 해소할 다시 없을 기회로 여기고 칼을 갈아 왔다. 팀 에이스로서, 대들보로서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코트에서 환호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그림이 제대로 그려진다면 올 시즌 이미 6번의 라운드 중 4MVP가 됐고, 정규 리그 또한 최우수선수가 유력한 상황에서 챔피언 결정전 MVP도 움켜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와의 정규 리그에서 6번 맞붙어 5번을 이겼다. 16세트를 따냈고, 8세트를 잃었다. 맞대결에서의 승점은 13점을 얻었고, 5점을 내줬다. 정규 리그 전적은 포스트 시즌에서는 그저 참고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지만 흥국생명 선수들로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다만 그 1패가 찜찜하다. 이번 시즌 유일한 패배가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기 때문. 지난 37() 마지막 맞대결인 6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이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박정아(22), 캣벨, 배유나(이상 15), 정대영(11) 등 무려 네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 코트를 유린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23), 김연경(16) 두 선수만이 10점 이상을 득점하며 단지 첫 세트를 따냈을 뿐이다. 패배에 대한 핑곗거리를 찾자면 최근 팀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한 이원정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

따라서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정규 리그 막판부터 휴식과 치료 등 컨디션 조절에 전념한 이원정 세터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또 김연경과 옐레나 쌍포가 건재하다는 전제 아래 상대에게 비교적 약세 포지션으로 평가받는 미들 블로커 라인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우승 고지 등정의 난이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한항공 배구단 제공)
지난 16일 정규리그 홈 고별전이 끝난 뒤 주전 세터 한선수가 팀 선수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한선수는 물론 뒤에 있는 선수들도 얼굴 표정에서 정규리그 1위 팀 멤버다운 여유가 묻어난다. (사진=대한항공 배구단 제공)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3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에서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며 챔프전에 올라 온 현대캐피탈을 만난다. 정규 리그 2위였던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4)을 맞아 매 경기 불꽃 튀는 혈전을 벌이며 팬들의 환호 속에 21패를 거둬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파트너가 됐다.

이틀 간격으로 열린 플레이오프 세 경기 중 두 번의 풀세트 접전과 1번의 4세트 경기를 통해 상대를 누른 만큼 기세와 분위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접전을 벌인 만큼 체력 소모가 큰 것은 자명한 일.

대한항공으로서는 지난 28() 플레이오프 3차전 뒤 이틀 만에 열리는 챔피언 결정전 1차전(30)에서 현대캐피탈을 쉴 새 없이 몰아쳐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 역시 흥국생명 만큼 상대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하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 정규 리그에서 51패를 기록했다. 16세트를 따내는 동안, 6세트를 내줬다. 맞대결에서 승점 14점을 얻었고, 4점을 줬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 링컨, 정지석, 곽승석, 김민재, 김규민, 정한용, 임동혁 등 정규 리그 1위를 이끈 멤버들이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면 대한항공으로서는 3년 연속 통합 우승의 대업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대캐피탈로서는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적으로 불리한 것 외에도 정규리그 막판 부상으로 봄 배구 코트에 나설 수 없는 주포 전광인의 부재가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규 리그 1위로서 챔피언 결정전 직행이라는 어드밴티지를 얻은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은 약 열흘 동안의 브레이크 타임을 통해 적절한 휴식 등 체력 안배와 상대 팀 전력 분석,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을 맞췄다. 또 로테이션 변동에 따른 각종 공격과 수비 등 보강 훈련을 진행했다. 1위 팀으로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흐름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 온 팀을 맞을 준비를 했다. 또한 기선 제압에 중요한 챔피언 결정 1, 2차전을 홈 코트에서 열광적인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인천 연고 남녀 팀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사상 첫 동반 통합 우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두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흥국생명으로서는 두 번째 동일 연고지 남녀 팀 동반 통합 우승을 경험하게 된다. 참고로 흥국생명은 천안을 연고지로 삼았던 지난 2005~2006 V-리그에서 현대캐피탈과 함께 동일 연고지 사상 첫 남녀팀 동반 통합 우승을 기록 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2009~2010 시즌부터 인천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정규리그 대부분을 2위로 보내다 막판 스퍼트로 1위 테이프를 끊은 흥국생명, 반면 정규리그 내내 1위를 달리다 며칠 2위로 내려갔다가 끝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대한항공. 닮은 듯 다른 정규 리그 행보를 보인 두 팀은 공교롭게도 V-리그에서 유이한 외국인 사령탑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규 리그 막판 합류한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는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리그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었다. 만일 두 팀이 우승하게 된다면 V-리그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의 남녀 동반 통합 우승의 진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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