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애완견을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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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애완견을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 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2.03.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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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뭘 하는 곳?] 유기견 수호천사 '한국반려동물사랑연합'


지난해 가수 이효리가 '유기견 수호천사'로 나서면서 유기견 입양을 돕기 위해 반려견 '순심이'와 달력모델을 자처하며 화보를 찍고, 그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을 돕는 일에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그 후로 버려진 유기견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가 애정을 갖고 각별한 사랑을 쏟는 강아지 순심이는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한쪽 눈을 잃어 다른 예쁘고 잘생긴 강아지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입양을 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유명 연예인들이 버림을 받은 유기견들의 엄마를 자처하면서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유기동물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나 자연사로 죽음을 맞기도 하지만, 절반 정도는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서 안락사로 죽어가기도 한다.

사람과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며 마음의 상처를 받는 동물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나누고 보살펴 주는 '유기견 천사의 집'이 있다. 바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한국반려동물사랑연합'이다.

이 단체는 유기견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모임.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유기견들의 현실을 함께 나누며 빨래와 목욕, 청소 등 궂은 일을 하며 동물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이곳에 들어오는 유기견들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버림을 받고 위축되어 있어 사람들의 손길을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사람들의 진심어린 따뜻한 보살핌 속에 마음을 열게 된다.

정은화 대표(47, 남구 용현동)는 이렇게 말한다.

"12년 전 유기견 보호소로 봉사를 다니다가 2008년부터 모임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때 개인적으로 집에서 유기견 몇 마리를 보호하고 관리를 했는데, 점점 숫자가 늘어나니까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같은 사람들과 단체를 만들어 꾸려나가고 있어요. 어려움이라면 아무래도 후원금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재정적인 고충이 따르지요. 보호소도 안정적이지 않아서 걱정이 많아요."

안락사를 당하는 유기견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학대를 받는 유기견들에게 새 삶을 주는 안락사 없는 이 보호소에는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모두가 슬픈 사연을 가진 유기견들이 사랑의 손길을 통해 상처를 받은 마음을 치유 받고 있다.

봉사자 김혜경씨(63,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는 "4년 전 기르던 애완견이 죽으면서 우울증이 왔어요.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에 빠졌을 때 우연히 이곳을 알게 돼서 봉사를 하게 되었지요. 그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하고 있고 여기서 2마리 입양해서 예쁘게 기르고 있어요. 동물도 사람과 같아서 사랑을 주면 예뻐지고 순해지고 말도 잘 듣게 돼지요."라며 핸드폰에 저장한, 자신이 기르는 입양견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애완견 입양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인터넷 카페에서 신청을 해야 한다. 입양할 주인 자택사진과 가족 동의, 서류심사,  전화상담 등을 거쳐 자격을 갖춘 사람만 입양을 할 수 있다.

입양을 한 사람은 의무적으로 한 달에 두 번씩 '반려일기'를 쓰면서 회원들 간에 서로 상태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소식이 없으면 회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입양견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시보호소에서 정해진 기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를 받게 될 경우 이곳으로 데려와 기본 검사를 마치고 예방접종과 미용을 시킨 후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대표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을 받은 후에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으면 좋겠어요. 강아지도 하나의 인격으로 봐주고 악세사리 같은 애완견보다는 반려동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라며 '신입생' 강아지들을 둘러본다.

이초롱씨(25, 남동구 만수동)는 "이곳에서 일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명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안락사를 당할 번한 생명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줘 보람을 느껴요. 얼마 전에는 숨 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테이프로 꽁꽁 붙인 상자 안에 강아지 세 마리를 담아서 이곳에 버리고 간 사람이 있었어요. 너무 불쌍하고 가여웠어요. 사람들도 동물한테 위로를 받는 게 많잖아요. 동물들한테도 사람에게 하듯 사랑을 쏟으며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사료를 그릇에 담는다.

봉사자들은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목욕을 마친 강아지들을 감기에 걸릴세라 수건으로 감싸 안고 따뜻한 바람으로 정성스럽게 털을 말리며 사랑으로 교감을 한다.

정다혜씨(25, 부평구 십정동)는 "그냥 강아지가 좋아서 봉사하러 왔다가 지금까지 3년 넘게 일을 하고 있답니다. 강아지마다 이름이 있어요. 이름을 여러 번 불러주면 새로운 이름을 기억해서 잘 따르지요. 가장 마음 아플 때는 입양을 갔다가 다시 버림을 받고 이곳에 올 때죠. 그럴 때는 또 버림과 상처를 받아서 너무 불쌍하고 화가 나요."라며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 듯 눈물을 글썽인다.

이들은 동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동물보호소에 대한 중요성을 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올바른 동물보호문화가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다.

'반려견은 우리의 가족,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라고 써 붙인 글이 이들의 동물사랑을 말해준다.

사람들의 지속적인 동물사랑과 관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한국반려동물사랑연합 입양문의 : 032)461-7004 www.akc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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