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정부 지원 고졸 취업자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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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정부 지원 고졸 취업자 '부작용'
  • 양영호
  • 승인 2012.06.20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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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론 '저임금 일자리 만들고 비정규직 양산' 지적

취재 : 양영호 기자

최근 청년층 실업률이 20%를 웃돌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대기업은 내년 채용에서 적극적으로 청년 일자리 확충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고졸 취업자를 늘려 고용문화 개선을 이끌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부의 고졸 채용 정책이 질 낮은 단순 처리 일자리에 집중돼 비정규직을 양산할 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내년에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신규채용자 중 고졸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또 올해 3.4%에 그쳤던 신규채용 시 고졸자 비중을 내년에는 20%로 확대한다고 했다. 내년도 시행성과를 토대로 향후 5년 이내에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청년인턴도 현행 37.5%, 4%에서 각각 50%와 20%로 늘린다고 한다. 

아울러 입사 후 대졸자와 차별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 입사 후 대학진학 시에는 학비를 지원하고, 승진-보직 등에서 대졸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도록 '열린 승진제'를 정착시키기로 했다.  

2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취업역량 제고 사업 예산(특별교부금) 24억9천만원을 지원받고 고졸 취업을 위해 쓰인다. 특별교부금으로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취업기능강화사업, 취업지원관 및 산업체 우수 강사 채용 등 인력지원사업, 특성화고 취업지원센터 지원사업, 수업선진화 지원사업 등에 사용한다. 

특히 올해는 특성화고와 시·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에 취업지원관을 배치해 일선 학교의 취업업무를 지원하는 사업이 새로 추가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원받은 예산으로 고졸 취업 분위기를 정착시켜 특성화고를 취업중심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은 2013년까지 신규 채용 인원의 5.7%인 고졸 비율을 13.2%까지 높인다고 밝혔고, 기획재정부는 4%에 불과했던 고졸 청년 인턴을 내년까지 20%로 올리기로 했다. 30대 기업도 고졸 채용 인력을 내년까지 3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고등학생 A양은 "대학교에 들어가도 취업을 못하는 이를 많이 보았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도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먼저 고졸 채용의 가장 큰 문제로 비정규직 양산이 지적된다. 정부의 고졸 채용 정책은 질 낮은 일자리에 맞춰져 사실상 비정규직을 창출할 뿐이라는 것이다.  

취업 시 정규직으로 채용됐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진급과 인사에서도 고졸 취업자보다 대졸 취업자가 여전히 좋은 대우를 받아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고졸 채용은 가시적으로 고졸에게 좋은 일자리를 구해주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저임금 일자리를 창출한다"라고 지적했다. 

고졸 취업자를 늘려 과잉학력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졸 채용 비율이 높아지면 대졸자 채용에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채용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고졸 채용 비중을 늘리니 대졸자 입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대학을 다니는 B씨는 "일자리 증가가 동반되지 않은 고졸 채용 증가는 대졸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인천지역 고졸 취업률은 전체 24.6%이며, 일반고·특목고·특성화고·자율고 등 고교별 취업률은 5.0%, 18.5%, 68.0%, 0.0%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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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kdcks 2012-06-22 10:04:02
박사가 되도 실업자,무직자가 되기 십상인 세상이다. 대기업 공기업이 문제가 아니라 중소기업의 문제도 있다 고졸이면 어떠냐 어차피 일은 숙련이고 경험이고 적성이다. 대학다니고 싶은자는 다니는거고 고교졸업후 직업을 갖는게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사회라면 뭐가 문제인가 내 경우 대학2군데 중퇴했다 사는데 대학 나오시고 배나오신분들보다 일잘했다 지금도 잘 살고 있고...학력 철폐 실력인정이 튼튼한 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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