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항로 수심을 더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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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 항로 수심을 더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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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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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인천시 '2m 줄다리기' … 대형 컨테이너선 수심 16m 넘어야 접안


지난 11일 (사)인천항발전협의회 주최로 열린 '인천항 발전을 위한 조찬 간담회'에서 인천지역 국회의원 등은
 "인천항 발전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이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시와 국토해양부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송도에 건설 중인 새 항구의 수심을 놓고서다. 14m냐, 16m냐가 관건이다.

2m 차이에 무슨 문제가 있냐 싶지만 인천 항만업계에선 '사활'을 걸고 있다. 국토부도 5000억 원대 추가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라 물러서지 않고 있다.

21일 인천시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오는 2014년부터 송도국제도시에 6척의 컨테이너선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규모의 인천항 신항만(인천신항) 1단계 시설이 개장한다. 부두 시설은 갈수록 대형화하는 세계 컨테이너선 업계의 흐름대로 최대 10000만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 입항할 수 있고 부두 수심도 16~18m가 확보될 예정이다.

문제는 부두로 들어가는 항로 수심이 14m로 계획돼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인천 신항에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선박의 규모는 4000TEU(총톤수 5만t)급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들은 항로 수심이 16m가 넘어야 부두로 접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 항만업계와 인천시는 2m를 더 준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항로 수심 14m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중국과 미주ㆍ유럽을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정박하지 못해 인천항이 Feeder항(보조항구)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현재 닝보ㆍ다롄 등 북중국항에서 유럽으로 운항중인 선박은 8000~1만TEU급이 대부분이다. 북미행 선박의 경우도 파나마 운하 폭이 넓어지는 2014년 말 이후 8000TEU급이 주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인천 항만 업계는 또 부산항ㆍ광양항으로 몰리고 있는 수도권ㆍ충청ㆍ강원 등 중부권의 물량을 인천항으로 유치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볼 때 물류 비용을 줄여 한국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도 들고 있다.

이귀복 인천항 발전협의회장은 "인천신항 조기 활성화를 위해선 항로 수심 16m가 확보돼야만 한다"면서 "현재 인천신항 계획은 마치 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을 오라고 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시장도 이달 초 권도엽 국토부 장관을 만나 "원양항로 선사 유치 마케팅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이 추진중인 인천항 접근항로 실시설계용역에 계획수심을 16m로 반영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재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5000여억 원대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향후 물동량이 늘어날 경우 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강범구 국토부 물류항만실장은 지난 11일 인천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신항 항로를 더 준설하려면 약 57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투입된다"면서 "증심과 관련해 관계 부서와 대책을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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