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입주 거부 사태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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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입주 거부 사태 계속될 것"
  • 양영호
  • 승인 2012.06.28 05: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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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사흘 앞둔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 '깊은 한숨'


취재 :양영호 기자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왔지만 끝까지 지켜봤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분양가보다 싸게 집을 내놨는데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으니 암담하다. 지금 영종하늘도시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사기를 당한 기분만 든다."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계약자 절반 이상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 건설업체가 합작한 사기극이다. 소송을 해서라도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

27일 입주를 며칠 앞두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다 만나게 된 입주 예정자들이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낸다.

영종하늘도시는 7월 동보주택건설 584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1만40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영종하늘도시 일대는 한산하고 황량하기까지 했다. 이미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으로 입주 거부를 밝힌 상태다. 거리는 조용하고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집을 둘러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규모 신도시에 그 흔한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병원, 은행도 없고 도로 상태도 온전하지 않으니 황량할 수밖에 없다.

2009년 청약 당시 '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종하늘도시의 인기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기반시설마저 거의 없는 데다 영종브로드웨이와 밀리노디자인시티 등 예정된 개발 사업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입주민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는 "영종하늘도시 입주민이 집단적으로 정부, 인천시, 건설업체에 소송을 걸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부분 입주자들의 집단 입주 거부 사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만난 영종하늘도시 입주민 김일호씨(48)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아파트 입주 시기만 잡아 놨는데, 입주를 한다고 해도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할 게 뻔한데 누가 입주를 하겠다고 하겠나"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왜 입주를 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오모씨는 "처음 입주가 확정 됐을 때는 로또가 된 것처럼 기뻤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망연자실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영종도-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도 국토해양부와 기존 인천대교 운영사와의 협약 때문에 착공조차 못해 입주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 아니다.

김석호 영종하늘도시 부동산 중개인은 "편의시설이 없고 제3연륙교 건립이 정부 반대로 난항을 겪으면서 다시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집을 알아보는 사람은 보기 힘들어졌다"라고 하소연한다.

그는 "계약금(10%)을 포기하고 중도금 대출 이자(전용면적 84㎡형이 약 1600만원)까지 대신 내주겠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제3연륙교의 경우 (주)인천대교측에 보전해야 할 손실액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인천시, LH 등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협의를 하고 있지만, 이 손실보전금액이 엄청난 규모여서 아직도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가 영종 주민들에 보조하는 교통지원금도 당장 내년 4월이면 종료될 예정이어서 편도기준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은 7700원, 인천은 3700원,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5800원을 내야 한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선 문제가 더 커진다. 영종하늘도시에 초등학교는 9월에야 개교한다. 또한 중학교는 아파트 단지에서 6㎞ 떨어져 있으며, 10㎞ 거리에 있는 고교는 내년에야 문을 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입주를 앞두고 기반시설과 편의시설도 확충해 입주율을 높이고 주민들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한다. 영종하늘도시 건설사 협의체는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동보 노빌리티와 우미 린, 한라비발디파크 등 8개 단지에서 9천여 가구 주민을 위한 도로와 생활편의시설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에게 이런 방침은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허함이다.

오씨는 "이제 와서 무슨 대책을 내놓은들 주민들이 귀담아 듣겠냐"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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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dcks 2012-06-29 06:49:52
한심함의 극치다. 분양가 보다 싸게라도 내놓으려는 사람들 말이다.
이미 살집이 있다는 애기가 아닌가 말이다. 그래 놓고 살만하니 마니 한다면 ....
뭐 건축 허가를 내준 당국의 책임도 있겠지만 우리동네 남동구는 더 한 경우도 있다 빌라 오피스텔 .등 복합건축물을 높이 제한지역임에도 허가해주어 공사기간중에 교통과 소음등 환경문제가 심각함은 물론 입주후 20여가구 이상이 주차장이 없는 상황이 되는 이런 경우도 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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