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주사를 맞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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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주사를 맞을까, 말까?
  • 김석중
  • 승인 2012.08.1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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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석중 / 평화의료생협 평화의원 원장


당뇨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혈당 조절이 잘 되길 바란다. 혈당 조절이 잘 되어야 당뇨 합병증을 막을 수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당뇨 환자들은 얼마나 혈당 조절을 잘 하고 있을까?

혈당 조절이 잘 되는가는 당화혈색소라는 검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 동안 혈당을 평균 내 수치로 알려 준다

당뇨가 없는 사람은 4~6%이며, 혈당 조절이 안 되어 합병증이 걱정되는 수준은 7% 이상이다. 6.5% 미만이면 혈당 조절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유지되는 혈당 조절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체 당뇨 환자의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당뇨병에 대한 지식이 넘치며,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 현 상황을 생각한다면 낮은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 많을까?

최근에는 혈당 조절에서 인슐린 주사 요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인슐린 주사요법을 말하면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단지 매일 주사를 맞아야 된다는 두려움뿐만 아니라 인슐린 주사는 당뇨환자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장기 중 췌장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낮춰준다. 대부분 당뇨를 처음 진단받은 시기에는 이미 오랫동안 췌장 기능이 감소되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든 상태이다. 이럴 때 조기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투여하여 혈당을 조절해 주면, 감소되었던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살아나면서 점차 투여하는 인슐린의 양을 줄이거나 인슐린 주사를 먹는 약으로 바꾸어도 조절이 잘 되는 상태로 된다.

그렇지 않고 먹는 약만으로 당뇨를 조절하려 하면 혈당 조절도 어렵고, 나중에 췌장 기능이 빨리 고갈되어 먹는 약으로는 도저히 혈당을 조절할 수 없는 시기가 빨라진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구용 혈당 강하제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쳐 있는 췌장을 쥐어 짜서 인슐린 분비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췌장 기능이 점점 고갈되어 가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물이 샘솟는 우물도 마구 쓰다 보면 마르기 마련이다.

또한 경구용 혈당 강하제로 조절이 잘 되지 않던 사람도 인슐린을 하루 1~2차례 투여하면 혈당 조절도 잘 되고 먹는 약의 수를 줄일 수 있어 더 편하게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다.

당뇨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의 조화가 중요한 병이라 어느 한 가지만 강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은 당뇨환자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비단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당뇨에 동반될 수 있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등 다양한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약물요법은 개개인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시키는 것이 당뇨병 약물치료의 핵심이라고 볼 때, 인슐린 주사 요법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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