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희망을 만들다
상태바
공교육의 희망을 만들다
  • 송은숙
  • 승인 2012.11.27 0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기의 공교육] ② 아이도, 선생님도 가고 싶은 학교로!

미추홀교육문화센터에서 혁신학교를 주제로 진행한 '남동아카데미-공교육에서 희망찾기' 강좌 모습이다.

취재:송은숙 기자

진보교육감이 들어서면서 '혁신학교'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서 인천에서도 공교육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공교육의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누구보다 공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이들이 바로 교사들이다.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이 함께 교육현장의 변화를 준비하고, 시도하고 있는 여러 모임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40여명의 초·중등교사들이 참여하는 '인천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대표 신말순)이다.

다른 지역의 혁신학교 사례들을 보면서 인천에서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학교 인천중등모임'이 만들어졌고, 이후 '배움의 공동체' 철학에 공감해 '인천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산곡남중 과학교사인 신말순 대표는 지금의 교육은 '경쟁'을 통해 소수의 인재만 키우는 산업사회 시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탐구력과 창의성, 인터넷만 켜면 무한한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주입식 교육으로 이것이 어렵다는 점, 또한 혼자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오히려 교육이 '경쟁'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교사들은 지난해에는 다른 지역의 수업 현장을 탐방했고, 올해 3월부터는 한 달에 1번씩 인천지역 교사들의 수업현장을 돌아가며 공개하고 있다.

"전에는 선생님이 혼자 잘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했다면,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능동적인 '배움'이 이루어지는 방법을 찾습니다. 모듬활동 등을 통해 친구들의 의견을 '경청' 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표현'하도록 돕는 거죠."

하지만 공교육의 희망을 찾아가는 시도에 따르는 어려움은 만만치 많다. 공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뜻은 같아도 당장 학교에서 실천이 어려운 교사들도 있고, 새로운 수업방식으로 진행하다가도 진도에 쫓길 때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학교 전체가, 그것도 아니면 한 학년만이라도 함께 새로운 수업방식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 한 학급만 시도한다는 한계도 분명히 있다.

이런 점에서 교장선생님의 주도로 학교의 변화를 꾀하는 석남중학교(교장 김형백)의 사례는 눈길을 끈다(본지 11월 25일자). 김형백 교장은 혁신학교 지정을 받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석남중학교를 혁신학교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교사들을 격려하는 한편 형식적인 학생 등교지도나 두발점검, 벌점 등을 폐지하는 등 학교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또한 '인천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에 참여하는 이 학교 김찬 과학교사의 공개수업을 본 동료교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교사들은 내년부터 배움의 공동체 수업과 수업보고 연구회를 시작, 수업방식의 변화를 꾀하게 된다.

지자체 차원에서 혁신학교 추진에 열정을 보이는 곳은 남동구이다. 배진교 남동구청장이 내세운 핵심공약 중 하나가 혁신학교이다.

하지만 남동구의 시도는 시교육청과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혁신학교 5곳을 지정해 구에서 프로그램 운영비 등 지원을 하려고 했지만, 시교육청과의 협의가 크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남동구는 지난해 12곳의 학교에, 올해는 25곳의 학교 교사연구 동아리에 수업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마다 정해진 연구과제를 가지고 1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오는 12월 20일에는 교사 동아리의 발표회가 열린다.

또한 미추홀교육문화센터와 인천여성회에서 여는 혁신학교 강좌도 지원하고 있다.

이미영 미추홀교육문화센터 대표는 "지난해부터 '남동아카데미-공교육 희망찾기'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혁신학교를 주제로 학부모강좌와 학교탐방을 하고 있다. 혁신학교를 통해 공교육의 희망을 보게 되었고, 인천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일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사와 학부모들은 공교육의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혁신학교'라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시교육청의 정책적인 변화와 지원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교육청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전국적인 흐름을 보고 혁신학교에 대해 지원하는 자세가 아쉬운 시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