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학교가 함께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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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학교가 함께 ‘소통’하다”
  • 송은숙
  • 승인 2012.11.28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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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문화·예술교육⑧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가좌고 연계활동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공동기획으로 지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찾아가는 ‘날아라~ 문화·예술교육’ 연재를 시작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는 인천 문화·예술교육의 현주소와 의미를 짚어본다.

취재:송은숙 기자

“시사에 관심이 많아서 토론하는 동아리를 골랐어요. 한 주제를 정해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국유화와 사유화’ 주제를 토론할 때는 다들 생각이 달라서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죠.” -1학년 박현지

“대형마트 규제와 재래시장 활성화에 관해 토론하고 부평문화의거리에 가서 인태연 상인회장님을 인터뷰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쉽게 가던 대형마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1학년 윤서영

지난 11월 22일 목요일, 서구 가좌동에 있는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관장 권순정)에서는 청소년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8명의 가좌고등학생이 참여한 이날 토론의 주제는 ‘대통령의 자질’과 ‘택시의 대중교통 인정’ 2가지였다. 보통은 신문을 보고 한 가지의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지만, 이날은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되면 버스파업을 한다는 뉴스를 본 학생들의 제안으로 택시 문제까지 토론이 이루어진 것이다.

시사동아리에 참여한 학생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시사동아리에 참여한 가좌고 학생들과 동아리를 지도하는 이혜경 사무국장(왼쪽).

2시간에 걸친 이날 토론은 시간이 부족해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택시 문제는 다음 시간에 더 토론을 하기로 하고 끝마쳤다. 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에는 이날처럼 몇 개의 신문을 놓고 학생들이 주제를 정한 다음 주제발표와 보충발언, 질문 등으로 이루어진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 나간다.

이 시사동아리는 가좌고등학교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역사회와 연계, 느루에서 진행되는 동아리의 하나이다.

이혜경 느루 사무국장은 “학교에서 먼저 도서관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느루에서 동아리를 진행하면 어떠냐는 제안을 해서 흔쾌히 응했다”라고 말했다.

마침 도서관에서도 2010년 6개 중학교 1,2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진로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진로 불안을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참이었다.

현재 가좌고와 연계해 올해 3월부터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영화, 만화, 수채화 등 문화·예술분야를 비롯해 요리, 파티쉐, 원예테라피 등 다양한 진로 체험과도 연결되는 14개 동아리이다. 동아리마다 가좌고등학교 1~2학년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활동하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요리의 경우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해 모두 180여명 정도이다.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은 도서관뿐만 아니라 많은 시설과 주민들의 참여로, 지역 곳곳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와 만화, 바리스타, 다문화, 시사동아리 5개만 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제빵은 빵집에서, 요리는 학교 실습실에서, 탁구는 탁구장에서 진행되는 식이다.

만화동아리의 활동 모습이다.파티쉐 동아리의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이력 또한 다양하다. 지역의 만화가, 그래픽디자이너 등 문화·예술인들과 주민들, 그리고 학원, 빵집 등에서도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요리동아리에는 주로 2학년 아이들이 많아요. 등치는 어른보다 크지만 다들 마음은 여리고 착해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2시간이 금세 지나갑니다.”

요리 수업으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안춘희씨의 이야기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에서 청소년교육을 공부하는 그는 6살 딸을 둔 엄마이다. 청소년들이 뭘 고민하는지 궁금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싶다는 생각으로 느루에서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이처럼 느루를 구심점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노력이 합해져 가좌고등학교와 연계된 창의적 체험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경 사무국장은 “언젠가부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걱정하는 존재가 됐다”라며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느루(☎576-0106)는 2008년 푸른샘어린이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주민들이 모여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후원회를 만들어 도서관기금을 마련하는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문을 연 공간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느루'의 모습이다.

느루는 가좌고등학교와 연계한 창의체험 동아리 외에도 올해 가좌중, 가좌여중과 ‘인문학동아리’를 만들어 각각 10강, 24강 과정을 진행했다.

또한 느루 자체로는 밴드 동아리가 있고, 다양한 강좌를 진행했다. 겨울방학 때부터는 사진, 도자기, 바리스타, 역사교실, 냅킨아트 등 6개 강좌가 새로 시작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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