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지난 11일 제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지난 3일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한 민자터널 2곳에 대한 적자보전금을 부활시켰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에 따라 집행부가 정산해 의회에 요청한 2012년 지출할 적자보전금은 문학터널 61억5천만원과 원적산터널 72억4천6백만원인데, 예결위가 10%만 삭감해 131억6천4백만원을 가결한 것이다.

3일 상임위에서는 호기롭게 민자터널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업자와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고, 예결위에서도
삭감된 예산을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으나 이를 깨고 부활시킨 것이어서 시의회의 의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제3차예결위에서 민자터널 예산을 부활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 의도가 MRG 비율 조정에 맞춰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예결위의 예산 조정에서 특이한 대목은 예산 10% 삭감 부분과 새로운 예산세목 공공운영비가 포함된 점이다.

 

앞서 인천지역 3개 민자터널 중 나머지 한 곳인 만월산터널과 협의해 MRG 예산보전 비율이 90%에서 73.9%로 조정된 것을 염두해 두고 문학터널, 원적산터널 민간사업자들을 압박한다는 전략으로 비쳐진다. 결과적으로 예결위가 두 곳 민자터널 적자보전 수준을  80% 수준에 맞추자는 입장을 보여준 수정가결이다.

그리고 민자터널 2곳의 예산에 공공운영비 세목을 넣었는데, 이는 향후 법정 소송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민자터널 2군데 예산 131억6천400만원에, 민간사업자와의 법원 공탁을 대비해 문학터널은 6억7천400만원, 원적산터널은 7억7천만원으로 총 14억4천400만원을 만들었다. 그만큼 인천시의회가 MRG비율 조정에 강력한 입장이 공공운영비 배정으로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인천시 예산팀 담당자는 “공공운영비 세목는 인천시가 법원에 민자터널 2군데에 적자보존금으로 책정한 131억6천400만원을 민간사업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원 공탁비용과 소송 관련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마련된 부수 세목”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시의회가 MRG 비율 인하에 배수진을 치고 시 집행부가 민자터널 사업자와 협상을 펼쳐 나가라는 강력한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시 민자터널 관계자는 “시 집행부가 예결위 10% 예산 삭감과 공탁비 세목을 마련해 가결한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민자터널 2군데에 대한 공탁을 법원에 신청하는 것은 민간사업자가 10% 삭감된 예산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시기에 맞춰 시 집행부가 법원 공탁으로 이어지게 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난 11일 인천시 예결위의 민자터널 2군데에 대한 10% 예산 삭감과 공탁을 대비한 공공운영비 책정은 불합리한 MRG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자는 의도와 함께 이를 법적으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판단된다.

 

제3차예결위를 통과한 민자터널 2곳 관련 예산안은 12월14일 본의회를 거처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