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만들던 공장은 흔적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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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만들던 공장은 흔적도 없지만…
  • 강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기자
  • 승인 2013.03.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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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콜트 공장 철거 뒤에도 이어지는 ‘기운팍팍’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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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지금여기 - 인천in 협약기사>
14일 저녁 7시 30분, 매월 둘째 주 목요일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부가 이어온 콜트 · 콜텍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기운팍팍’ 현장 미사에는 서른 명 안팎의 사람들이 모였다. 부평 콜트악기 1공장으로 불리던 건물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그 자리는 펜스를 둘러친 공사장이 됐고, 가스충전소를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은 공장 터 길 건너에 자리 잡았다. 매서워진 추위를 이겨내려고 불을 피운 드럼통을 가운데 두고 미사가 진행됐다.
콜트 · 콜텍 싸움이 이어져 온 날수를 가리키는 나무판은 무려 ‘2234일’을 표시하고 있었다. 인천 노동사목부 박북실 수녀는 “콜트 · 콜텍 노동자들이 6년을 싸워 왔는데, 공장이 부서지고 그들과 아무 상관없는 것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어떤 마음이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박 수녀는 “노동자들은 끝까지 농성 천막을 지키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하며 “그들이 여기에 있는 이상 미사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뒤에는 식사가 준비됐다. 콜트 · 콜텍 노동자들과 함께하고자 미사에 참석한 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인천 노동사목부 사람들이 마련하는 밥상이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막걸리도 한두 잔씩 나누었다.
장석천 금속노조 콜텍지회 사무장은 콜트 · 콜텍 노동자들을 대표해 모인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저 길가에 꽃이 피려고 몽우리가 맺히고 있어요. 꽃피는 봄이 오면 저희도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다시 힘차게 투쟁해서 올해는 반드시 새로운 공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저희의 투쟁이 외롭지 않게, 힘을 잃지 않도록 여러분이 응원해주십시오.”
▲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손을 잡고 주님의 기도를 노래하고 있다. ⓒ강한 기자
▲ 미사에 참석한 예수회 수사들이 아카펠라를 선보이고 있다. ⓒ강한 기자
▲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대표해 장석천 금속노조 콜텍지회 사무장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2234일'을 나타내는 나무판이 보인다. ⓒ강한 기자
▲ 부평 콜트악기 1공장이 철거된 자리에는 가스충전소를 짓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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