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통령과 미국대통령의 지지율, 제도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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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통령과 미국대통령의 지지율, 제도가 문제다
  • 박은혜
  • 승인 2013.05.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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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회 새얼아침대화, 장세진 교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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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회 새얼아침대화가 8일 오전 7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은 장세진 교수(인하대학교 경제학)가  '왜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미국의 대통령처럼 존경을 받지 못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장 교수는 이 자리서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지지율이 하락하는 핵심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의회가 사람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감시하는 제도를 탄탄히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점점 신뢰를 쌓아갈 수 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잘 난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신임를 바탕으로 정치 사회를 운용해왔기 때문에 결국 '독사와 같은 권력 생리'의 덫에 걸려 존경을 받지 못하게된다는 것이다. 즉, 의심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느냐, 신뢰를 바탕으로 의심을 쌓느냐의 차이이다.
 
위의 주제를 경제학에서 해석하면 ‘정보의 비대칭성’(한쪽만 갖고있는 정보)에 의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은 다양한 정보의 중심에 있다. 정보를 가진 자가 기회주의적으로 비대칭 정보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나타난다. 이 때문에 사회가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견제와 균형’을 이루려고 한다.
 
사실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지지율은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초반에 큰 지지율을 보이다가 임기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반면 미국은 초기보다 말기에 점점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빌 클린턴도 스캔들이 있었지만, 임기 말에 70%에 육박하는 국민 지지율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길에 지나다니는 국민을 붙잡고 ‘누구를 존경하느냐’고 물었을 때, ‘어느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답이 자연스럽다. 우리나라는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이순신, 세종대왕’ 등 옛날 조상들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생기는가?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과거에 신뢰할 수 밖에 없을 만한 사건이 축적되면, 이것이 학습되어 믿음이 강화된다.
둘째, 신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있을 때이다. 미국의 성직자가 여신도들을 만날 때는 문을 꼭 열어 놓거나 공개된 장소에서만 만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의심을 받기 전에 미리 차단하여 신뢰를 쌓는다.
 
이처럼 제도에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넣어서 설계해야 한다. 견제와 균형이 리더십을 저해하는 것이냐?라는 물음이 나올 수 있지만, 아니다. 리더십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자유로운 언론과 깨어있는 시민의 비판, 감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강의 이후 박우섭 남구청장은 “미국은 모르는 사람들이 모인 국가이기 때문에 의심을 바탕으로 할 수 있지만, 한국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단일민족국가이다. 위의 주장을 한국에 적용하기는 안맞는 점이 있다.”고 질문했다.
 
이에 장 교수는 “의심과 신뢰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자식들에게도 유산을 남겨주면서 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너희끼리 알아서 나눠 가져라고 한다면, 싸움이 생긴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부모가 해결해 주어야 하는 문제다. 불신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권력을 잡으면 남용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이는 제도가 해결해 주어야 한다.
 
새얼아침대화는 매달 둘째주 수요일 오전 7시에 파라다이스 호텔 2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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