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수도' 선정된 인천 "갈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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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수도' 선정된 인천 "갈길은 멀다"
  • 양영호 기자
  • 승인 2013.07.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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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문 닫는 현실 '책읽는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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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책의 수도로 선정됐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과거에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던 서점이 점차 줄어들어 이제 대형 서점조차 찾기 힘든 상황에서 인천시가 어떻게 책의 수도로서 방향을 잡아갈 지, 우려가 앞서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24일 책의 수도로 선정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책을 통해 세계적인 교육, 문화의 도시로 나아갈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모두를 위한 책'이라는 주제에 맞춰 9개 분야 41개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을 살펴보면 책의 수도로 선정되면서 급하게 추진하는 듯 한 사업이 많고, 1년인 책의 수도기간이 지나면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이 대부분이다.
 
인천시는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되면서 현실성을 고려해 매년 80~9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책의 수도 기간인 1년간 저작권, 출판, 문학작품 창작 등과 관련된 국내외 교류 및 독서문화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유네스코, 국제출판협회, 국제도서관연맹, 국제서점연맹 등 심사기관에서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인천시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책의 수도' 행사 성격과 맞는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15년 한 해 동안 책 관련 국제행사 30~40여 개를 개최해 인천의 도시이미지를 한 차원 끌어올려 국제도시로 위상을 끌어 올릴 방침이다.
 
여기에 아시아지역과 책 나누기 사업을 통해 아시아 지역 책 읽기 운동에 나선다. 그리고 특별히 '평화'를 위한 북한 어린이들에게 책 보내기, 북한 문학가와의 만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아울러 세계 책의 수도에 지정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온 '작은도서관 건립', 'E-book 전자도서관' 시스템 확충을 통한 독서 장려 운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가 추진하는 사업들로는 책의 수도를 준비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인천은 전국에서 도서관, 장서 수 등에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11위다. 이 말은 도서관에서 신작 도서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정작 책을 읽을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시민들에게 책과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동반되어야 할 대목이 책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가 책의 수도로 선정되면서 준비되는 사업들에서 책 읽기 운동, 책을 이해하기 위한 행사, 시민들에게 양질의 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은 부족하다.
 
관련 전문가들은 인천은 책과 가까이 하기위한 하드웨어적인 시스템을 먼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천시민들이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장소에 도서관을 만들고 대형마트나 지하철 역에 무인도서관시스템을 설치를 늘려야 한다. 또한 공공도서관 통합대출서비스 체계 확립이나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통해 책을 시민들과 가깝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인천시의 책 수도 선정으로 인천시의 '문화적 경쟁력'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외 도서관련 컨퍼런스,전시회 등 개최에 따른 방문객이 증가하고 경제적 생산유발 효과 증대도 기대된다.
 
이에 인천시는 이번 선정을 기회로 책의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범시민 독서진흥 운동을 통해 차별화된 인천만의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세계 책의 수도로서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 해소를 위한 다양한 독서문화 조성 정책도 더욱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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