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마을 초록장터에 펼친 사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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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좌마을 초록장터에 펼친 사진이야기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3.09.20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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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 사진으로 시작하는, 인천 서구 우리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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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장터에 놓인 마을사진들
 
<가좌마을지오그래픽>이라니 ..
 
'마을사진이야기 - 서구, 그리고 가좌동' 버전을 해볼량이었는데 무거운 제목으로 덜컥 바뀌어 있었다. 인천의 서구, 그리고 거기에서의 가좌동과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인천이나 수도권이 미디어에서 좀 멀어져 있듯이 인천의 서구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프로그램 제안자가 서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봤더니 재개발이나 아파트 분양 등의 내용밖에 볼 수 없어서 놀랐다고 한다. 3개월 과정 수업에서 그는 모든 사진들의 공간을 읽어냈다. 평생 살아온 마을의 기억을 훑어내는 것에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누군가에게는 그런 곳이다. 모퉁이 하나만 봐도 어떤 곳인지 말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살리는문화활동을 해온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은 그렇게 <가좌마을 지오그래픽>이 되어 우리 앞에 던져졌다. '어떤 땅 위의 모든 이야기들'을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더해졌다. 말하자면 '인문지리학'을 사진으로. 몇 개월에 될 일이 아닌데. 몇 년은 해야 할 내용인데...
 
 
인천, 서구... 이제는 기록하자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이었다.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보면서 공간의 역사를 듣고, '지금 거기'의 상황을 듣고, 거기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했다. 가까이 있지만, 종종 오고 갔지만 잘 모르는 거기, 진주아파트가 있는, 공장이 많은, 고속도로가 갈라놓은... 그러나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학교도 많은,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그 안에 이야기들을 잘 기록하기 위한 준비를 해보기로 말이다.
 
 
빛 담은 마을사진관
 
9월17일, 화요일 오전 10시~12시, 20대 부터 60대 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내 자녀, 가족들이 살아가는 공간, 이웃과 살아가는 마을, 내가 자주 오가는 길,자주보는 것들에 대한 것을 좀 더 가까이 보고,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불어 자신의 삶을 확대해 인천 서구를 대표하는 공간들을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나와 내 이웃이 살아가는 공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떠나고만 싶은 서구에서 살아도 좋을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공장이 사라지면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서, 그 공장이 있기에 안정된 직장이 가까이 있어서 좋지 않은가? 나쁜 공기때문이라면 이미 있는 기준을 잘 지키도록 유도하고, 건강한 공단지역이 될 수 있게 주민으로서 감시하고 애정을 가지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조금 더 어려운 일이엇다. 
 
 사진찍는 법, 컴퓨터나 인터넷으로 올리는 법, 블로그를 만들고, 카페에 가입하는 것. 거기에 다시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이야기를 쓰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아이 키우며, 집안일하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울증에 빠질뻔 했던 자신을 일으키게 되고, 자신의 삶을 찾아보겠노라 했는데 아이들과 살아온 자신을 보다 당당히 인정할 수 있게도 되고, 좋아하는 꽃을 찍느라 숲을 보지 못했던, 스스로를 발견도 하고 무심히 지나오던 일상을 새롭게 보는 시간들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갖가지 사진기로 서구의 가좌동 마을 곳곳이 담겨져갔다. 호봉산이 뭔지도 몰랐는데 알게 됐고, 신한연립에 할머니들의 고운 삶을 엿봤으며, 건지공원이 어떤 곳인지, 진주아파트의 역사에, 오래된 골목골목의 아름다움까지... 서구 곳곳의 삶에 조각들이 드러났다. 그걸 담은 사진으로 사진이야기와 마을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몇 달... 가족과 집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조금씩 마을과 만나고, 낯선 이웃과 골목을 만나고... 열정과 애정 가득한 이 여성들이 사진과 이야기로 담아온 것들을 보고 들으며, 그들이 살아가는 서구를, 가좌동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아직 지오그래픽이랄꺼 까진 없지만, 그들이 담은 가좌동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담아갈 서구 이야기가 궁금하다.
 
 
 우리가 우리 마을을 보는 방법
  
 300만명에 이르는 인천에 지역방송이 제대로 없는 탓에, 그 내용이 다양하게 나오지 못하는 탓에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벼룩장터를 잘 몰랐다. 알음알음 인터넷으로 접할 뿐이다. 초록장터가 민예총과 함께 별난장터도 함께 꾸렸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 청소년 기자가 쓴 기사 댓글에 가좌동 사는데 홍보를 제대로 안해서 하는 줄도 몰랐다는, 골목축제 아니냐며 빈정거리는 댓글이 달린 걸 보았다. 나는 부평에 사는데 어떻게 알까요? 하며 빈정댔다가... 조금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수천 수억을 들여 TV에 온종일 아니 몇날 몇일을 홍보해야 알 수 있을까?  결국 '관심'이라는 마음이 없이는 맨날 지나는 길가의 대문짝만한 광고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거 아닐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우리 마을 축제를 누가 알아줄까? 내가 내 마을에, 이웃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 아닐까? 그런 마음들이 모여 트위터니 페이스북이니 하며 sns가 위세를 부리는 것 아닐까?
 
 손톱만한 광고도 크게 볼 수 있는 건 관심인거 같다. <가좌마을지오그래픽>은 그 관심의 시작이다.
 자, 이제 함께 볼까요? 서구 가좌동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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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연립 할머니들의 평상 이야기는 마을이-정미씨가 찾아낸 소중한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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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한 둘 키우고 있는 친구들이 만났다! 시와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엄마들 - 시사맘도 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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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플렛은 마을이야기를 담은 신문 형식으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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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아파트에 사는 봄이 엄마 - 소정의 즐거운 기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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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라질 아파트 하얀 벽에 널린 붉은 이불이, 멀리 얼마전 사라진 체육관 건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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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엄마들을 즐거운 사진이 하늘색 보자기 위에 담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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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니면 담을 수 없는 사진들이 있다. 가까이 그리고 계속 곁에 있어서 찍을 수 있는 사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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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마을을 사진으로 만나는 건 어떤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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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이 찍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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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이야기가 대화를 통해 전해지는 건 참 즐거운 작업이다. 마치 작가와의 대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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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서 사진을 배우러 온 와니는 20여년 가까이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을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찾아 삶의 시간을 오롯이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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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는 이들이 사진이 되는 시간 .. 사람이 있어서 즐거운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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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진지한 눈은 무엇을 보고 계셨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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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 쭈그려 앉아 보는 마을사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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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봉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꽃과 호봉산에 푹 빠진 꽃다리님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마을사람들에 사진으로 쓰는 마을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전시 준비하느라 애쓴 마을이와 소정씨를 비롯해, 어렵다 어렵다 투정하시며 격려해주시며 함께 해주신 60청춘 꽃다리님과 별과 소녀님도 감사드려요, 집안일이며 갖가지 일들로 바쁜 와중에도 늦더라도 땀 뻘뻘 흘리며 달려와준 풀꽃님, 학교와 아이들을 찬찬히 바라봐주신 고마리님, 갓난쟁이 데리고 사진찍는 재미에 빠진 금심, 민선, 민정, 소정, 소정의 제자이자 대학생인 세진과 다른 일정 때문에 함께 마무리 하진 못했지만 관심있게 참여했던 써니, 시장 풍경 열씸이 찍어주신 경서님도 감사드려요. 바쁜 마을사람들 일 하면서 프로젝터 설치해주시고 4차원? 유머로 즐거움을 더해주신 청일점 안정호님도 감사드리고 ...
 
지속적으로 사진공부도 더 하고, 마을 공부도 더 해나갑니다. 함께 만드는 마을 당신도 함께 하세요~
 
추석 명절 이후 서구도서관, 가좌3동 주민센타 등에서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며, 사진이 주로 찍힌 공간- 건지공원,신한연립 평상갤러리 등 서구 가좌동 인근 곳곳에서 즉흥적인 전시가 있을 예정입니다.
 
전시 일정은 가좌마을지오그래픽 카페(http://cafe.daum.net/gajwageographic)와 마을이 블로그(http://012maeuliya.blog.me/)에서 참고하세요.
 
*전시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해주신 분은 수업 참여자인 고마리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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