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배다리>展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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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다리>展을 마치면서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2.0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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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2월 2일(일)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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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다리>展이 막을 내렸다. 인천광역시립박물관 기획특별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2013년 12월 3일부터 2014년 2월 2일까지 두 달 동안 1만1,794명이 다녀간 가운데 전시회를 마쳤다.

전시회는 시립박물관을 비롯해, 배다리 마을에 있는 사진공간 배다리, 달이네, 마을사진관 다행+한점 갤러리, 스페이스 빔에서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두 달 동안의 전시회를 마치면서 시립박물관 김래영 학예사에게 기획특별전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배다리>展은 언제부터 기획했나.
“전시회를 애초에 계획한 건 3년 전부터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시회가 미뤄지다가, 지난해에 작은 규모로, 지역전시로 해보자 하면서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시가 없어지는 바람에, 배다리 전시회가 하반기로 빠지면서 전시회 규모가 커지게 됐다.”

“지난해 6월에 열린 배다리축제에 이틀 정도 가서 사전조사를 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배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가닥을 잡아갔다. 그리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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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배다리마을 축제 때 전시회 사전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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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전시회를 시작하는 날, 박물관을 찾은 배다리마을 사람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마을 전시고, 지역전시다 보니까 마을에 계신 분들과 잘 어울리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면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도 수집하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마을에 들어가 한 달 정도 살아보려고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물론 한 달 정도 살아본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지만 나름 또다른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과 마을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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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다음날인 2월 1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하지만 대학교 다닐 때 헌책방거리를 다녔다. 배다리에 와서 책도 사고팔고, 화평동 냉면도 먹었다. 그 정도만 배다리에 대해 알았는데, 자료조사도 하고 직접 가보면서 훨씬 더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하면 이슈화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분들은 배타적인 부분이 있었다. 여러 단체나 사람들이 수도 없이 찾아와 상처를 주고받은 것 같았다. 무슨 일이나 그렇지만,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볼 때는 시기적으로 짧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시회를 열고 나서, 주민들이 좋아하셨다. 처음에는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그다지 좋아하진 않으신다. 그런데 나중에는 마음을 다 열어주셨다. 배다리마을은 알고서 더 애착이 많이 간다.”

전시회를 하고서 배다리에 대한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나.
“그동안 개항장 중심으로 관심이 있었는데 배다리 마을을 조사하고 전시회를 하면서, 이렇게 내가 모르는 곳이 더 많겠구나 해서 인식이 넓어지게 된 계기가 됐다. 개항장에 비해 배다리는 초라하고 주목도 덜 받지만, 구석구석 알고 보면 재미있는 곳이 많고 보존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회를 마치면서 아쉬운 점이 있나.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중립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했다. 다툼은 빼고, 사람을 중심으로 다루려고 했다. 하지만 그걸 빼고는 배다리를 다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전시회를 본 사람은 전시 콘텐츠가 한쪽으로 치우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서로 모두가 잘사는 배다리가 되자, 안녕한 배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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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끝나면 전시장 철거하는 일도 힘들 것 같다.
“다행히 관람객들이 좋아했다. 이번 전시회는 향수를 찾아서 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함께 준비한 동료들도 애썼다. 디자인은 이성용, 자료조사는 강해라 학예사가 힘썼다. 유물을 빌려와서, 다 돌려드리고 나서야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거의 300점을 빌려왔다. 대여처만 해도 28군데다. 한 군데서 한두 점을 가져와서 대여처가 많다. 유물을 빌리는 게 힘들었다. 이번에 포스코건설에서 이 전시회에 관심을 두고, 자기네 사옥에서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알려왔다. 송도신도시 사옥에서 사진전하고, 사진 자료를 가지고 전시회를 하게 될 것 같다. 전시회 콘셉트는 그대로 가져가는 걸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포스코 사원들이 인천 사람이 아닌 사람도 많으니까, 인천지역에 대한 전시를 보고 싶다는 의도인 것 같다. 이번 전시회에서 반응이 좋으면 다음에도 그럴 것 같다. 우리 직원들이 가서 전시하는 걸 도와줘야 할 것 같다.”

끝으로 전시회를 마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사전에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박물관 같은 경우에는, 1년 정도 학술조사를 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전시회를 연다. 우리도 그래야 하는데 여건상 불가능하다. 자료조사와 전시회를 동시에 준비하다 보니 좀 어느 한 곳에 치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 추억을 곱씹고, 배다리마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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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배다리>展 전시회를 담당한 강해라(왼쪽부터), 김래영, 이성용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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