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첫 진보교육감 이청연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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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첫 진보교육감 이청연 당선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6.05 10: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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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육계 변혁 예고, 혁신학교/무상교육/급식 확대 등 진보 바람 불 듯


6·4 지방선거에서 첫 진보 교육감이 탄생하면서 인천 교육계에 급진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년간 인천 교육은 보수 성향 나근형 교육감이 세 차례 당선되면서 장기 집권해왔다. 하지만 나근형 교육감이 비리 혐의로 기소되는 등 교육의 수장이 흔들리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과 불통은 극에 달했다.


이청연 당선자는 충남 예산에서 4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경인교대(당시 인천교대)를 졸업한 뒤 1976년, 경기도 연천에 첫 발령을 받았다.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학교장이 교사와 학생을 간섭하는 등 교육 문화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1987년 6월 민주화 투쟁을 계기로 전교조 설립을 주도했고 이 일로 해고 돼, 1994년 복직할 때까지 4년 7개월을 길 위의 교사로 살기도 했다. 2001년에는 전교조 인천지부장을 맡았고, 2006년 교육위원에 당선돼 교단을 떠났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0.3%의 근소한 차이로 나근형 현 교육감에게 패배한 직후 그는 자원봉사의 길을 걸었다. 인천시 자원봉사센터 회장으로 3년간 일하면서 ‘교육 현장’이 아닌 ‘삶의 현장’을 몸으로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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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교육감은 모두 진보 후보들이 당선됐으며 강원, 전남, 광주, 전북 등도 진보 성향의 현 교육감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 경남에서도 진보가 석권했고, 세종, 충북, 충남, 제주도 진보 진영 교육감이 선출됐다.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곳은 울산, 경북이며 대구, 대전은 중도 성향 후보가 뽑혔다.


이런 결과는 진보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진보는 일찍 단일화를 해 집중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보수 진영은 여러 명의 후보가 나와 표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은 진보의 이청연 후보 대 이본수, 김영태, 안경수 등 보수 경향 후보가 경합했다. 개표 결과 이청연 당선인이 32.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본수 후보 27.4%, 김영태 후보 20.7%, 안경수 19.9% 등 보수 후보는 표가 나눠졌다.


기존 교육감과 성향이 정반대인 이청연 당선인이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인천의 교육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혁신학교, 무상 교육 확대 등 진보 교육 정책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시민이 상식과 인천 교육의 변화를 명령했다. 앞으로 시교육청과 인천 교육은 달라질 것"이라며 대변혁을 예고했다.



-이청연 인천 교육감 당선자 당선사례 전문-


이번 인천교육감 선거는 인천시민의 승리입니다.

인천시민이 낡은 교육, 부패한 교육을 이겼습니다.


인천교육의 변화를 명령한 시민의 힘입니다.

인천시민들은 상식과 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후보인 저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쉽지 않은 싸움이었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다른 후보가 아니라, 바로 인천시민들의 마음이었습니다.


지난 10여년의 인천교육은 ‘고여있는 물’ 이었습니다. 교육이 아이들을 힘들게 했고, 학부모님들의 근심을 덜어주지 못했습니다. 교육이 시민들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 임하며 제가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대단한 선거 전략도 화려한 수사로 포장된 구호도 아닙니다. 시민들의 불만과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듣는 것, 기본부터 챙기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인천교육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가져달라 호소 드렸습니다.


결국 우리 인천시민들은 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인천교육을 바꾸라고 저에게 명하셨습니다.


인천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돈이 없는 저에게 펀드와 후원금으로 선거자금을 만들어주시고, 정책과 공약에 생생한 현장감과 온기를 불어넣어주신 인천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를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만들어주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인천 시민사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선거운동 첫날과 마지막 날 시민들께 드렸던 출사표에서 ‘시민의 편에 서는 첫 인천교육감’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교육감이 시민의 편에 선다는 것은 참 당연한 말이고 동어반복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천교육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특정 학맥, 인맥, 지연이 좌지우지 하고,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집단들이 인천교육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교육청, 인천교육은 달라질 겁니다.


인천교육의 주인공은 교사, 학부모,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일선에서 애쓰시는 교육공무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교육시민단체, 시민사회도 인천교육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교육의 파트너들입니다. 이렇게 중심을 잡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이분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하며 인천교육을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안심하고 보내는 학교, 교육비 부담없는 학교,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제가 만들고 싶은 인천교육입니다. 아이들이 학교가기를 즐거워하고, 학부모님들의 부담과 근심이 줄어들고,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인천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선거운동 기간과 다르지 않게 교육감직을 수행하겠습니다.


정책과 공약을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인천시민들과 자주 만나고 대화하겠습니다. 교육청 문턱부터 없애겠습니다. 언제든지 교육청에 오셔서 차 한잔 청해 주십시오. 좋은 정책제안도 많이 해주시고, 잘못하면 꾸짖어 주시고, 잘하면 칭찬도 해 주십시오.


정기적으로 원탁토론 자리도 만들어서 인천시민들과 토론하고 시민들 말씀을 경청하겠습니다. 인천시민들께서 인천교육을 바꿔보라고 저를 불러내 주셨으니, 제가 잘 쓰일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시민을 믿고 시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에서 희생된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생을 언제나 잊지 않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 이청연을 불러내 주신 인천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4년 6월 5일

이청연 인천교육감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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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규 2014-06-05 13:24:10
인천교육청 개청이래 초등교육자 출신이 인천교육 수장(교육감)자리에 오른 것은 이 당선자가 처음인가 봅니다. 우선 축하를 드립니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수요자(학생)들의 '현재의 만족이 아닌 미래의 행복한 삶' 그리고 '利 보다는 義' 에 있음을 잊지 마시고, 인천교육이 앞으로 日日新 又日新하기를 기대해 봅니다./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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