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교육감 취임 한달,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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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연 교육감 취임 한달,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겠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8.07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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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육가족에게 드리는 서한문 발표

2대 주민직선 인천시교육감 이청연이 취임 한 달을 맞아 학생, 학부모, 교직원께 드리는 교육가족 서한문을 발표했다. 자료에는 취임 이후 활동, 정책추진 현황과 방향, 자발적인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다리라 말하기보다 먼저 찾아가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서한문에는 “교육감에 당선됐지만 현실은 암담했고,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며 “그럴수록 더욱 부지런히 인천의 교육현장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고 언급했다.

또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월요일에는 초등학교 교문에서 아이들과 눈과 손으로 인사했고, 금요일에는 고등학교에 찾아가 함께 저녁급식도 먹었다. 취약시설을 찾아 살피고,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고생하시는 녹색교통대 어머니들을 만났다”며 찾아가서 만나는 것이 진정한 교육행정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각종 민원과 마주한 일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꼽았다. 교육감실에 직접 찾아와 하소연하거나 전화와 SNS로 빗발치는 민원들. 하지만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원하는 분에게는 교육감의 체면과 격식을 내려놓고 설명, 설득했다고 전했다.

민주적인 교육행정을 위해 “교육감의 가장 큰 권한 중 하나인 인사권의 일부를 내려 놓았다”며 “교육장을 주민참여형 공모로 뽑고, 외부인이 참여하는 개방형 감사관을 공모하고 있다”고 알렸다.

인천은 전국 학력꼴찌라는 오명을 안고 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이 있고, 앞으로 교육청은 그들을 주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중-고등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진로-진학지도를 강화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인천시 교육청은 교육감 취임 후 한 달 동안 활동을 담은 언론보도 내용을 간추려 학교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인천 교육가족에게 드리는 글’ 전문-

기다리라 말하기보다 먼저 찾아가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이 가슴 깊이 느껴지는 8월입니다.
아직도 10명이나 되는 영혼들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에는 가슴이 저미어 옵니다.

이런 아픔 가운데 인천 시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 교육감에 당선되기는 했지만 현실은 암담했고, 희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부지런히 인천의 교육현장 곳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오직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월요일 아침 초등학교 교문에서 아이들과 눈으로, 손으로 인사를 했고, 금요일에는 고등학교에 찾아가 함께 저녁급식도 먹고, 격려했습니다. 그렇게 희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아이들은 그 자리에 있었고, 어른들의 희망이었습니다.

또한 현장의 안전을 교육감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다녔습니다. 취약하다는 시설들을 찾아 살펴보았고,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고생하시는 녹색교통대 어머니들을 만났습니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었고, 찾아가서 만나는 것이 최고의 교육행정임을 깨달았습니다.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또 소통하겠습니다.

당선이 되고 제일 힘든 일은 각종 민원과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교육감실에 직접 찾아와 하소연하는 민원인들, 전화로 SNS로 빗발치는 다양한 민원들...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직원들에게 말했습니다. 끝까지 낮은 자세로 소통하라. 하지만 권력과 힘으로 청탁하고 협박하는 사람들에게는 단호하라.

저도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합리적인 대화를 원하시는 분들과는 교육감의 체면과 격식을 다 내려놓고 설명하고 설득하였습니다.

시교육청을 포함하여 산하기관 방문 시 의전절차를 모두 생략했고, 단상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인천교육청 교직원들과 같은 눈높이로 대화하고, 가까이서 귀를 열고 듣겠다는 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교육행정을 펼치겠습니다.

교육감의 가장 큰 권한 중 하나인 인사권을 일부 내려 놓았습니다. 직접 임명할 수 있었던 교육장을 주민참여형 공모형태로 뽑았습니다. 각종 비리로 중병을 앓고 있는 인천교육을 과감히 수술하기 위해 외부인이 참여하는 개방형 감사관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두에게 열린 승진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직 승진시 자격조건을 완화했고, 일반직 사무관을 시험으로 뽑는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심사제를 도입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위학교의 운영방식도 더 민주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모두 함께 주인이 되어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수업중심-배움중심의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학교가 행정기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학교는 수업이 최우선이어야 하고, 학교의 모든 행정력은 그것을 지원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교사의 행정업무경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부담만 주는 학교평가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폐지에 가까운 혁신을 요구했습니다. 또 다소의 논란을 뒤로 하고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업무가 아닌가 고민하지 마십시오. 학교평가도 일제고사도 그냥 폐지입니다. 이제 담임교사가 자율적으로 가르치고 평가하십시오.

학교현장을 위해 조직개편을 하고 인력을 편제하겠습니다. 당장 예산상의 문제로 행정인력을 지원할 수 없다면 기존의 교육청 정책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교육청인력 재배치를 통해서라도 학교를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과거의 교육이 가르치는 방법에 주목하였다면 이제는 배움의 과정에 주목하는 교육을 만들겠습니다. 학생이 즐겁게 참여하는 수업을 통해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모두가 불행한 줄 세우기 학력보다
모두가 행복한 나란히 서는 학력향상을 이뤄내겠습니다.

제가 교육감이 되어 제일 먼저 마주한 숙제는 전국 학력꼴찌라는 오명을 어떻게 벗을까 하는 문제였습니다. 전임교육감 12년 동안 전국 최장 수준의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으로 해결되지 않았고, 지역인재 유출을 이유로 설립된 자사고, 특목고, 기숙형 공립학교로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특정 일반계고등학교만 지정하여 수십억을 퍼붓는 정책을 폈지만 여전히 수능성적 꼴찌의 오명을 벗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습니다. 초-중학교의 학업성취도는 전국 상위권 수준이었고, 특히 4년제 대학입학률 역시 서울-경기보다 높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요? 인천의 경우 최상위권 학생의 숫자는 적을지 모르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다수의 학생이 있었고, 우리교육청은 그들을 주목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저는 그들에게 주목하려 합니다. 그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중-고등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진로-진학지도를 강화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천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평생 교육현장에 있었고, 그래서 교육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교육이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인 것도 압니다. 그 희망의 길에 여러분 모두가 함께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만큼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겠습니다.
부족한 만큼 더 소통하고 더 경청하겠습니다.

남은 방학 건강에 유의하시고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4.8.6
교육감 이청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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