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교 사진전, '그 집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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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교 사진전, '그 집의 아침'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1.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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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간 배다리, 29일(토) 오후3시 작가와의만남


집장촌 ‘청량리 588’의 오전을 담은 박선교 사진전 ‘그 집의 아침’이 오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사진공간배다리에서 열린다.

유명한 집창촌인 청량리 588. 이 지역은 내년부터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철거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곳은 1950년대 6.25전쟁 중에 동부전선으로의 병력수송요충지인 청량리역에 접해 있다. 그때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군인들과 함께 태동하였다. 그후 서울의 근대화 과정을 함께 거쳐 왔으나 더불어 사는 이웃으로는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배척과 멸시의 시선만이 이곳에 주어졌다. 엄연히 현실 속에 존재하지만 존재 바깥으로 밀려난 초현실적인 지역이다. 이곳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그동안 준 적 없는 시선을 주기로 한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작가는 올해 봄부터 여름에 걸쳐 이 지역에 대한 발견과 함께 진지한 탐구를 시도했다. 밤에 뿜어져 나오는 밤의 유혹적인 불빛, 자극적인 의상과 외모 외에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인공의 빛은 허상과 환상을 유발하지만 강한 아침 햇살은 그 모든 것을 압도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무장해제 된 햇살 아래 드러난 맨몸에 담긴 무엇.

“거기 그렇게도 다양한 사물들이 있었다니. 채도를 높여 그들에게 존재감을 준다. 그랬더니 저마다 생명체처럼 살아난다. 그리고 앞 다투어 증언하기 시작한다.
현실 속에 있지만 존재로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초현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마치 다른 종인 양, 다른 인류인 양 배척되어지고 또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화인더 너머에서 발견되어지는 그들의 삶의 이면은 놀라우리만큼 나와 유사하다.
또 하나는 그들의 반대편에서 있는 자들이다. 이 사람들은 높은 편견의 장벽을 쌓고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지만 정작 자기 스스로 갇혀 있는 부류이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고정관념을 결코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거기에서 나를 발견한다.“

작가는 날마다 아침잠을 설쳤다. 일어나면 창문부터 열어봤다. 햇살이 좋기만을 바라면서, 흐린 날은 공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도 볼일 보고 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박선교 작가는 “이 작업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진지한 탐구에서 시작하여 사람의 보편적 가치와 삶의 소중함에 대한 발견에 이르기를 바란다”며 “지역과 사람을 보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것이 담론을 유발할 수 있다면 이번 나의 작업은 의미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29일(토) 오후 3시 사진공간배다리 2관(사진방)에서 열리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관람은 오후1시부터 6시반까지. 매주 목요일 휴관.


-작가 프로필-
박선교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저서: 사진집 <나는 학교에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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