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1천 가구가 반지하주택에 사는 인천
상태바
4만1천 가구가 반지하주택에 사는 인천
  • 윤현위
  • 승인 2015.08.04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 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인문지리학전공)

주택은 어찌 보면 매우 획일적일 수도, 어찌보면 매우 다양해 보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구분할 때에는 단독주택, 아파트, 다세대주택처럼 주택유형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자가, 전세, 월세와 같이 주택점유형태라는 개념을 사용해서 구분할 수도 있겠다.

이번 글에서는 거주층에 의해서 주택을 구분해 보고자 한다. 일반으로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5층 이하, 5~10층, 11~15층 등으로 나누어서 해당지역의 주택층수가 얼마큼인지 보여준다. 그러나 아파트의 높이가 궁금한게 아니라면 사실 큰 흥미있는 정보를 주지는 못한다. 더군다나 인천에서는 높은 빌딩이 그렇게 많지 않다. 송도에 있는 건물 아니면 용현동에 있는 엑슬루타워 아닐까 싶다. 필자는 이보다는 반지하와 옥탑방에 있는 주택의 수에 더 관심이 갔다.

집은 일반적으로 지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우리나라에 지상이 아닌 땅 아래에 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왜 지하에 거주공간이 생긴 것일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주택에 지하공간을 만들지 않았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지하공간에 대한 언급이 특별히 없었다. 주택에 지하공간에 관한 내용이 추가되기 시작한 것은 예비군 훈련의 탄생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김신조사건으로 인해서 주택에 방공호의 필요성을 느낀 당시 정권은 주택법에 지하대피소를 만들 구상을 한다. 그래서 일정규모 이상의 주택에 지하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법적으로도 지하공간은 추가되었다. 지하공간은 난방방식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데, 보일러의 개념이 난방에 도입되면서 지하공간은 보일러실 혹은 창고의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지하공간은 처음부터 사람들이 살기 위한 정주공간으로 조성되지는 않았다.

지하에까지 사람이 살 방을 들였다는 건 그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주택이 부족했던 상황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공업화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도시화가 동반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장면을 보인 도시는 단연 서울이었을 것이다. 이촌향도로 표현되는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서울로 왔다. 정확히 이 흐름은 1990년까지는 유지되었는데 강남이 영동지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부터 정말 많은 수의 주택이 지어졌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아무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개발이 일정부분 단절된 강북으로 들어간 사람들을 맞이하기 하기 위해서 단독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방을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집에 가족이 아닌 여러 식구들이 같이 살기 시작했다. 우린 이걸 다가구주택이라고 부른다. 변형된 형태의 단독주택이 주택공급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그럼에도 몰려드는 인구를 감당할 만큼 충분하진 않았는데, 그 후에 나온 주택유형이 다세대주택이다. 지금 동네에 많이 있는 빌라라고 생각하면 쉽다. 다가구주택과 다세대 주택 모두 80년대 초중반에 도입됐다. 원래 정식주택이 아니었던 두 주택유형은 급격한 도시화라는 상황에 맞물려 이제는 모두 공식적인 주택유형이 됐다. 한 가구가 단일 주택에서 사는 단독주택이 어느 집은 반지하에 2층을 더 올린 집이 됐고, 재건축해서 빌라로 변신하는 모습을 우리는 아파트가 없는 동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폭발적으로 유입됐던 인구는 원래는 정주공간이 아니었던 지하도 방으로 만들었다. 이게 반지하의 시작이다. 정확한 기록은 알수없지만 197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우리나라에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는 약 1천7백만 정도의 가구가 있다. 이 중에서 1천670만 가구는 지상에서 산다. 지하에,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약 51만 가구정도 된다. 비율로 치면 3%정도 되지만 50만가구, 인구로 치면 100만이 넘는 수치다. 결코 작지 않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기준으로 반지하가구의 분포를 시도별로 보면 역시나 서울이 비율이나 절대값에서 앞도적으로 많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은 전체 가구의 8.8%가 반지하에 산다. 그 다음으로 많은 지역은 인천(4.5%)이다. 절대값으로 치면 14만 가구가 반지하에 거주하는 경기도가 그 다음이지만 비율로 환산하면 인천에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반지하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다. 4만 가구가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3%이하만이 반지하에 산다. 지하에서 사는 건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구별로는 남구가 5.1%로 인천 구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중구와 동구가 그 비율이 좀 낮고 다른 구들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반지하주택은 결국 단독주택이 많은 지역에 생길 수 밖에 없는데, 남구는 태생이 단독주택으로 시작한 지역이라 사실 남구에 반지하 주거공간이 가장 많은건 당연한 일이다. 좀 더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 동별로 살펴보도록하자.

지도에서와 같이 짙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들이 반지하주택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들이다. 인천에서 반지하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가정1동이다. 전체 주택에서 반지하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8.2%나 된다. 구월동3은 16.2%, 구월4동도 14.6%나 된다. 십정2동, 만수5동, 부평6동, 문학동, 연수동, 석남3동, 등이 10%이 상의 비율을 보인다. 반대로 새롭게 개발이 한창이거나 신도시로 개발된 지역들인 연수3동, 청라동, 송도동, 동춘2동 삼산2동에는 반지하주택이 없다. 아파트가 앞도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다른 주거 유형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중구와 동구에서는 크게 도드라지는 동네들이 보이지 않은데, 단독주택이 빌라로 활발하게 재건축되는 경우가 그만큼 적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서구와 남동구의 오래된 지역들은 초기에 만들어진 단독주택들이 다가구 혹은 다세대로 재건축 되었을 확률이 높다.

모든 반지하주택이 열확한 조건에 놓여 있다는 전제로 이런 표를 만들고 지도를 그린 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반지하는 지상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채광, 습기, 수해 등 여러 가지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적어도 어느 지역에 반지하주거공간이 밀집되어 있고 증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주택정책과 주거복지 차원에서 모니터링하는게 맞다고 생각되서 글을 쓰게 되었다.
 
 
<표1> 우리나라 주택의 층별 비율
                                                                                                                                                           단위: (%)
 
지역 지상 지하
(반지하)
옥상
(옥탑)
지역 지상 지하
(반지하)
옥상
(옥탑)
서울  3,504,297
(100)
3,166,496
(90.4)
308,660
(8.8)
29,141
(0.8)
강원 557,751
(100)
555,493
(99.6)
1,832
(0.3)
426
(0.1)
부산  1,243,880
(100)
1,235,951
(99.4)
6,016
(0.5)
1,913
(0.2)
충북 558,796
(100)
556,762
(99.6)
1,583
(0.3)
451
(0.1)
대구  868,327
(100)
864,731
(99.6)
2,837
(0.3)
759
(0.1)
충남 749,035
(100)
746,586
(99.7)
1,987
(0.3)
462
(0.1)
인천  918,850
(100)
876,837
(95.4)
41,187
(4.5)
826
(0.1
)
전북 659,946
(100)
658,611
(99.8)
812
(0.1)
523
(0.1)
광주  515,855
(100)
515,039
(99.8)
335
(0.1)
481
(0.1)
전남 681,431
(100)
680,612
(99.9)
521
(0.1)
298
(0.0)
대전  532,643
(100)
525,602
(98.7)
5,268
(1.0)
1,773
(0.3)
경북 1,005,349
(100)
1,003,933
(99.9)
770
(0.1)
646
(0.1)
울산 373,633
(100)
372,716
(99.8)
489
(0.1)
428
(0.1)
경남 1,151,172
(100)
1,147,922
(99.7)
2,087
(0.2)
1,163
(0.1)
경기  3,831,134
(100)
3,679,150
(96.0)
142,556
(3.7)
9,428
(0.2)
제주 187,323
(100)
186,304
(99.5)
749
(0.4)
270
(0.1)
자료: 인구주택총조사(2010), 필자 재정리.
 

표2 인천의 구별 반지하 · 옥탑 거주비율                                                                       
                                                                                                                                                            단위: (%)
 
지역 지상 지하
(반지하)
옥상
(옥탑)
지역 지상 지하
(반지하)
옥상
(옥탑)
중구  31,121
(100)
30,288
(97.3)
782
(2.5)
51
(0.2)
부평구 187,494
(100)
178,331
(95.1)
8,959
(4.8)
204
(0.1)
동구  26,287
(100)
25,751
(98.0)
480
(1.8)
56
(0.2)
계양구  113,561
(100)
109,064
(96.0)
4,429
(3.9)
68
(0.1)
남구  151,908
(100)
144,011
(94.8)
7,673
(5.1)
224
(0.1)
서구  128,975
(100)
122,769
(95.2)
6,127
(4.8)
79
(0.1)
연수구  94,007
(100)
90,522
(96.3)
3,457
(3.7)
28
(0.0)
강화군  21,686
(100)
21,484
(99.1)
193
(0.9)
9
(0.0)
남동구 157,859
(100)
148,674
(94.2)
9,078
(5.8)
107
(0.1)
옹진군 5,952
(100)
5,943
(99.8)
9
(0.2)
0
(0)
자료: 인구주택총조사(2010), 필자재정리.
  
  <그림 > 인천 반지하 거주 가구의 동별분포


5년 전 자료이기 때문에 사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위 지도는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자료를 이용해서 작성했다. 국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개인이 활용하기에는 다소 벅차다.
이 지면에는 싣지 못했지만 작년말부터 건축물대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기엔 접근이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공공데이터포털과 세움터라는 건축물관련 데이터제공 사이트에서 다운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이 작업도 매우 힘든 작업이기도 하나, <인천in>에서 인포그라픽스를 드디어 시작한다는 점, 그리고 송대표님의 귀환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다음 번에는 건축물 대장을 활용한 좀 더 디테일한 지도로 독자여러분들을 만나도록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