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신재생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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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않은 신재생 에너지
  • 하승주
  • 승인 2016.02.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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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하승주 / 동북아정치경제연구소 소장

에너지에 관한 여러 리포트들을 보면, 새로운 에너지의 시대가 열린 듯 하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비용은 날이 갈수록 낮아져서 기존의 석탄이나 원자력발전소보다 더욱 싼값에 제공이 가능하다는 여러 분석결과들이 즐비하다. 이제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 진입했다는 희망이 넘실거린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어려운 이유는 특별한 게 아니다. 그저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닌 것 뿐이다.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는 강한 햇빛이 필요하고, 풍력발전을 위해서는 세찬 바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둘 다 부족하다. 여기에 더해 드넓은 대지가 필요하다. 1기가와트급 원전 1기를 태양광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의 12배 면적이 필요하고, 풍력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의 91배 면적이 필요하다고 추산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땅이 늘 부족하다. 남은 곳은 대부분 산악지형들이다. 수력이나 지열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지리적 조건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은 처음부터 난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섬이다. 국경을 대하고 있는 북한은 우리와 적대관계에 놓여 있으니 전력망을 공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전력망이 연결된다 하더라도 북한은 만성적인 에너지 극빈국가이다.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는 이웃 국가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덕분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모자라는 에너지는 사고, 남아도는 에너지는 팔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의 투자가 가능한 것이었다. 역시 우리나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인 방향은 이미 큰 그림이 뚜렷하게 나와 있다. 기존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 에너지 절약,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이라는 3가지 방향이다. 첫째 방안인 기존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는 지난 정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분야이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설령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기존의 화석연료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미 세계는 친환경 에너지의 확대를 서로에게 강제하고 있으며 인류 생존을 위해 불가결한 요소라고 합의하고 있다. 세 번째 방안인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도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지리적 환경적 요건들로 인해 한계가 뚜렷하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에너지 절약인 것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첫째로는 절약 캠페인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수십년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이다. 다음 방법은 에너지 가격을 통한 수요조절이다. 쉽게 말해 에너지 가격을 올려서 수요를 줄인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전기요금은 OECD 국가들 가운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수준의 전기요금으로 에너지 절약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모순일 뿐이다. 사실 우리는 어려운 결단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상의 어려움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피해갈 방법 또한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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