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선학교들 ‘석면제거’ 돈 없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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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선학교들 ‘석면제거’ 돈 없어 못한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6.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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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곳 넘는 학교들 방치... 누리과정 영향 교육비 깎여 예산 ‘허덕’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인천시교육청이 관내 학교 수백 곳 학교 건물의 건축에 사용된 석면을 제거해야 함에도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조치하지 못하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썩지도 않을뿐더러 체내에 들어가면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수조사 결과 일선 초중고 학교 373곳에서 석면 함유 건축자재가 확인돼 지난 2014년부터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당해부터 올해까지 2년여 기간 동안 석면 자재를 제거한 곳은 총 48개 학교. 주로 건축한 지 오래 된 건물서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쓴 예산이 총 190억 원 가량으로, 시교육청으로서는 적지않은 액수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조사 기준으로 석면 자재를 제거한 학교 개소를 제외해도 아직 325개의 일선 학교들에서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 

석면뿐만 아니라 모래 운동장을 대체하겠다고 사용한 우레탄 트랙도 문제다. 교육부가 지난 3월 전국의 우레탄 트랙을 조성한 학교들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실시했을 때 인천의 경우 52개 학교의 트랙에서 납성분이 과다 검출되면서 시교육청이 즉각 사용 중지를 시킨 바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시교육청이 재빨리 손을 쓸 수 있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325개소 학교에서 석면을 모두 제거하려면 1천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실 천장, 화장실 칸막이 등에 주로 석면 자재가 쓰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예산이 부족해 일단 20년 이상 오래 된 건물부터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현재 예산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누리과정 예산이 압박해오면서 결국 지난 추경서 5개월분의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시키고 이 영향으로 학교 기본운영비 등 교육 예산에서 상당수 예산이 깎여나갔기 때문.
 
시교육청으로서는 석면과 우레탄 등의 교체작업에 국비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 영향 등으로) 교육청 재정 상태가 상당히 좋지 못하다”면서 “정부가 가장 시급한 석면 제거작업을 비롯해 우레탄 트랙이나 인조 잔디 등에 특별교부금 등의 형태를 통해 예산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석면 제거가 언제 완료된다고 누구도 보장 못하는 상황”이라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교육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 문제가 인천만의 일이 아니라 인천과 서울 등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문제로 드러난 것이라 전국 단위로 이를 시행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이를 모두 시행했을 때 드는 예산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선 학교들의) 석면 자재를 바꾸는 데에 5조 원 정도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하는 상태”라며 “정부가 전부 맡아야 하는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분담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전했다.
 
한편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석면 관리에 대한 지침 하달 내용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학교 내에 석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건강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거나, “석면 관리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등의 지침을 주고 있는 것으로 수차례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교육부가 일선 시도교육청에 지시한 학교석면 관리 가이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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