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인조잔디 등 학교시설 유해성분 대응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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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 인조잔디 등 학교시설 유해성분 대응책 시급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7.07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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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인천 79개 학교에 설치... 아이들 유해 트랙서 뛰어놀까 노심초사"
인인천시의회 이용범 의원, 이한구 의원, 그리고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사진 좌로부터) ⓒ배영수
 
인천 관내 일선 초중고교에 설치됐다 유해성분 검출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 등에 대해 인천시의회에서도 대응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조됐다. 특히 이들 설치물에 대한 교체작업 등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재정력이 약한 시도교육청보다 중앙정부의 특별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천시의회 이용범 의원(계양3, 더불어민주당)과 이한구 의원(계양4, 무소속) 등은 인천시의회 제233회 정례회 마지막 날인 7일 이청연 시교육감에 대한 시정질문 자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이 교육감께서도 심각하게 인지하고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용범 의원의 질문 중에서는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 등이 인천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조치와 예산 지원을 강조한 부분이 주목할 만했다.
 
이날 이 의원은 “확인해 보니 전국 2,800개소 가량의 학교가 인조잔디 및 우레탄 등을 오랜 기간 사용해 왔는데, 10년간 사용했다고 하면 약 5만 6천 명 정도 학생들이 유해성 환경 피해 입고 있는 셈이고, 몸속에 잠재해 있을 수 있다”며 “만약 이같은 사실을 학부모들이 안다면 분개할 노릇”이라 지적했다.
 
이용범 의원은 “현재 인천 관내 초중고교의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해당 학교들은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안전띠로 망을 쳐놓고 있는데, 실제 관내 일선 학교들을 검사한 결과 상당수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인천기계공고의 경우 지난 2012년 조사 결과 발암 물질에 해당하는 납 성분이 기준치의 65배나 나왔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45개소를 비롯해 총 79개소에 인조잔디 및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용범 의원은 “우레탄 트랙이 흙먼지도 날리지 않고, 다치지도 않는 소재로 알려졌으나 신경계 이상을 일으키고 발암물질이기도 한 납성분이 아이들 뛰어다니는 곳에 설치됐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인조잔디 유해성 검사 당시 기준치를 초과한 가좌여중 등 5개소는 마사토로 다시 교체했는데,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다시 흙을 깔아놓는 과정에서 적잖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청연 교육감은 “현재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설치 학교(79개소) 중 53개교에서 중금속이 기준치 초과 검출됐는데, 이는 과거 검사방법이 용출법에서 2012년 함량법으로 바뀌면서 준공 당시에는 기준치를 통과했던 시설이 현행 검사에서 초과 검출로 나타난 것으로 안타깝다. 이는 모두 교육청 홈페이지에 시민들께서 보실 수 있도록 게재해 놓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재정으로는 대책이 막연한 형편이다. 이 교육감은 “1개 학교 당 1억 정도 추산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기준치 초과 검출된 학교가 53개소이니 약 53억 원 정도 예산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 시교육청으로서는 감당이 어려운 부분으로, 현재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논의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육감은 “만약 현재 설치된 우레탄 트랙을 교체해야 한다면 친환경 소재로 바꿀 것인지 마사토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우리 시교육청으로서는 현재의 유해성분을 지닌 트랙들이 신속히 교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 교육감의 답변 이후 이용범 의원은 “최근의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보면 지난해 연말까지 1,528명이나 되는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나와 있고, 이에 검찰 조사에 20대 국회는 특위 구성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레탄 트랙이나 인조잔디도 같은 문제”라면서 “오랜 기간 학생들이 이러한 시설에서 활동을 하면서 몸 속에 축적돼 있을 수 있는 만큼 중앙 정부의 사과표명과 적극적 조치 등이 필요하고 시교육청도 중앙정부에 시급히 예산 요청을 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이 교육감은 “현 우레탄 트랙을 어떤 소재로 교체할거냐 등을 교육부가 판단한다면 방안도 제출될 것으로 본다”면서 “사실 우레탄 트랙 등은 시교육청에서 관여해 추진한 경우보다 문체부와 기초단체 등이 함께 추진한 경우가 많아 시교육청의 영향권 밖에 있는 경우 많았는데, 어쨌든 예산 요청을 했고 며칠 전 교육부가 전수조사도 마쳤으니 현재는 내부에서 어떤 내용으로 지원할거냐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시기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에 이용범 의원은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몸이 근질근질하니 뛰어놀고 싶어 하는데, 운동장을 막아놓으니까 갈수도 없어 조용히 등교해서 수업 받고 가는 상황이 일쑤고, 일선 교장 선생님들도 혹여 말 안 듣는 아이들이 유해 트랙에 가서 뛰어놀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또 학교 별로 체육 활동이 있는데 유해 인조잔디 등이 설치된 학교에 축구부 등이 있는 경우 운동장을 사용 못하니까 옆 학교 운동장을 빌려 쓰기도 하는데 사실 교장 선생님들 사이에 협조도 잘 안 되고 있다”며 실태를 설명했다.
 
이 의원은 “해당 사업들은 시도 매칭 사업으로 한 거지만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교육감부터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이 교육감에게 분발을 당부했다.
 
이한구 의원도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설 설치를 비롯한 업체와 학교 간 계약이 학교장 재량에 있지만, 이 과정에서도 시교육청이 표준을 만들어 하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의원은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 등에서 검출된 물질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물질에 신체가 오래 노출되면 향후 치명적인 질병들을 유발한다는 게 현대 의학으로 많이 발견되고 있고, 여기에는 현대 의학으로도 치유가 안 되는 난치성 질환들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을 예방하자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전수조사 실시 결과 유해물질 검출농도가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상황이었는데 공사가 시작될 당시에도 환경성 등이 매우 중요한 현안이었는데, 이런 결과를 낳은 것에 혹여 교육부의 지침이 없었던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설치 당시에 유해성 여부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서 완공됐던 건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일어난 것으로, 시교육청 차원에서는 다소 접근하기가 어려운 영역이었고, 그래서 안타까움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이한구 의원은 “학교 내 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학교장이 계약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학교내에 전문성이 없으니까 업체에서 제안한 서류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일선 학교 교장선생님들의 재량권을 인정해 준다고 해도, 시교육청이 일종의 표준을 만들고 각 학교에 지침 내려야 할 필요가 있고, 필요에 따라 전문가도 붙여서 진행시키는 등의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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