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글로벌 표기법의 오류-지하철 역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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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 글로벌 표기법의 오류-지하철 역사명
  • 김귤연 기자
  • 승인 2016.08.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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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어 가재울, 검바위, 모래내 등 중국 간자체 표기 모순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각 역사마다 역사명을 일본어 발음과 중국어 간자체로 표기를 하고, 1호선 각 역사명에 대해서도 사인 수정 작업을 진행 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국제적인 시각오류와 우리의 정체성을 상실한 역명 표기로 각국의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은 각 지역명마다 친절하게도 일본 관광객과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서 지역명을 중국어 간체와 일본 카다가나로 바꿔서 표기를 해 놓았다. 그러나 일본어는 표음문자여서 한국어 소리나는대로 일본어 ‘카다가나’로 지명기록을 했을경우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표의문자인 중국어는 한국어 고유역명을 간자체로 표기하여 오히려 글로벌 시대의 역행 역할을 하여 의사소통에 장애가 된다고 제기하고 있다.

신설된 인천 2호선 노선도 © 김귤연 기자
 

송도의 테크노파크역은 중국어 표기식 ‘과기공원’(科技公圓)으로 표기되어 있고, 캠퍼스타운역은 ‘대학성’(大學城)으로 되어있다. 중국어로 과기공원 발음은 전혀 다르다. 테크노파크라는 발음이 나타나지 않는다. 캠퍼스타운역도 마찬가지다. ‘대학성’의 중국발음은 캠퍼스타운 발음이 나지 않는다. 또한 가재울, 검바위, 모래내, 원인재등 우리 고유어를 중국간자체로 나타낸다는 것도 모순이다. 우리한자와 중국어 간체가 같은 완정(完井),마전(麻田)이라고 할지라도 중국식 발음으로는 전혀 다른 소리가 난다.
 

 인천 지하철 1호선 노선도 © 김귤연 기자


중국인 관광객 A씨는 “科技公圓역을 어떻게 가느냐고 물어도 아는 사람이 없다. 大學城을 물어도 모른다. 그럼 역이 없는 것인가?”하고 한참을 헤메다가 결국은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명이나 간판 사인에 중국어 간자체가 아닌 중국어 병음표기로 나타낸다면 우리나라 지역명이 다른 지역으로 혼돈되어 발음되지 않는다.



 
 
 
 
인천교통공사의 관계자는 “현재 1호선 역명 표기는 99년 개통할 때 인천시 건설본부에서 국제협력관실의 자문을 받아서 역명을 지정해 관보고시를 통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어에 대한 표기가 잘못되었다는 민원이 있어서 현재 외부지주형사인을 교체중에 있다. 8월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지금 작업하고 있는 사인(sign)들은 단지 일본어 표기법을 소리나는대로 수정해서 외부지주형 사인을 교체하고 있는 중이며, 중국어 표기에 대해서는 예전상태로 표기된 채 그냥 두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인천교통공사는 “2호선 역명 작업시에는 서울 교통 노선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은 역명 표기시 영문과 일본어 카다가나와 중국어 간자체 표기로 한다는 규정을 정해 놓고 있다.” 고 밝혔다.
 
인천은 서울을 모토로 삼고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한다. 하지만 서울도 교통안내 표지가 실용중심으로 되어있지 않아서,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고쳐나가고 있다. 이런 행정절차를 인천이 서울을 따라가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인천에서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고쳐 나갈 수는 없는가. 우리의 정체성은 어디의 모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한 것을 지켜내고 가꾸어 나가, 상용화 되어질 때 더욱 빛나게 된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어에 대한 민원이 없어서 몰랐다. 우리 직원들은 중국어에 대해 까막눈이다 보니 잘 파악을 못했다. 가끔 중국어 간자체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논의를 한 적이 있다. 이번 교체를 하면서 다시 중국어에 대한 심의과정을 거쳐서 고유한 역사명을 유지하여 소리나는대로 표기를 바꾸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한다.

형식적이 틀에 박혀서,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혜안을 갖지 못한다면, 글로벌시대에 적합한 사고와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글로벌화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고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작업은 작은 지역명, 고유명사에서부터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도와 역명 표기의 오류는 무엇보다도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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