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군사협정... 인천에 ‘칼바람’으로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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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군사협정... 인천에 ‘칼바람’으로 돌아오나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2.0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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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및 뷰티, 카지노 산업 등 영향... 상인들 “중국인 많이 줄었다” 증언도

중구 차이나타운 인근에 소재한 인천시 화장품 브랜드 ‘어울’의 매장. ⓒ배영수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도입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와 한일 군사보호협정 체결로 인한 경제 후폭풍이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미치는 분위기다. 당장 화장품을 비롯한 지역 뷰티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차후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사업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7일과 8일 <인천in>이 접촉한 뷰티 관련 업계 및 세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사드배치 이후 본격화된 한류 콘텐츠 제한(한한령·限韓令)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내 엔터테인먼트 및 방송업계에 비공식적인 압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중국 내 방송사에 한류 콘텐츠 프로그램 방영을 금지하라고 구두 지침을 내리거나, 한류 스타의 중국 내 TV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광고업계에서 한류 스타를 제외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심지어는 중국 홈쇼핑에서도 한국 제품, 한국 브랜드 등을 방송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 모델들을 TV에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최근 송중기나 전지현 등이 중국 휴대전화 업체와 전속모델 계약을 완료했음에도 이후 급작스레 취소된 것 등은 모두 이 한한령과 관계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 내 한류 콘텐츠의 약화 외에도 한국으로 관광을 오는 유커들의 수가 확연히 감소하면서 국내 뷰티업계가 가장 거센 ‘찬바람’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가장 먼저 도드라진 곳이 바로 서울과 인천이다. ‘중국 관광객 특수’로 벌이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울 명동이 가장 큰 타격(요식업 20%대, 의류 및 화장품 판매 등은 30% 이상 매출 하락)을 입고 있고, 중구 차이나타운과 근대문화거리 등 중국 관광객이 자주 다니는 인천 관내 지역에서도 급작스레 중국인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부평구에서 미용업에 종사하는 한 시민은 “공식적인 통계를 낸 건 아니지만 사드배치 이후로 가게 혹은 주변을 다니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일선 상권에서 뛰는 우리 같은 사람들 체감 속도가 가장 빠르지 않겠냐, 공식적인 통계를 내면 분명 줄어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어울의 출범 2주년 행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어울의 2기 전속모델인 탤런트 경수진의 기념촬영 모습. ⓒ인천시
 
◆ 인천시 화장품 브랜드 ‘어울’은 중국 영향 계속 받을 것
 
특히 화장품 및 뷰티산업과 의료관광, 향후 카지노 등 명백히 유커들을 겨냥한 사업을 다수 추진하는 인천시로서는 작금의 상황에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올해 초 대규모의 중국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치맥 파티’까지 제공할 정도로 유커들에게 ‘극진’했던 인천으로서는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인들의 수가 줄어들 경우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인천시가 지역 화장품업체 일부와 협약을 맺고 출범시킨 ‘어울(Oull)’이 지역사회로서는 걱정이 크다. 화장품산업의 경우 안 그래도 중국 당국의 자국산업 보호정책으로 인해 제때 위생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오랜 기간 ‘보따리 장사’처럼 판매를 해야 했을 정도로 활로를 제대로 찾지 못하다가, 근래 몇몇 품목에 대해 위생허가를 받으면서 활로를 찾을 만하니 지난해 메르스에 이어 올해 한한령으로 힘든 상황에 맞딱뜨리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
 
인천시의 어울 담당 관계자는 “꼭 사드와 한일군사보호협정이 아니더라도 어울의 경우에는 중국의 정책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화장품 산업과 관련해 지난해 7월 화장품 위생 감독에 대한 조례를 개정했고 같은 해 12월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을 발표했는데 이게 모두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어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시 내부에서는 근래부터 중국 내부에서 강화된 뷰티 관련 산업의 정책을 현재까지는 가장 큰 걸림돌로 판단하고 있고, 이후 사드와 한일군사협정 등이 더해져 복합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모두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직접적인 정책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어울이 중국 수출을 위해서 받은 위생허가는 총 10개 품목. 지난해 22개, 올해 말 신청예정 품목이 25개임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측 위생허가는 세트가 아닌 개별 품목으로 허가가 나기 때문에 난감한 부분이 더 많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세트 상품이 인기가 있는 편인데 그나마 세트 상품 내 품목허가는 받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중국정세로 받은 영향을 그 부분으로 메울 수 있을지를 기대하고 있고, 필리핀 같이 위생허가가 필요 없는 국가에 대한 활로와 내수 시장 개척 등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시티 조감도. ⓒ파라다이스
 
◆ 내년 개장 예정 ‘파라다이스시티’... “나 떨고 있니”
 
관련 법규제도 상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할 수 없는 만큼 일찍부터 유커들을 겨냥하고 진행한 대규모 외국인 카지노 사업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드 이전부터 중국 시진핑 주석이 천명한 ‘부패와의 전쟁’으로 인해 개발단계부터 중국 정세에 휘둘리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향후 비전이 안갯속이다. 내년 4월 개장하는 파라다이스시티가 장및빛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파라다이스는 그 영향으로 지난 9월 정도를 기점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뚜렷한 단기성장 동력이 아직은 없다 보니 이렇다 할 반등도 아직은 없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영종파라다이스시티의 개장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중국 측의 유커와 한류를 제어하는 움직임이 지금처럼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세 혼란 및 경제악화 등이 더해져 버티기조차 힘들 정도의 한파가 몰아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파라다이스는 약 1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연내 금리인상 및 미국 대선의 영향 등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계획을 원점으로 돌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 측은 “내년 금리가 안정된 이후 회사채 발행을 재추진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동종업계 일각서는 “회사채 발행을 취소하게 되면 회사의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져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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