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음악축제에 인천 뮤지션들 들어가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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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음악축제에 인천 뮤지션들 들어가고는 있지만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8.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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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공기관 주최 음악축제 “장사 안 된다” 인천 뮤지션들 외면


 

인천 출신으로 올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밴드 ‘알포나인틴(R4-19)’. ⓒ배영수
 

여름 시즌에 치러지는 인천의 대표 음악축제에 인천 출신의 뮤지션들도 서서히 발을 디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축제 일부에서는 아직도 ‘모종의 이유’로 인천 뮤지션들을 배제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7일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 인천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8월부터 9월까지 인천에서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송도 맥주축제’, 24일부터 26일까지 ‘송도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그리고 다음달 14일부터 16일까지 ‘월드 클럽 돔 EDM 페스티벌’ 등이 예정돼 있다.
 
이들 축제들은 모두 ‘음악’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기획 및 총괄감독 등에 음악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추진하고 있다. 인천뿐만 아니라 이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제법 많은 음악 팬들이 알고 인천까지 발길을 찾고 있다.
 
가장 길게 치러지는 송도 맥주축제는 50만이 넘는 인파가 다녀갔으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약 8만)과 월드 클럽 돔 EDM 페스티벌(약 12만) 역시 수만 단위의 음악팬들이 찾고 있는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송도 맥주축제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경우 인천의 뮤지션들도 늦긴 했지만 하나둘씩 서서히 공연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가장 오랜 기간 열릴 맥주축제에는 ‘핫’한 힙합퍼 비와이를 비롯해 스트릿건즈, 타투 등 인천 출신 뮤지션들이 출연 예정이다. 경인방송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부터 성우진 음악평론가가 총감독 역할을 맡아온 뒤로 인천 출신 로커들에게도 문을 개방하는 분위기다.
 
그런가 하면 그간 인천 뮤지션들을 외면해 왔다는 비판 여론을 피할 수 없었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이젠 조금씩 문을 열겠다”고 약속하면서 지난해 부평 올스타 빅 밴드를 출연진에 올린 데 이어 올해 인천의 두 대표 밴드 ‘해머링’과 ‘알포나인틴’을 서브 무대에 배정했다.
 
펜타포트 측 관계자는 “단시간에 인천 뮤지션들의 수를 많이 늘리기엔 진행 부분에서 아무래도 무리가 올 수밖에 없어 지금은 단계적으로 서서히 수를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라 전했다. 다만 펜타포트의 경우 현재는 지역사회 차원의 조직위 구성 등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EDM 계열의 DJ들을 무대에 올리는 월드 클럽 돔의 경우 그간 인천 음악인들이 록과 재즈 등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관계로 이를 반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는 이 축제의 경우 음악산업 컨퍼런스와 엑스포 개최 등 다른 방면과 연계시켜 신진 인프라로 조성하자는 계획이다.
 
이중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월드 클럽 돔 페스티벌은 인천시와 관광공사 등 유관기관이 민간 공연기획사와의 합작 형식으로, 송도 맥주축제는 지역민방의 주최로 치러지는 경우다.

 

지난해 송도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 중 송영주(피아노)와 써니 킴(보컬)의 무대. ⓒ배영수
 

그러나 인천의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송도 트라이보울 재즈 페스티벌’은 조윤성과 말로, 쿠마파크 등 라인업을 꾸려놓으면서도 인천 뮤지션들의 출연을 외면하고 있다. ‘장사가 안 된다'는 게 인천문화재단 측이 밝힌 이유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재즈 무대와 같은 상업성 축제는 티켓을 많이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시에서도 있었고, 마침 지난해 재즈 페스티벌 티켓은 매진도 됐었다 보니 내부적으로 기대가 많고 이게 실무자에겐 일종의 ‘강박’으로 다가오기도 했다”면서 “물론 재단이야 티켓 판매고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실무자 입장에선 티켓 파워가 있는 뮤지션들을 섭외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없진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 출신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재즈 뮤지션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의 예술계를 챙길 의무가 있는 ‘인천문화재단’이라는 공기관이 주도하는 이 축제가 인천 뮤지션들의 활동을 장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재즈협회 최용민 회장과 김휘동 부회장 등은 “티켓 파워만 기준으로 두어 섭외한다면 결국 인기 가수 몇 명만 ‘돌려 세우기’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솔직히 재즈 뮤지션들이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결국 비주류 장르에서 마니아 수준의 인기를 얻는 정도인 만큼 ‘재즈 축제’에서 티켓 판매를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즈 클럽 ‘버텀 라인’의 허정선 대표는 “적어도 지역의 문화관련 공기관이라면 인천 뮤지션들도 타 지역 뮤지션들에 못지않게 동등하게 바라봐 주고 대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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