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비밀의 화원’ 송암미술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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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비밀의 화원’ 송암미술관에 가다
  • 김찬미
  • 승인 2018.09.13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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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지만 자랑스러운 인천의 미술관



 

미술은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준다.
 
소설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가 죽기 직전까지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싶어했던것처럼...
삶의 극단의 상황에서도 네로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그림이었고
미술이었고 예술이었다. 우리가 잊고 살때도 있지만 예술은 항상 우리를 채워줄 준비가 되어있다.
 
인천은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큰 미술관이 없다. 이 이유에 대해서 혼자 고민도 해보고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었다. 아마 지하철만 타면 서울 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미술관 등 대규모의 미술관에 갈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을 거고,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에서 미술교육, 문화예술교육에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밀의 화원 송암미술관
 
그렇기에 이 송암미술관은 인천의 특별한 미술관이고 또한 정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 더 특별한 비밀의 화원 같은 공간이다. 이 미술관을 생각하면 어렸을 때 읽었던 비밀의 화원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주인공 메리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게 되었고 메리는 유일한 혈육이었던 고모부에게 맡겨지게 된다. 낯설고 바쁘기만 했던 고모부의 대저택에서 메리는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게 되고 자연 속에서, 자라나는 동물과 아름다운 식물들을 보면서 상처가 치유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인천의 미술관, 비밀의 화원, 송암미술관은 인천 미추홀구 비류대로 55번길 68에 위치하고 있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찾아가지 않는다면 찾아 가다가 길을 놓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비밀스럽고 소중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고 송암 이회림 선생님이 평생 모은 미술품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월요일은 휴무이지만 주말을 포함하여 매일 6시까지 인천 시민들을 위해 열려있는 곳이다. 매월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수요일은 저녁 9시까지도 열린다.
 
송암 미술관 1,2층에는 불교실, 민속실, 도자실 등이 상설전시로 이루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곳은 2층의 한국화가 있는 곳인데 자세히 그림들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참 재밌다. 2층을 둘러본 후 통로를 통과하면 기획전시실이 있다. 기획전시실의 공간은 크지는 않지만 어린이들이 미술전시를 보고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워크북도 제공해준다. 그리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기획전시실의 전시가 바뀌어 아이들과 또 다시 즐겁게 찾아올 수 있게 해준다. 전시를 보고 워크북의 문제를 풀다 보면 미술에 대한 이해가 더욱 커지고 아이들도 미술을 더욱 가깝고 재밌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학 때는 이 송암 미술관에서 가족교육프로그램이 제공 되기도 한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송암예술아카데미’라는 주제로 특별 강좌가 열리기도 한다. 이 아카데미는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하여 참여할 수 있다. 인천에서 ‘미술’이 잊혀지지 않게끔 이런 기회를 제공해주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 고마운 공간이다.
또한 많은 초, 중학교 학생들이 체험 및 진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송암 미술관을 찾아온다. 송암 미술관에 계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해준다. 송암미술관 블로그를 살펴보면 많은 학교에서 이미 방문을 하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 기록들이 담겨있어서 나 역시 자주 블로그에 들어가 어떤 수업이 진행 되었는지도 보게 된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송암 미술관에 와서 전시품을 감상하고 체험해보고 갔다. 인천에 사는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보았을 때 메리를 건강하게 해준 비밀의 화원처럼 송암미술관도 많은 학생들이 미술을 경험하고 메마른 마음을 예술로 가득 채워나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감당해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드넓은 송암미술관 앞 잔디밭

 

 

이 곳에 숨어있는 또 다른 비밀은 미술관 안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 보이는 송암 미술관 앞 넓은 잔디밭이다. 사람이 적어 더 한적하고 좋은 이곳, 도시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게 해주는 아름다운 곳이다. 잔디밭 이곳 저곳에서 소곤소곤대는 것같은 조각상들을 구경하다보면 조각상들이 어느새 가까운 친구처럼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넓은 잔디밭에 떨어진 솔방울의 양도 꽤 많아서 주으러 다니는 재미도 있고 민들레 홀씨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후후 불다보면 어느새 웃음소리로 가득찬다. 잔디밭에 기어다니는 작은 개미들, 아름다운 나비들도 그 자체가 예술품들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풍성해진다. 그것뿐이랴 이 곳에는 아이들과 전통놀이를 할 수 있을만한 것들이 놓여있다. 어렸을 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사방치기도 바닥에 그려져있어서 즐겁게 놀 수 있다. 예술로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가라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인천의 미술관 송암미술관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더 많은 기획전시들이 이루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통해 행복해지기를 바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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