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인천시 살림' 확정 …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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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인천시 살림' 확정 … "어려웠다"
  • 김주희
  • 승인 2010.12.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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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호화청사' 논란 I-타워 공사비 놓고 설전 끝 본회의 통과

취재: 김주희 기자


16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189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내년도 인천시 예산안이 통과됐다.

호화청사 논란을 빚고 있는 'I-타워'에 발목을 잡힐 뻔한 인천시의 내년도 예산안이 어렵사리 인천시의회를 통과했다.

인천시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까지 통과한 개별 사업을 두고 본회의에서까지 시 의원 간 설전을 벌이는 매우 드문 일까지 치르는 홍역을 겪어야 했다.

시의회는 16일 제189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어 '2011년도 인천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을 표결 끝에 재석인원 24명 중 찬성 20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이로써 내년도 인천시의 예산은 6조5,637억여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7조1,076억여원보다 7.7%가 준 규모다.

일반회계는 2010년 4조1,311억여원에서 4.3% 감소한 3조9,516억여원으로, 특별회계는 올해 2조9,765억 여원에서 12.2% 줄어든 2조6,121억여원으로 각각 편성됐다.

내년도 시 예산은 본디 시 집행부가 시의회에 상정한 6조5,820억여 원보다 183억여 원이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시 예산안은 쉽게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수영 의원 등 13명의 의원이 시의회 예결위를 통과한 안건에 대해 수정 발의안을 내면서, 시의회는 3시간여에 걸쳐 예산안에 대한 지루한 공방을 펼쳤다.

정 의원 등은 시 예산 중 특별회계로 잡힌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신청사인 I-타워 건립에 따른 내년도 예산 588억여원을 전액 삭감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시의 재정 상태가 나쁘고, 국내외 경기사정도 좋지 않은데 굳이 33층짜리 청사를 새로 지을 필요가 있느냐며 수정 발의안을 낸 것이다.

시의회 본회의에서 해당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까지 통과한 예산을 의원들이 수정안을 내면서까지 재논의하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다.

시의원들은 이 수정안을 두고 팽팽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수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송영길 시장이 지방선거 때부터 시의 재정악화를 운운하면서 호화청사 건립에 순수 시 예산으로 1,820억원이나 쓴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는다"면서 I-타워 예산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공사를 계속할 경우, 사업진행 방식에 따라 추가로 비용이 더 들어 총 2,5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사 관리에도 매년 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안 찬성 의원들은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면 다시 논의하는 게 맞다', '지금 꼭 (청사를) 지어야 하나, 저질렀다고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 '2천억원짜리 청사를 짓는데 시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있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사업을 다룬 산업위와 예산을 심의한 예결위 소속 시의원들이 적극 나서 I-타워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해당상임위와 예결위에서 현장답사까지 해가며 충분히 검토안 사안인 만큼 위원회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본회의장 내 단상에 올라 I-타워 공사의 필요성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 청장은 I타워 공사가 중단되면 터파기를 위해 기투입된 200억원을 포함해 복구비용과 이자비용 등 매몰비용으로 500억원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UN 등 국제기구와 약속을 어기게 돼 국가적으로도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고, 투자유치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도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나서 "송도에서 유일하게 시 자산이 될 I-타워는 2천억원 가까이 예산이 들어가지만 미래 가치는 1조원이 넘을 것이다"면서 "I-타워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I-타워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이 수정안은 결국 기명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재석인원 31명 중 찬성 10명, 반대 19명, 기권 2명 등으로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수정안 찬성측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표 대결에서 밀렸다.

수정안이 부결되자 예산안 처리 때는 7명의 의원이 자리를 비워 24명만이 투표했고, 자리를 비운 정수영 의원을 대신해 다른 의원이 '조례정비 특위 구성 결의안'을 설명하는 등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는 인천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 2조3,030억여원도 의결했다.

이밖에 (재)송도테크노파크 원장 해임 건의안 등 나머지 14건을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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