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자가 이뤄낸 우승의 하모니"
상태바
"3박자가 이뤄낸 우승의 하모니"
  • 문경숙
  • 승인 2011.04.16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고 검도부 12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서

 ▲금메달, 이런 맛이구나!

제53회 춘계 전국 중·고등학교 검도대회가 4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마지막 결승경기에서 인천고는 전북 익산고에 3-1 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라섰다. 조용석, 고한주, 윤범주, 주성민, 이동열, 성민석, 황영하, 이정윤, 배기웅 등으로 구성된 인천고 선수들은 전원이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39개교가 출전한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개인전에서는 인천고 성민석 선수가 우승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인천고의 춘계대회 우승은 1999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꾸준히 전국대회 정상의 문을 두드렸지만 매번 마지막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이번 '쾌거'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애정 어린 관심, 신모철 사범과 박재완 검도부장 교사의 지도철학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검도부 선수들의 우승의 기쁨만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방문한 인천고 교정엔 목련꽃이 흐트러지게 피어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체육관 사무실에선 아직 우승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기운이 가득했다.


우승을 이루어낸 '3박자 하모니'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성부 교장 선생님이 새로 부임하면서 검도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선수들에게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며 어디든 마다않고 계절마다 많은 훈련을 할 수 있게 격려해 주었다. 힘겨운 훈련 후엔 영화관람, 스포츠 경기관람, 요트체험, 지역문화탐방 등 선수들에게 소홀하기 쉬운 운동 이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었다. 각 대회 출전에 교장 선생님이 직접 응원에 나서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인천고 검도부장 박재완 교사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체육학을 전공하게 됐다는 박재완 검도부장 교사는 기존 훈련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운동선수들은 공부와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바꿔주려고 선수들의 학습과정과 결과물을 항상 체크를 했다. 수업시간에는 반드시 교복을 입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는 학생 본분의 기본자세를 늘 강조했다. 일반학생들과 차별되지 않게 하기 위한 지도였다. 운동은 방과 후 오후시간과 야간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운영하면서 선수들에게 사회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어, 한문 등 기본적인 학습노트를 매일 점검했다. 그 결과 2학년 학생 중 윤범주 학생은 과탐 2등급을 맞아 과학 선생님을 기쁘게 한 적도  있다.

 

늘 수업을 떠나 운동에만 전념하던 선수들이 처음엔 견디기 힘들어 했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숙제가 없으면 허전하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공부가 선수들의 익숙한 일상이기도 했다.

 

"학생시절에 친구들과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이번 1학년 선수들은 훈련을 쉬고 체험학습에 참여하도록 했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친구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운동을 잘하는 선수보다 어느 곳에서든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데 더 큰 뜻이 있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훈련과정을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되라."

▲ 인천고등학교 검도부 신모철 사범

전국대회우승을 휩쓴 엘리트 검도선수의 길을 걸어온 신모철 사범이다. 우연히 부평서중 검도부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에 반해 사범을 찾아가 운동하게 해달라고 한 일이 검도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선수로서 이름을 떨치면서도 가정형편상 4년 동안 장학지원을 약속한 지방대학을 선택했다. 대학에서는 체육과가 아닌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엘리트 길을 걷고 있는 선수로서 과감하게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자신과 같은 엘리트 검도인을 키워내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꼭 대학에 가라고 선수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선수는 단순하고 운동 밖에 모른다는 이야길 듣지 않고 좀 더 넓은 폭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이다.


신모철 사범은 훈련방식이 시대 흐름에 맞춰 운동지도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를 들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대화로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운동지도방식은 때론 주변과 학부모한테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는다. 지도방식이 너무 유순하다."란 불만스런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 불평에도 경기에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훈련과정에 대한 평가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지도했다.

 

인천고등학교 검도부훈(연습에서 눈물을 흘린 자만이 시합에서 웃을 수 있다)에 맞게 훈련 과정만 뛰어나면 후회를 할 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 결과 선수와 지도사범 사이에 흔들리지 않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오늘의 결과를 이뤘다.

 

두 사령탑에게 앞으로 계획을 들어보았다.


박재완 검도부장 교사 = 검도우수선수의 체력요인분석 논문에서도 입증된 것처럼 전신지구력과 순발력을 키우는 훈련에 충실해 나갈 것이다. 어떤 운동이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의 기본적인 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엄격한 생활지도 유지와 수업의 성실한 참여는 어떠한 선수도 학생으로서 해야 할 기본이다. 물론 힘들겠지만 선수생활과 병행하면서 겪는 힘겨운 과정도 나중에 삶의 밑바탕으로 된다. 다음 대회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도방식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더 큰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라.

 

신모철 사범 = 끝까지 내 지도방식에 따르고 좋은 결과를 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다 내 자식같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으로 지도해 나갈 것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데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평생 검도를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한 가지 길을 가기보다는 만약을 대비해 차선의 길도 준비할 줄 아는 사람으로 되었으면 한다. 목표는 굳이 내가 말하지 많아도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다. 난 선수들의 믿음을 믿고 그 믿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할 뿐이다. 내 지도방식을 믿고 응원을 해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


▲왼쪽부터 이정윤, 조용석. 황영하, 성민석, 이동열 선수
▲박학진 실무부회장과 함께


▲박재완 교사, 신모철 사범 표창

 ▲지도해 준 신모철 사범과 검도부장 박재완 교사와 함께


▲선수들이 이명광 동문회장을 헹가레치고 있다.

▲힘껏 응원해 준 학부모님들과

▲인천고 검도부 파이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